하늘은 파랗고, 바짝 당긴 시위는 팽팽하다. 과녁을 보고 호흡을 멈춘다. 시위를 놓는 순간 화살은 팽 하고 날아가 과녁에 꽂힌다. 흔히 할 수 없는 양궁을 체험할 수 있는 곳, 바로 예천진호국제양궁장이다. 선수 출신 강사의 설명을 따라 잠시나마 궁사가 되어볼 수 있다. 코스모스 흐드러진 길을 달려 강변 풍광이 아름다운 선몽대를 들러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곤충생태원도 찾아간다. 곤충생태원 가는 길엔 과수원이 많아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빛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천진호국제양궁장의 명칭은 우리나라 양궁 신화의 시작을 일군 김진호의 이름에서 따왔다. 열여덟 살 여고생으로 1979년 베를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한 김진호는 예천에서 태어나 예천여중 1학년 때 양궁을 시작했다. 비록 올림픽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아 동메달에 그쳤지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는 두 번이나 5관왕에 오른 원조 신궁이다. 지난 런던올림픽에서도 양궁 남녀 개인, 여자 단체 등 금메달을 3개나 휩쓴 우리나라는 양궁에서 세계 최정상의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 활쏘기 체험장은 많지만 양궁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진호국제양궁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장으로 국내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양궁 체험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부터. 무료 체험이지만 선수 출신 강사들이 자세하게 설명해줘 누구나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지도 강사가 체험객들에게 활 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양궁 체험이 흥미로운 체험객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활은 선수들이 연습할 때 사용하는 나무 활이다. 왼손으로 활을 잡고 화살을 끼운 다음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시위를 당긴다. 이때 과녁을 향해 왼팔을 쭉 펴는데 팔꿈치를 약간 구부려야 시위를 놓았을 때 줄에 닿지 않는다. 시위를 잡은 손을 턱까지 바짝 당긴 다음 과녁의 한가운데를 조준한다. 숨을 잠시 멈추고 속으로 셋을 센 다음 시위를 놓으면 화살이 말 그대로 '쏜살같이' 날아간다.
체험객을 위해서 과녁을 10m 안팎으로 조정해놓았기 때문에 10점 만점을 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쏘는 거리는 90m 이상이다. 양궁을 처음 시작하면 반년 가까이 근력 운동에만 전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발을 연달아 쏘았더니 팔이 후들거리고 손가락이 아파온다. 선수들은 한 경기에 144발을 쏜다고 하니 근력, 지구력, 집중력, 정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간다.
강사의 도움을 받아 체험 중인 어린이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자신이 쏜 화살을 뽑는 어린이 체험객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키가 작은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용 활이 준비돼 있다. 물론 과녁도 더 가까이 당겨놓는다. 시위를 당기기가 힘들면 강사가 도와주기도 한다. 바로 앞에 놓인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지만 꼬마 궁사의 꿈이 향하는 곳은 과녁 그 너머가 아닐까.
체험은 평일과 주말 항시 가능하고, 하루 전에만 예약하면 된다. 보통은 경기가 치러지는 주경기장에서 체험이 이뤄진다. 양궁대회가 열리거나 대회 준비 중일 경우 경기장 옆 작은 체험장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대회를 앞두고 연습 중이던 선수들이 잠시 쉬고 있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국내 최대 규모의 예천진호국제양궁장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퇴계 선생의 증손자인 우암 이열도가 신선이 내려와 노니는 꿈을 꾸고 나서 세웠다는 정자가 선몽대다. 드넓은 백사장이 인상적인 내성천 강변 바위 위에 낡은 정자가 서 있다.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강변 풍광이 시원하다. 선몽대 앞 솔밭도 운치 있다. 키 큰 노송들이 강바람을 즐기며 아담한 숲을 이룬다. 등산로를 따라 선몽대 뒷산을 오를 수도 있고, 솔숲 그늘에 앉아 쉬어 가기도 좋다.
신선이 노니는 꿈을 꾸고 나서 세운 선몽대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선몽대 앞 솔숲과 내성천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곤충생태원 가는 길가에 사과밭이 즐비하다. 이름도 사과밸리다. 가로수로 심어놓은 미니 사과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다. 곤충연구소에서 운영하는 곤충생태원은 건물 내부에 다양한 체험과 관찰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놓은 곤충생태체험관, 체험온실, 곤충정원 그리고 경사진 산자락에 자연스럽게 조성한 곤충생태원 등으로 이루어졌다. 체험관에서는 3D 영상을 비롯해 곤충의 역사와 생태에 관한 전시를 볼 수 있다.
예천곤충생태체험관 전경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곤충생태체험관 내부 전시물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곤충생태체험관 내부 전시물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야외에 조성된 곤충생태원에는 나비터널, 벌집테마원, 식충식물온실, 수변생태원, 전망대 등이 들어서 있다. 동화나라처럼 꾸민 벅스하우스에는 개미, 벌, 거미의 집이 각각 있어서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나비와 잠자리, 발 옆으로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방아깨비 등 곤충생태원 전체가 바로 곤충 천국이다. 곤충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앙증맞은 캐릭터와 조각들로 꾸민 이곳에서는 두려움을 잊고 곤충과 친구가 될 수 있다.
곤충생태원의 벅스하우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곤충생태원의 벌집테마원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곤충생태원의 나비터널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곤충생태원 전경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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