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가격은 2만9,995달러, 우리 돈으로 약 3,346만 원이다. 트림은 L과 RS, 프리미어 등 3가지로 나누는데, 상위 트림의 경우 4천만 원대의 가격표를 품을 전망이다. 북미에서 닛산 무라노, 포드 엣지보다 시작 가격이 1,000달러 이상 저렴하다. 참고로 이쿼녹스는 국내에서 2,945만~3,985만 원이다.
일단 가격을 떠나 블레이저의 상품성은 눈부시다. 블레이저는 1969년부터 시작한 역사 깊은 SUV로 외모부터 ‘호감형’이다. 커다란 콧날과 가느다랗게 실눈 뜬 LED 램프 등 얼마 전 부분변경 치른 카마로와 빼닮았다. 휠은 18인치부터 21인치까지 다양하게 챙겼고, 듀얼 머플러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압권은 실내 공간. 곧게 뻗은 대시보드에 돌출형 모니터를 얹어 트렌드를 쫓았고, 아래에 동그란 송풍구를 심어 카마로와 패밀리 룩을 이뤘다. 두툼한 기어레버와 깔끔한 컵홀더, 가죽 시트와 흰색 스티치 등 전체적으로 세련미가 물씬하다. 또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과 총 6개의 USB 포트, 파노라마 선루프 등 편의장비도 실속 있게 담았다. 캐딜락 일부 모델이 지닌 리어 카메라 미러도 가져왔다. 트렁크 용량은 최대 1,818L까지 든든하게 확보했다.
보닛 속엔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V6 3.6L 가솔린 등 두 가지 엔진이 들어간다. 쉐보레 임팔라와 같은 구성이다. 정차 시 시동을 끄고 켜는 스탑&스타트 시스템과 9단 자동변속기를 파트너로 짝 지었다. 선택사양으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AWD)를 넣을 수 있다. 다만, 두 엔진 모두 자연흡기 방식으로 국내 소비자의 정서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형님’ 트래버스가 말리부와 같은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쓰는 만큼, 블레이저에도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블레이저는 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 한국지엠이 15개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만큼, 블레이저가 등판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이쿼녹스의 판매가 신통치 않은 점이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이길 전략이 필요하다. 여전히 SNS를 통해 ‘타보면 안다’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시장 주변에서 잠깐 타보고 안 좋은 차는 없다. 시승 전부터 눈길을 끄는, 소비자가 사고 싶은 차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출처 : 로드테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