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입단한 여자리그 1년차 강지수 초단(오른쪽)이 해냈다. 25연승 기록을
세웠던 '여자리그 여제' 김채영 4단을 꺾고 소속팀 바둑의품격을 준플레이오프 무대로 올려놓았다.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와일드카드결정전
바둑의품격, 이영주의 반집승 더해 준PO 진출
전날 밤 10시가 넘도록 치른 격전, 날벼락 같았던 영봉패, 휴식일 없이 급작스럽게
나선 경기. 서울 바둑의품격은 예기치 않은 패배로 악조건이 겹쳤다.
전력을
쏟아붓고도 준플레이오프전 직행 티켓을 목전에서 놓쳤던 바둑의품격이 전열을 추스를 겨를 없이 나선 승부를 제압하는 투지를 발휘했다. 서울
바둑의품격은 21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에서 서울 부광약품을 2-1로 꺾었다.
팀 수 증가로 올 시즌 첫 도입된 와일드카드결정정은 규정에 따라 정규리그
4위팀은 어드밴티지를 받아 최대 두 경기 중 1무 이상 거두면 준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하고, 5위팀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진출하는 시스템.
▲ 부광약품은 중국 선수 루민취안 4단(왼쪽)이 바둑의품격 1주전 박지연 5단에게
완승을 거뒀으나 후속타가 받쳐주지 않았다.
2주전 강지수 초단과 3주전
이영주 2단이 수훈을 세웠다. 먼저 강지수 초단이 여자리그 25연승 기록 보유자 김채영 4단을 잡는 쾌거를 올렸다. 기분 좋은 형세를 이어가다
좌상귀의 좋은 끝내기로 골인했다.
김채영 4단은 꼭 이겨야 하는 판이라는
부담감이 컸는지 전반적으로 무딘 모습. 정규시즌에 보여주었던 승부처에서의 강력한 반발 등이 나오지 않았다.
이영주 2단은 상대전적 2패만을 당하고 있던 권주리 초단을 눌렀다. 김채영의 패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부광약품이 중국 선수 루민취안 4단의 동점타로 따라붙자 1-1에서 팀 승리를 결정했다.
▲ 홍성지 해설자가 "어떻게 이 바둑이 반집승부가 됐는지 신기할 정도"고 했던
권주리-이영주의 승부판. 여유로운 형세였던 이영주 2단(오른쪽)이 돌고 돌아서 힘겹게 반집승했다.
쌍방 실수가 많았다. 해프닝 같은 착각도 주고 받았다. 패싸움 도중에 바꿔치기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15집가량 이득을
올렸을 때는 끝난 승부로 보였다. 하지만 그 후 끊임없이 출렁거리면서 2시간 넘긴 접전의 끝을 이영주가 가까스로 반집을 남겼다.
바둑의품격은 정규리그 3위 포항 포스코켐텍과 23일부터 준플레이오프전 3번기를
벌인다. 두 차례 겨뤘던 정규리그에선 전반기엔 포스코켐텍이 2-1로, 후반기엔 바둑의품격이 2-1로 승리한 바 있다.
정규리그 상위 다섯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다투는 팀
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었던 정규리그의 대국 수당은 포스트시즌에선 지급되지 않는다.
▲ 송태곤 감독은 검토실에서 안절부절못했다. 오른쪽은 쾌활한 성격으로 팀 분위기를
올려놓는 바둑의품격 주장 박지연 5단.
승장 송태곤 감독의 말...
"머리가 아픈 채로 검토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두어 준 선수들이 고맙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포스코켐텍이 강팀이지만 중국 용병 왕천싱 5단이 출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24일 중국 여자갑조리그가 잡혀 있다). 용병이 같이 못 오는
입장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용병(헤이자자 7단)을
기용하려면 일정이 워낙 바빠서 대만에 가서 두어야 한다. 초보 감독이라서 그런지 선수들보다 더 긴장하는 것 같은데 더 올라가면 좋긴 하겠지만
목표하는 바를 어느 정도 이뤗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겠다."
▲ 엉뚱 매력을 발산하는 '4차원 승부사' 강지수 초단. 첫 등장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천금의 승리를 거뒀다.
▲ 정규리그보다 포스트시즌 성적이 훨씬 좋은 이영주 2단.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6승2패를 기록 중이다.
▲ 바둑의품격 외국 선수 헤이자자 7단은 이날 대만에서 십단전 대국을 벌였다.
▲ 2016시즌 우승팀 부광약품은 5위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박원태 단장(부사장ㆍ뒷줄
오른쪽)이 25연승을 기록한 김채영 4단에게 축하 꽃다발을 건네고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했다.
▲ 악조건을 딛고 준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한 바둑의품격. 바둑팬들의 후원으로 올해
여자리그에 입성한 신생팀이다. 왼쪽부터 이영주 2단, 강지수 초단, 송태곤 감독,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