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6에 대한 오해
어젯밤에 한 동기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666에 대한 영상을 내게 보내 주셨습니다. 동기님은, 그 영상에서는 666이 틀렸고 616이 맞는다고 주장하는 데 과연 그 주장이 옳으냐고 물으셨습니다.
아랫글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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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루스 사본 P115는 짐승의 수를 616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파피루스 사본들은 AD50년~550년 사이에 기록되었는데 P115는 AD225년~275년경에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나 P115보다 앞서 살았던 교부 이레니우스(AD130~202년)는 616이 아닌 666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P115의 기록은 오류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짐승의 숫자 666”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것입니다(계13:18). 많은 사람들이 그 숫자를 악마의 숫자로 해석하는데 과연 그럴까요?
666이란 숫자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왕상10:14(대하9:13)입니다. 따라서 유대인이었던 요한은 왕상10:14에 나오는 666을 본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솔로몬의 세입금의 무게가 금 육백육십육 달란트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솔로몬의 세입금이 金 666달란트였을까요? 실제로는 666달란트가 아니었을 것으로 저는 판단합니다. 아마도 서기관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666이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성경에 흔히 나오는 3(셋, 三重)이란 숫자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6일 동안 창조하시고 7일째 안식하셨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7을 완전 숫자로 봅니다.(“럭키 세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6(쉐쉬 שֵׁשׁ)은 완벽함을 상징하는 7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지상에서는 최고의 숫자입니다. 6일째 되는 날 땅의 모든 생물과 사람까지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기관이 솔로몬의 세입금을 金 666달란트으로 기록한 것은 솔로몬 왕 시대의 경제가 “엄청나게 호황이었다”는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요한은 계시록에서 666을 어떤 의도로 기록했던 것일까요? 그 짐승은 “이 지상에서 최고였다”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짐승을 위한 “우상”까지 만들었으니까요(계13:14).
p.s.
<萬 가지 은혜>
흔히들 “萬 가지 은혜”을 말하지만, 白紙를 주고 萬 가지 은혜를 써보라 하면 쓸 사람이 있을까요? 萬 가지는 고사하고 100가지도 쓰기 어렵습니다. 저는 머리를 쥐어짜서 37개까지 쓰고 포기했습니다. 萬 가지 은혜란 “많은 은혜”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뿐입니다.
666이란 숫자도 서기관이 솔로몬 왕의 시대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호황을 누리던 시대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절대로 악마의 숫자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