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홍삼’ 판매경쟁 본격화

[만다라]

“인삼 유통구조 개선 계기로 삼아야”

인삼농협 조합장 ‘인삼생산자협의회’서 주장

유통기록 법적 강제·경작신고 의무화를
안전성 확보 안된 물량 유통 금지 방안 필요

22일 열린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에 참석한 조합장들이 반값 홍삼 등 현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이마트의 ‘반값 홍삼(농축액)’ 제품 출시로 촉발된 ‘반값 홍삼’ 판매경쟁이 인삼 유통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월 이마트가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제품의 반값에도 미치지 않는 9만9000원짜리 <6년근 홍삼정>(240ｇ)을 선보이자, 이에 질세라 홈플러스도 11월19일 이마트 제품보다도 9000원 싼 9만원짜리 ‘홍삼정’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가세했다.

　또 동원과 대상 등 중소 홍삼업체들도 9만원대 홍삼 농축액 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에 합류한 데 이어 롯데마트도 ‘반값 홍삼’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중이다.

　‘반값 홍삼’ 판매경쟁이 본격화 함에 따라 22일 열린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에 참석한 인삼농협 조합장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우리 인삼 유통구조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삼농협 조합장은 “‘반값 홍삼’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성과 품질이 떨어진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해봐야 소비자들에게 먹히지 않는다”며 “이들이 정말 제대로 된 6년근 인삼으로 ‘반값 홍삼’ 제품을 만들었다면 농협도 이에 적극 대처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인삼 유통구조를 손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장들이 ‘반값 홍삼’ 제품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이유는 인삼농협과 한국인삼공사가 수매하는 6년근 인삼이 전체 계약재배물량의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만수 충북인삼농협 조합장은 “아무리 고심해봐도 1㎏당 3만원대에 수매하는 정상적인 6년근 인삼으로는 도저히 반값 홍삼정 제품을 만들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6년근 인삼이 정말 그렇게 많은지 의문은 가지만 연근확인서만으로는 이를 확인하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농약안전성이 문제가 돼 농협 등에서 수매하지 않은 물량과 6년근 인삼 채굴 때 6~7% 발생하는 파삼 등이 ‘반값 홍삼’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도 있지만, 경작자·신고번호·면적·수확일·수량·소속만을 기록하게 돼 있는 연근확인서만으로는 이들 물량의 유통경로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합장들은 “연근확인서를 통해 생산이력뿐만 아니라 유통이력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도매단계 이후에도 유통이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유통기록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경작신고 의무화와 함께 농약잔류 문제 등으로 농협 등에서 수매하지 않은 물량의 시중유통을 막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택신 농협중앙회 인삼특작부장은 “인삼재배지 신고가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농협 등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재배면적이 상당하다”면서 “상인들이 농약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인삼을 싼값에 매입해 유통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지원해 농협이 이들 물량을 전량 폐기하거나 반값에 수매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정락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은 “인삼의 연근과 농약안전성을 속인 인삼이 많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반값 홍삼’ 제품 제조가 가능하다는 지적을 잘 알고 있고 인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금산 인삼시장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귀농귀촌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