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전씨, 성남FC 의혹 ‘공범’ 조사받아… 이재명 영장에 23회 등장
[이재명 前비서실장 극단선택] 전형수 관련 수사 뭐가 있었나
40억 네이버 후원금 협상 실무
‘李 옆집 캠프’ 의혹 관여 가능성
쌍방울 김성태 모친상때 조문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 씨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공범’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에서 1회 조사를 받았고 기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에는 전 씨가 총 23회 등장한다. 검찰은 전 씨를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네이버에 대한 뇌물 요구와 뇌물 수수,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전 씨는 이 대표, 정진상 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공범’으로 기재돼 있다. 전 씨가 성남FC가 네이버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 전 실장과 함께 네이버 관계자를 직접 만나 협상을 벌인 실무자였다는 것이다.
● 네이버 후원금 40억 원 협상 실무자 역할
검찰은 당시 성남시 행정기획국장이던 전 씨가 2014년 11월 초 네이버 대관 업무 담당자와 만나 네이버가 성남시 소유 구미동 부지를 사는 대가로 성남FC에 50억 원을 후원해 달라는 이 대표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전 씨는 정 전 실장과 함께 네이버 측과 후속 협상을 벌였고, 결국 양측은 구미동이 아닌 정자동 부지를 네이버가 매입하는 조건으로 후원금 액수를 40억 원으로 합의했다.
전 씨는 공익법인 희망살림(현 주빌리은행)을 중간에 경유하는 형태의 후원금 지급 방식이 정해지는 데도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네이버 관계자가 2015년 2월 성남시청에서 전 씨를 만나 ‘성남FC에 대한 직접 후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희망살림을 중간에 끼워넣는 방식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구속영장에 기재했다.
검찰은 전 씨에 대한 강압 수사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해 12월 26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1회 출석했고 조사는 영상 녹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 씨가 변호인 조력 없이 혼자 출석하자 수사팀은 추후 논란 방지를 위해 영상 녹화 조사로 진행했다. 검찰 측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지난해 12월 성남지청에서 한 차례 조사한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고 했다.
● ‘김성태 모친상 조문’ 알려지자 극심한 스트레스
전 씨는 올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에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비서실장 A 씨는 “2019년 5월 경기지사 비서실장(전 씨)이 김 전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했다. 이후 ‘대리 조문’ 당사자로 지목된 전 씨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팜 조성 비용 대납 등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의 의사를 쌍방울 측에 전하는 ‘전달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전 씨가 쌍방울의 대북송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에서 출석 요구를 받은 적은 없다고 한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전 씨는 참고인 신분으로도 조사를 받은 적이 없으며, 조사 일정을 통보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전 씨는 이 대표의 성남 자택 옆집을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로 임차하며 불거진 ‘비선 캠프’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름이 거론됐다. 그가 사건 기간 GH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남부경찰청은 전 씨에 대해선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보고 따로 불러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은지 기자, 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