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2번째 편지 - [찰스 토머스 멍거]에 대한 뉴욕타임즈의 obituary
한 사람이 100년을 살면 그만큼 경험이 많아지고 그를 통해 얻는 지혜도 당연히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한 분야에서 대가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면 그의 일생에 당연히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주 11월 28일 워런 버핏의 파트너인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찰스 토머스 멍거>가 99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습니다. 워런 버핏은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도 대부분 아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멍거가 누구야 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를 설명하는 많은 표현 중에 이것보다 더 정확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뉴욕타임즈의 멍거에 대한 부고 기사(obituary) 제목입니다.
"Charles T. Munger, Warren Buffett’s One-of-a-Kind No. 2, Dies at 99" 워런 버핏의 유일무이한 동지, 멍거는 워런 버핏과 50년간 동지 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그의 순자산은 2022년 기준으로 29억 달러, 세계 부자 1,182번째입니다.
세상에는 기업가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기업가의 글과 말을 모아 놓은 책에 대해 <바이블>이라는 존경의 표시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찰리 멍거 바이블>이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그의 지혜는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의 생애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그가 사망한 이후 세계의 언론들이 기사를 쏟아 내었습니다. 그중 어느 것을 읽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주저하지 않고 뉴욕타임즈의 부고 기사(obituary)를 선택하였습니다.
뉴욕타임즈는 obituary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2019년 9월 16일 자 월요편지에서 720페이지짜리 뉴욕타임즈 obituary 모음 책 <BOOK of the DEAD>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즈 금융 칼럼니스트 앤드류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은 obituary 첫 문장에서 그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멍거는 법률 분야에서의 성공적인 경력을 포기하고, 워런버핏의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고전적인 격언을 남기는 동시에 뉴잉글랜드의 어려움에 빠진 섬유 회사를 탁월한 투자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로 탈바꿈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지난 화요일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99세의 나이였습니다."
버핏은 멍거를 자신의 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투자 철학을 세운 사람으로 묘사하였다고 obituary는 전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그가 제게 준 지침은 단순했다.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비즈니스를 사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가격에 훌륭한 비즈니스를 사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멍거는 버핏에게 다른 투자자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고 지속 가능한 대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회사들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버핏은 '그는 설계자였고 나는 실행자였다'고 그들의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이 투자철학은 훗날 엄청난 결과를 빚어냅니다. obituary의 설명입니다.
"그들은 버크셔(Berkshire)를 5천억 달러 이상의 거대 기업으로 만들었으며, 원래 주식은 1965년부터 2014년 사이에 연평균 21.6%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는 S&P 500의 9.9% 상승률의 두 배 이상입니다."
멍거는 군대와 젊은 변호사 시절 포커를 치며 비즈니스 기술을 연마하였다고 회상했습니다.
"당신이 불리한 상황이라면 일찍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큰 찬스라면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이런 찬스는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찬스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멍거의 말입니다.
당연한 말인데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멍거가 변호사를 그만두고 워런버핏과 동업을 한 이유를 obituary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는 우리 로펌의 부유한 고객 중 한 명이 되는 것이 로펌 변호사로서 그들의 변호사가 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변호사에서 투자 사업가로 변신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멍거는 버핏과 투자를 시작하면서고 여전히 플랜 B로 변호사로 돌아갈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obituary를 읽어 봅니다.
"투자 사업가로 변신 한 첫해에 멍거는 '내 투자 사업가 경력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법률 사무소에서 발을 한쪽 담아 두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버핏과 멍거가 50년간 동지적 관계에 있을 수 있었을까 궁금해합니다. 다시 obituary를 읽어 봅니다.
"'우리는 결코 다투지 않았습니다.'라고 버핏이 말했습니다. 버핏은 멍거가 자주 사용하는 말을 인용하며, 의견이 다를 때 멍거가 '워런, 좀 더 생각해 보면 나와 같은 생각이 될 거야. 너는 똑똑하니까, 나는 맞으니까.'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멍거가 버핏보다 6살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동지였습니다.
멍거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우리가 한 가장 큰 실수는 '나쁜 투자'가 아니라 '하지 않은 투자'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초기에 맥도날드(McDonald’s) 지분을 제안받았으나 그것을 거절했습니다.' '우리는 월마트(Wal-Mart) 지분을 젊었을 때 사야 했습니다.' 멍거의 회상입니다."
매년 버크셔가 있는 오마하에서는 연례 회의가 열립니다. 버핏과 멍거는 수만 명 앞에서 투자 철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obituary의 설명입니다.
"멍거는 2015년 청중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당신이 무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만약 사람들이 종종 틀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렇게 큰 부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멍거는 키케로, 아인슈타인, 트웨인, 공자 같은 현자들의 지혜를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하였던 수많은 격언 중에 뉴욕타임즈의 obituary가 백미로 꼽은 두 가지는 이것입니다.
"멍거의 유명한 격언 중 하나는 '질투는 정말 어리석은 죄입니다. 즐거움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유일한 죄입니다.' 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윤리는 가장 좋은 것 중 하나입니다. 그것은 드물기 때문에 매우 강력합니다.' 입니다."
멍거의 말과 글이 왜 바이블인지 그의 obituary를 읽고 짐작이 갔습니다.
저는 서가에 꽂혀 있는 책 <찰리 멍거의 바이블>을 꺼내었습니다. 1년 전 출간된 책으로, 얼마 전 가까운 분이 선물로 준 책인데 이번을 계기로 읽어 보아야겠습니다.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주옥같은 지혜가 담겨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3.12.4. 조근호 드림
< 출처 : 조근호의 월요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