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농업기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공사의 역할 문제, 경영의 비효율성, 농지은행사업의 왜곡, 임원진의 능력 부족 등을 무겁게 질책했다. 오후 4시경 시작한 농업기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는 예상을 뛰어 넘는 의원들의 강한 추궁으로 일관되면서 9시20분경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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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식 의원이 태풍으로 붕괴됐던 저수지 사진을 들고 노후 수리시설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
| | ▲자산매각·적자 경영=의원들은 농업기반공사의 경영실태와 관련, 자산매각으로 손실을 메우면서도 경영개선이 미흡한 것을 매섭게 질책했다. 조일현 의원(열린우리당 홍천곂씔?은 “손실금액을 부동산 매각대금과 이자수익으로 거의 메우고 있다”고 지적한 뒤 “13개 정부 투자기관중 경영실적이 꼴찌에서 2번째인 공사가 정부 투자기관 인건비 인상률 지침인 3%를 넘어 9.3%나 올린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 김영덕 의원(한나라당 의령·함안·합천)은 “2000년 3개 기관 통합시 3년내 흑자전환을 공언해 놓고 5년이 지나도 영업적자에다 농민서비스의 질이 저하됐다”며 “결산서상에는 흑자인 것처럼 보이나, 이는 매년 700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처분해 영업외 수익을 얻기 때문”이라고 지적. 또 직원 구조조정도 2000년 이후 감축한 인력은 1118명이지만, 정규직은 374명, 비정규직은 744명으로 비정규직 위주로 감축했고, 임금은 평균 27% 인상했는데, 1급은 1280만원, 5급은 422만원만 인상해 상후하박이었다고 힐난.
한광원 의원(열린우리당 인천 중겣퓖옹진)은 “공사 설립 후 5년 동안 2만2692개소 총 4215억원의 유휴부동산을 매각해 그 처분이익 3448억원으로 공사 경영을 유지해 왔지만, 올 6월 현재 유후부동산은 478개소, 1000억원(추정) 밖에 안 남았다”면서 경영자립기반 대책을 요구. 박승환 의원(한나라당 부산 금정)은 “2004년 인건비 집행액에 인센티브 상여금을 더하면 인건비 인상률은 12.1%에 달하는 것도 문제인데, 여기에 정원보다 현원을 150명 적게 운용함으로써 정곀熾?격차를 감안, 현원을 기준으로 인건비 인상률을 따지면 17.49%에 달한다”며 편법인상 문제를 집중 제기.
▲농지은행 왜곡=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정부와 농업기반공사가 도시민과 도시자본의 농촌유입을 촉진한다고 강조하는 것, 도시민의 농지소유를 촉진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농지를 비농민의 투기대상으로 내몰고 난개발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난. 김영덕 의원은 “자산가치가 높은 농지를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장기적으로 규제완화를 노린 투기수요를 유발할 것이고, 반대로 자산가치가 없는 농지는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누구를 위한 농지은행인가”라고 추궁. 김낙성 의원(자민련 당진)은 “농업기반공사는 농지은행제도의 농지매입·비축사업과 관련, 진흥지역밖의 농지를 용도변경해 택지개발사업 등 땅장사를 하려는 의도를 숨기고 있다”고 지적. 이시종 의원(열린우리당 충주)도 “농지임대수탁사업의 시행으로 도시민에 대한 투기적 농지소유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대책을 질의.
▲부조리 문제=강기갑 의원은 지난 9월 농업기반공사 부안지사 영농규모화 담당직원의 비리사건과 관련, 관리감독 소홀을 추궁. 박승환 의원은 공사에 대한 국가청렴위원회(옛 부패방지위원회)의 청렴도 측정결과가 2003년 11개 기관중 9위, 2004년 15개 기관중 12위로 하위권임을 상기하고 부조리 예방책 마련을 촉구.
#국감인물/조일현 우리당 의원
“농지은행 업무, 뭘 믿고 맡기나”
조일현 의원(열린우리당 홍천·횡성)이 질의에 나서자 농업기반공사 2층 국정감사장은 아연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땅 팔아 7000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는 공사에 농지은행 업무를 맡길수 있습니까?” 그는 이렇게 일부지역의 예를 든 뒤, 당장 올해부터 농지은행 사업을 시행하는 공사가 최근 3년 동안 토지·건물을 합해 평균 8배 정도의 폭리를 취하는 땅장사를 통해 경영 손실을 메워 왔는데, 농지은행사업에서도 땅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한 그는 농업기반공사 임원진에게 13개 정부투자기관중 11위로 저조한 경영실적의 이유를 따져 묻고, 기반공사가 제시하는 신규사업이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되고 막연하다며 철저한 대응을 촉구했다. 또 그는 사업 성격상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사업 시행시 원가계산이나 측정지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고 힐난했다. 특히 조 의원은 최근 3년간 각종 연구용역개발비 지출이 155건에 95억2900만원에 이르지만, 농민과 농촌의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모저모
임원진 업무역량 두고 직격탄
○…농업기반공사 국감에서는 임원진에 대해 수감 태도나 업무 능력을 문제 삼는 지적이 다수 제기. 특히 정도훈 지역종합계획이사에 대해 김재원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안 사장이 1년후 직무수행 평가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했는데, 정 이사는 공사 임원진 중에서도 하위권”이라며 “업무역량이 떨어져 그런 것인지, 공사 관료화가 심각해 영입된 정 이사의 역량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의문”이라고 직격탄. 또 김영대 감사에 대해서는 이방호, 홍문표, 김낙성 의원 등이 재무구조에 대해 집중 질의하면서 답변을 문제 삼는가 하면 감사로서 책임성을 강조.
농지은행 사이트 시연 ‘역작용’
○…이날 기반공사는 농지은행 포탈사이트를 시연했는데, 이를 두고 뜬금 없다는 지적이 대두. 한 관계자는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중점을 두는 것은 농민을 위한 경영회생지원사업”이라며 “그런데도 시연이 도시민이 땅을 사는 방법에 치우쳤다”고 비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