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 에릭과 함께 미국 몬태나 주의 한 캐주얼 레스토랑에 갔다. 술 취한 사람들, 포켓볼 치는 사람들을 지나 벽쪽에 자리를 잡자 점원이 메뉴판을 가져다줬다. “무엇을 주문하시겠습니까?”사무적인 목소리로 그녀가 물었다. “난 그냥 햄버거나 먹을래.”에릭은 햄버거를 골랐고, 나는 스크램블드 에그를 주문했다. 그리고 ‘소의 뇌’도 함께. 놀랐나? 이 식당에서는 ‘뇌’를 판다. “그 메뉴는 안 돼요. 광우병 때문에 미국 농무부에서 판매 중지 처분이 내려졌어요.” 여전히 건조한 말투로 점원이 말했다. “하고 많은 것 중에 왜 하필 동물의 뇌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에릭도 거들었다. 물론 에릭은 뇌뿐만 아니라 동물의 내장으로 만든 음식을 먹지 않는다. 한 입만 먹어도 속이 확 풀릴 것 같은 내장탕 앞에서도 고개를 저을 녀석이다.
나는 송아지의 고환이나 암소의 심장 등 온갖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어봤지만 동물의 뇌는 이제껏 먹어본 적이 없었다. <인디아나 존스>에서 원숭이 뇌를 먹는 장면은 혐오스럽긴 하지만, 이 레스토랑의 전설처럼 내려오는 ‘뇌’요리를 사양할 마음은 없었다. 게다가 뇌가 어떤 맛인지, 과연 세계의 진미라고 할 만한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뇌요리가 특별히 위험할 것 같지는 않았다. 미국 어느 도시에서도 광우병에 오염된 고기를 먹고 병에 걸렸다는 사람은 알려진 바가 없지 않은가? 점원은 금지된 ‘소 뇌’ 대신 ‘돼지 뇌’를 권했지만 나는 결국 친구를 따라 평범한, 미국 정부가 허가한 고기를 주문했다. 바로 햄버거다. 그러나 식품의 안전성만을 두고 이야기하자면, 나는 햄버거를 주문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햄버거가 사실은 건강에 가장 위협적인 메뉴이기 때문이다.
그 햄버거 속 대장균 전 세계의 평범한 육식주의자들은 햄버거를 먹는다. 그러나 이 사실을 다시 생각한다면 버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식욕을 싹 달아나게 만드는 문제의 주범은 바로 ‘이콜라이E. coli’라고 불리는 대장균이다. 작년 말 미국에서 있었던 사상 최대의 쇠고기 리콜 사태가 그것이다. 2007년 6월~9월까지 대장균에 오염된 쇠고기 때문에 55명이 질병을 일으켰고 67년의 전통을 자랑하던 미국 식품 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미국 농무부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산 쇠고기 개방 압력에 시달리는 우리 역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사건으로, 리콜된 쇠고기의 양은 전 미국민이 햄버거를 두 개씩 만들어 먹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이었다. 모든 종류의 대장균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대장균에는 수백 가지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는데, 그중 일부는 지금 당신 몸에도 있다. 몸속에 기생하면서 음식을 흡수하고 찌꺼기를 배설하는 작용을 돕는다. 보통 사람이 한 번 설사할 때마다 100억 마리의 대장균 박테리아를 배출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우리 몸속에 결코 살아 있어서는 안 되는 대장균이 O157:H7이다. 이들 박테리아는 일반적으로 가축의 창자에 기생한다. 도축 과정이 위생적이지 않을 경우, 가축의 배설물이나 위에 남아 있던 물질들이 고기와 접촉해서 세균을 퍼트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오염된 고기를 먹었다면? 약 일주일 동안 위경련과 피가 섞인 설사 증세를 보이다가, 당신의 면역 체계에 빈틈이 있다면 신장 질환을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 목숨을 앗아간다. “사건의 원인균인 대장균 O157:H7은 사람의 신장·뇌·장세포에 결합하여 이들 세포를 죽이는 강력한 베로독소Verotoxin를 분비하여 사망에까지 이르게 합니다. 2006년에도 이미 한번 일어나 5명이 죽고 205명이 감염되는 사고가 있었던 것을 보면 미국 농무부의 쇠고기 위생관리 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미국 농무부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을 쇠고기를 더 철저히 관리할 리는 만무합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상종 교수는 작년 한 일간지의 칼럼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이렇게 경고했다.
1982년 전까지 사람들은 대장균 O157에 대해 무지했다. 그해 오염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수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걸린 후에야 대장균 O157은 병원균으로 분류되었다. 10년 후에는,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인 ‘잭 인더 박스’에서 만든 버거에서 이 병원균이 다시 발견되었으며, 수백 명이 병원에 입원하고 4명의 어린이들이 끝내 목숨을 잃었다. 1994년에 이르러서야 미국 농무부는 육류 포장 플랜트에서 수집한 쇠고기 샘플에서 대장균을 검사하기 시작했다. 해당 기관에서는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s)라고 불리는 식품 안전 시스템을 보완함으로써 식품 안전 보호 규약을 추가했다. 이것은 주요 도축장에서 직접 안전 확인을 하도록 책임을 지우는 장치다. 도축장에서 쇠고기의 오염이 확인되면 그것을 다음 단계의 소규모 생산 라인으로의 이동을 중단한다. 그러면 대량으로 생산한 포장 고기가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잠시 동안은 그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2005년 4월 14일, 미국 농무부와 식품의약국 그리고 질병 통제 센터에서는, 1996년부터 2004년 사이에 대장균 감염 사고 발생률이 42% 감소했다는 공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언론 보도 자료에서, 미국 농무부의 비서실장 마이크 요한스는 자랑스러운 말투로, “대장균 O157로 인한 질병의 지속적인 감소는 굉장한 성공 스토리이며,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미래에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전념하고 있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 어떻게 2007년 1만3천600톤 이상의 쇠고기가 대장균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으로 폐기된 것일까? 1만3천600톤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눈 가리고 아웅’식의 검역 시스템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에게 생산량은 이윤과 직결된다. 육류를 햄버거용 패티로 만드는 업체 또한 다를 바 없다. 육류 포장 기업 상위 4개 업체들은 하루에 6만 마리 이상을 가공 처리한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쇠고기를 감독 기관에서 어떻게 검사할까? 그들은 물론 전체 생산량을 모두 검사하지 않는다. 최대 크기의 공장은 매일 1천 톤의 쇠고기를 처리할 수도 있다. 쇠고기를 다듬거나 또는 햄버거 전용으로 가공한 후에는 ‘콤보’라고 불리는 거대한 판지 박스에 담는데, 박스 한 개당 1톤의 고기를 담을 수 있는 크기다. 감독관들은 이 박스를 열어 맨 윗부분에 담긴 고기 가운데 500g 이하만을 수거해 분석한다. 한 근도 안 되는 양이다. 이 공정 과정을 거치고, HACCP 규정이 지켜졌는지 확인된 ‘제품’은 다음 단계 처리업계로 넘어간다. 그 제품들이 미국 농무부 검역 마크가 찍혀 미국인들의 식탁에 오른다. 우리나라의 식탁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문제가 단지 광우병 위험뿐만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라.
2002년 1월, 미국 농무부의 식품 안전 검역원은 늘 하던 테스트를 통해서, 문셀이 운영하는 몬태나 퀄리티 푸드에서 수거해 검사를 마친 고기가 대장균에 오염되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몬태나 퀄리티 푸드는 소규모 육류 포장 업체로서, 그의 아버지가 몬태나 마일즈 시티에서 56년 전에 시작한 사업체다. 문셀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날 수거된 고기는 각기 다른 두 곳에서 진공 상태로 도착했던 것으로, 그중 한 곳이 콜로라도 그릴리에 위치한 콘아그라 푸드의 대규모 포장 공장이었다. 한 달 후에 연이어 실시된 테스트를 통해서도 콘아그라의 고기에서 추가의 대장균 오염이 발견되었다. 콘아그라 포장 공장에서 도착한 고기가 곧바로 문셀의 살균 그라인더로 옮겨지는 것을 농무부의 검역원이 직접 목격했다고 나중에 증언하였는데도, 그 대장균 오염의 발원지가 콘아그라 푸드로, 몬태나 퀄리티 푸드가 아니라는 결론을 확증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 사건 조사관들에게 오염된 고기의 원산지를 확인시켜주는 문서를 보여주며 항변했지만, 농무부 관계자들은 문셀의 공장을 폐쇄했다.
2002년 여름, 문셀의 공장에서 첫번째 대장균 검출 사고가 발생한 지 5개월 후, 콘아그라 푸드에서 생산하는 쇠고기를 테스트한 결과 수차례 대장균 오염이 검출됨에 따라, 콘아그라는 자발적으로 35만4천 파운드의 쇠고기를 리콜했다. 그리고 3주 후에는, 리콜 대상은 1천800만 파운드로 확대되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미국 전역에서 46명이 오염된 쇠고기 때문에 앓아누운 후였다. 미국 농무부를 대항해 1인 시위를 벌였던 문셀은 2005년에 그의 공장을 매각했다. 그러고 나서 농무부에 대한 소송을 준비했다. 거대 육류 포장 업체를 검사해야 한다는 그의 요청을 거절하고 문셀에게 공장 문을 닫는 조치를 취한 관계 기관에게 앙갚음할 준비를 한 것이다. “그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과거 대형 포장 업체들이 농무부를 상대로 낸 2개의 큰 소송에서, 농무부는 두 번 모두 패소했습니다. 그래서 농무부는 거대한 업체와의 대결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농무부 담당자들이 대규모, 다국적 기업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겁니다.” 문셀의 말이다.
미국 농무부는 초유의 리콜 사태 이후 안전성을 강화했다. 매년 실시하는 대장균 검출 테스트의 횟수를 늘릴 것이며 쇠고기 가공 처리 및 포장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공장들 및 과거 대장균 검출 경력이 있는 업체들 중심으로 테스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 검역 시스템은 반창고로 댐을 막는 격이라는 비판 여론이 미국내에서도 뜨겁다. 정부와 기업들이 식품 및 수질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감시하는 비영리 소비자 권익 단체의 말에 따르면, “HACCP는 소규모 가공 업체에게도 안전 책임의 부담을 지우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한다. “일단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이 육류 샘플에서 검출될 경우, 쇠고기를 분쇄하는 업체는 비록 오염되거나 품질이 나쁜 쇠고기를 대형 공급업체로부터 구입한 경우일지라도 면죄부 없이 법적 규제를 받습니다.” 대형업체에서 고기를 받아 가공했다 망한 문셀의 경우가 좋은 예다.
대장균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방사능 처리된 쇠고기 상품 라벨에 ‘방사능 처리됨’ 이라고 명시된 쇠고기 제품이 대장균의 위험을 줄이는 건 사실이다. 미국 식품의약청에서 승인한 이 공정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 이콜라이, O157:H7의 위험을 현저하게 줄인다. 그러나 감소시킬 뿐, 100%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많은 환경단체들은 ‘방사능 처리’된 식품의 안전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한다. 방사능 식품이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연구와 관찰이 더 필요하며, 방사능 처리란, 단지 식품을 오래 보존해 더 많이 팔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쇠고기 보관 온도 확인 제품을 만졌을 때 포장 보관 상태가 충분히 차가운가? 박테리아는 따뜻한 환경에서 더 잘 번식한다. 냉장고 온도를 수시로 확인하고 관리하라. 평소보다 덜 차갑게 느껴진다면 AS 센터에 문의하고,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수리를 받아라.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히면 박테리아에 노출될 위험이 늘어난다. 조리 중 위생 관리 쇠고기를 만지고 썰었다면 살균을 해야 한다. 따뜻한 비눗물에 양손을 비롯해 날고기와 접촉했던 모든 접시와 주방기구를 깨끗이 씻어라. 세제를 이용해서 조리대를 닦아내는데, 스프레이 세제를 사용할 때는 분사 후 2분 가량 기다렸다가 닦아내라.
고기 온도 확인 병원균은 대개 뜨거운 불에 가열하면 죽는다. 고기를 완전하게 익혀 먹을 것을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두꺼운 고깃덩어리를 익힐 때는 속까지 충분히 뜨겁지 않을 수도 있다. 고깃덩어리에 꽂아 쓸 수 있는 송곳 모양의 요리 온도계를 마련하라. | | 마지막 방어선은 바로 당신 2007년을 ‘대장균의 해’로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한 미국 농무부는 ‘소’를 탓하기로 했다. 농무부의 식품 안전 담당 차관인 리처드 레이몬드 박사는, “대장균 검출 검사에 양성 반응을 보인 제품의 양이 지난 3년과 비교해서 올해 약 33% 증가했습니다. 나는 그 이유를 해당 관청의 관리 소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육류 업계가 비위생적인 공정을 거친 탓도 아닙니다. 바로 소가 문제죠.” 엄밀히 말하면 소를 키우는 인간의 잘못이다. 우리가 먹는 고기는 무엇을 먹고 자랐을까? 여물? 옥수수? 레이몬드 박사는 미국 축산업체들이 가축을 살찌우기 위해 값비싼 옥수수 대신 싸구려 사료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가축의 사료를 바꿀 경우, 가축의 장 내에 자연 공생하는 박테리아의 종류 또한 변화합니다.” 에탄올 생산에 옥수수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가축 사육장에서는 저렴한 곡물을 사료로 쓰게 되었다. “우리는 싸구려 곡물 사료를 먹은 소의 25%에서 대장균 O157:H7의 발생 빈도가 2배 더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교의 미생물학과 교수인 T.G. 나가라자 박사의 말이다. 나가라자 박사는 곡물 사료와 대장균 O157의 수치 증가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증명하는 3개의 연구를 진행했다.
레이몬드 박사는 대장균 수치 증가의 원인으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바로 환경적인 변화입니다. 작년 미국 중서부는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려서 홍수가 일어났습니다. 사육장들이 홍수 피해를 입으면 가축들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가축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장균의 수치 또한 동반 상승합니다.” 홍수 피해를 입은 가축 사육장에 대한 레이몬드 박사의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가축 내 대장균 유기체의 증식을 유발하는 가축 사육장의 환경 요인 중 하나로 습하고 진흙처럼 축축한 축사를 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가축의 대장균 오염이 평소보다 왜 유달리 많이 발생하였는가에 대한 설명이 될 뿐, 궁극적으로 쇠고기 공급 유통 중에 왜 대장균에 오염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은 못 된다.
미국 조지아 대학교의 식품 안전 센터 소장이자 세계적인 대장균 및 병원체 관련 권위자 중의 한 명인 마이클 도일 박사는 또 다른 이론을 제시한다. ‘선무당’ 이론이다. “특히 도축 공정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휴가 기간 전후에, 숙련된 기술자가 덜 숙련된 기술자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박테리아의 오염 빈도가 증가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리고 2007년에는 경찰들이 도축장들의 불법 노동자들을 불시 단속하는 바람에, 도축 공정에 덜 숙련된 기술자들이 대체 투입될 수밖에 없었던 사건도 있었죠.” 도일 박사의 말이다. 어쨌거나 제대로 된 검역 시스템만 자리 잡고 있었다면 이렇게 쇠고기의 대장균 오염 빈도가 증가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유통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따질 만하다. 그리고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법 규정의 제정과 상관없이, 대형 육류 포장업체들이 모든 고기의 대장균 오염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대장균 O157:H7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2차 육류 가공 업체들이 고기에서 대장균이 일부 검출될 수도 있다는 가정 아래 작업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로 제품에 일부 대장균이 검출될 수도 있다는 가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쇠고기를 반드시 익혀 먹으라고 권장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국제 식품 안전 네트워크의 과학 분야 디렉터이자 병리 생물학 조교수인 더그 파월 박사의 말이다.
우리가 미국 쇠고기 리콜 사태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 바로 그런 기본적인 가정일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70%를 단 4개의 기업에서 도축 작업을 하며, 그들 기업들이 협박으로 농무부를 무력하게 조종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잊어버려라. 가축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리의 대체 연료 개발 욕구로 인해 값싼 사료로 바꾸면 더 많은 대장균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이론들도 제쳐둬라. 소비자로서 우리가 마음속에 기억해둬야 할 사실은, 쇠고기는 도축장에서 오염될 수 있으며 우리는 마지막 방어선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배설물로 인한 오염은 언제든지 계속해서 일어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햄버거 속 점원이 우리가 주문한 햄버거를 가져다주었다. 아주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세계적 패스트푸드 체인의 메뉴 사진과 똑같은 형태다. 내 버거를 만든 고기가 어디에서 생산된 것인지를 알기는 불가능하지만, 확률적으로 대규모 포장 공장 중 한 곳에서 생산되었을 것이다. 햄버거 패티를 잘라서 그것을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잘 익은 것처럼 보였지만, 몇 도 온도에서 익혔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다. 나는 분명한 육식주의자이다. 나는 쇠고기를 아주 좋아하고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정부에서 새로운 조치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해당 관청에서 대장균 오염 제품을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포장 업체들을 폐쇄시키기 시작하고, 육류 업계 스스로 도축장에서 가축 배설물이 고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방법을 찾아낼 때까지, 어쨌거나 모든 것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도박일 뿐이다.
생각해봐…!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진실 패스트푸드 기업의 비도덕성이나 패스트푸드의 영양 불균형은 익히 들어온 이야기겠지만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입이 떡 벌어진다. 지금껏 단지 칼로리만 높은 줄 알았다면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책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를 읽어라. 이것이 단지 미국만의 이야기일까? 맛있는 햄버거를 찜찜하게 만드는 몇 가지 비밀을 정리했다. 참고자료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
1 이미 만들어진 음식 빠른 음식, ‘패스트푸드’를 만들어내는 매장은 작은 공장과 같다. 버거, 닭고기, 감자튀김은 모두 냉동 상태로 맥도날드 매장에 도착한다. 음식은 조리가 아니라 ‘조립’된다. 버거킹에서는 냉동 햄버거 패티를 90초 만에 굽는다. 맥도날드의 오븐은 세탁소의 프레스기처럼 생겨서, 햄버거의 양쪽 면을 동시에 구워낸다.
2 ‘맥잡’이라는 신조어 패스트푸드 식당의 엄격한 규정은 음식 맛을 항상 똑같게 유지하고 주문받은 걸 빨리 만들어내는 데에 도움을 준다. 패스트푸드 매장에는 ‘노하우’가 필요없다. 시키는 대로 맡은 일을 처리하면 된다. 기술이 없는 사람은 싸게 고용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에서 매니저급을 제외하면, 일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10대다. 그래서 ‘맥잡McJob’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네이버 국어사전에도 나오는 말로, 보수가 낮으면 승진의 기회가 없는 일자리를 말한다.
3 튀긴 냉동감자를 다시 튀긴다 최초의 맥도날드에서는 매일 아침 신선한 감자를 씻어서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썰어 튀겼다. 그러나 매장 수가 늘어남에 따라 감자튀김의 질을 지키기가 어려웠고 껍질을 벗기고 썰고 튀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미리 익혀 냉동한 감자는 뜨거운 기름에 넣었다 빼면 맛이 좋아졌다. 1966년부터 맥도날드는 냉동감자튀김을 팔았다. 생감자 대신 냉동을 쓰니 경비가 훨씬 줄어들었고, 햄버거를 만들어 파는 것보다 이윤이 컸다. 전세계 감자튀김의 90% 이상이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팔린다.
4 감자튀김이 감자보다 맛있는 이유 맥도날드는 오랫동안 이 감자튀김을 콩기름 7%, 쇠기름 93% 비율의 튀김기름에서 튀겨냈다. 맛은 좋았지만 햄버거보다 더 많은 포화지방을 함유하게 되었다. 의사와 영양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1990년에는 쇠기름을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고 대신 ‘천연 향료’인 ‘쇠고기향’을 첨가했다. 버거킹에는 ‘닭고기향’을 첨가한다. 정말 몰랐다고? 패스트푸드 매장의 딸기 밀크셰이크에는 딸기가 없다. 인공화합물로 만들어낸 ‘딸기향’과 인공색소가 들어 있을 뿐.
5 설탕 10티스푼의 당분이 든 음료 세트메뉴는 언뜻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햄버거와 감자튀김, 음료를 포함한 세트는 각각의 가격을 더한 것보다 훨씬 싸다. 언뜻 횡재한 것 같지만 감자튀김, 청량음료는 이윤이 엄청 남는 장사다. 청량음료에는 당분과 인공화합물로 만들어낸 향과 색소가 잔뜩 들어 있다. ‘액체로 된 사탕’이나 진배없고, 다량의 카페인도 들어 있다. 그러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는 청량음료 외에는 다른 선택이 거의 없다.
6 햄버거 패티의 위험한 고기 맥도날드는 미국 최대의 쇠고기 구매자다. 모두 냉동 분쇄육이다. 패스트푸드 햄버거의 고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넓은 벌 동쪽 끝에서 평화롭게 풀을 먹고 자란 얼룩빼기 황소에게서 온 것이 아니다. 이 소들은 콘크리트 여물통에서 성장호르몬이 포함되어 소를 빠르게 살찌우는 곡물을 먹으며 똥 무더기 속에서 자란다. 0157균은 여물통에도 살 수 있고, 똥 속에서도 90일까지 산다. 도축장에서도 고기가 오염될 여지는 크다. 내장을 분리하는 작업자는 하루에 소 60마리의 내장을 떼내기도 하는데, 잘못하면 세균으로 가득찬 위 내용물이 고기 위로 쏟아진다. 많은 고기를 처리할수록, 빨리 해낼수록 오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O157에 감염된 단 한 마리의 소가 같은 도축장에서 만든 15톤의 쇠고기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7 닭고기도 마찬가지 뼈 없는 닭고기 맥너겟의 재료가 된 닭도 다르지 않은 형편이다. 너겟을 만들려면 살코기가 많이 필요하다. ‘미스터 맥도날드’라는 새 품종의 닭이 만들어졌다. 유난히 큰 가슴을 가지고 있는 이 닭들의 생명은 길어야 40일이다. 닭 사료는 무엇이든 싼값에 살 수 있는 것이다. 소 도축장의 찌꺼기도 섞이고, 닭이 이미 죽은 닭의 부스러기를 먹기도 한다. 자랄 때까지 햇볕 한번 못 본 닭은 죽어서 갈린다. 갈아놓은 닭고기를 식용 접착제로 뭉쳐 작은 덩어리로 만든 다음 빵가루를 입혀 튀기고 냉동해서, 먹기 전에 다시 튀긴다. 그것이 당신이 먹는 너겟이다.
8 <슈퍼사이즈 미>의 경고 패스트푸드를 만들어냈고, 지금도 가장 많은 패스트푸드를 소비하는 미국은 세계 최고의 비만국가다. 세계적 이슈를 만들고 국내에서도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사이즈 미>을 떠올려보라. 감독 모건 스펄록이 한 달 내내 지방과 설탕이 잔뜩 든 맥도날드 음식만 먹자, 그의 간은 기능 장애를 일으켰다. 대신 밥과 된장찌개를 한 달 내내 먹었다면 그의 몸이 그리 망가졌겠는가? 31살의 환경 운동가 윤광용이 한국판 <슈퍼사이즈 미>를 검증하겠다고 나섰지만 예정된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24일 만에 중단되었다. 건강상의 상당한 위험신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햄버거, 감자튀김, 청량음료 외에도 패스트푸드의 이른바 ‘웰빙’ 메뉴도 먹었지만 3주만에 몸무게가 3.4㎏ 늘어나고, 실험 전 22U/ℓ였던 간효소수치GPT가 정상범위인 4~43을 훨씬 벗어난 75로 뛰어올랐던 것이다.
9 우리나라의 패스트푸드에서 유통되는 쇠고기는 대부분 호주산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버거킹의 쇠고기 패티는 뉴질랜드와 호주산 쇠고기이며, 맥도날드는 호주산 쇠고기만을 사용한다. 닭고기는 거의 국내산 닭고기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 패스트푸드의 웹사이트를 방문해도 원자재 표기를 찾는 일이 쉽지 않고, 처음부터 누락되어 있는 경우는 더 많다. 주요 패스트업체 5곳의 서울 시내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하며 원산지를 물어봤지만 점장 조차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일일이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해서야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먹는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들이 어디서 온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패스트푸드는 휴게 음식점으로 분류되어 원자재표기법에서 벗어나 있다. 환경정의와 같은 환경단체들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영양 성분과 원재료를 표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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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먹지마세요. 쥐박이한테 양보하세요.
뉴라이또 이제 디졌다 ~ 맥도날드는 물론 웬디스/버거킹/잭인더박스 ...등등...소송들오면.....컥 !!
왜 안전하지 않냐면요....음....미국산 30개월 이상 소에 내장까지 갈아 넣었기 때문이에요...임헌조 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믿어야죠!!
정부측 사람이라서 이제 괴담이라고 말도 못하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