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근대는 식민지 근대였다는 과격한 발언을 차치하더라도, 많은 도시들이 식민지라는 경험을 갖고 있고 그 경험은 현대의 도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식민도시라는 표현은 고대에도 있었던 것이지만, 근대의 식민지 도시는 지배-피지배, 계획-일상, 문화(문명)-야만, 오리엔탈리즘-옥시덴탈리즘, 메트로폴-콜로니 등등 여러 가지 쟁점어린 이중적 주제들을 갖고 있다. 이 이중적 주제들은 칼 마르크스의 다음과 같은 글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영국은 인도에서 두 가지 사명을 달성해야만 한다. 하나는 파괴의 사명이고, 다른 하나는 재생의 사명이다. 낡은 아시아를 파괴하는 것과 서구 사회의 물질적 기초를 아시아에 마련하는 일이다.” (칼 마르크스, 「영국의 인도 지배의 장래 결과」) 그런데, 자력으로 근대사회를 이루지 못한 우리는 식민지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놓고 상반된 시각들을 갖고 있다. 그 시각들은 내재적 발전론이나 식민지 근대화론 같이 식민지 도시를 이념화하는 것이기 쉬웠다. 이러한 시각들은 근대를 좋은 것이라고 본다는 입장에서는 공통점을 갖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최근에는 식민지 시대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나름대로 문화가 있었다는 탈이념적인 성격의 연구들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2007년 3월 학술발표회에서는 식민지 도시를 중심에 놓고자 한다. 그래서 주제를 “식민지 도시의 근대”로 정하였다. 이 주제는 식민성과 근대성을 모두 아우르는 것인데, 이번 학술발표회에서는 그러한 성격들이 실제의 도시와 건축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가를 살피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한국과 일본에서 한국?대만 등지를 연구대상으로 삼아 식민지 도시를 연구하고 있는 저명 학자들을 각각 초청한다. 또한 토론자로는 식민지 근대도시와 식민주의, 식민성, 근대성, 일상성 등의 주제에 관한 권위자들을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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