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개발을 위시한 어른들의 거짓과 음모 속에서
진실을 마주한 아이들의 선택
발전과 개발, 재난과 책임의 경계선에 선 우리들
등단 이후 꾸준히 판타지와 SF를 통해 인간들의 욕망, 선과 악의 대립 등을 날카롭게 그려 내고 있는 전성현 작가의 장편 동화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비밀의 행성 노아』는 우주 개발 시대를 다룬 SF 장편 동화다. 소행성 노아를 배경으로 새로운 우주를 꿈꾸는 인간들의 끝없는 욕망과 탐욕이 어떤 재난을 불러오는지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유한한 자원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자원을 찾아 우주로 눈을 돌린 지구인들은 소행성 노아에 우주 개발의 전초 기지를 건설하고 그들의 계획을 치밀하게, 오차 없이 실행시켜 나간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재난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공공의 이익과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숨겨졌던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의 민낯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한 노아는 산소와 물을 제공하는 얼음과 에너지원이 되는 광석 쥬피튬을 가득 품고 있는 행성이다. 지구에서 노아를 우주 개발을 위한 전초 기지로 삼은 이유는 풍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쥬피튬이 많이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출발한 우주선은 노아에서 쥬피튬을 공급받고 더 먼 우주로 항해한다. 하지만 인간의 손에 의해 건설된, 무결점하다고 믿었던 행성 노아의 모든 것들이 서서히 파괴되고, 그 혼란 앞에서 지구인과 행성인, 그 생명체를 바라보는 인간과 과학자의 시선, 생명에 대한 존엄과 과학적 욕망들이 끊임없이 충돌하며 생명과 인류 앞에 무엇이 더 가치 있는 결정이고 선택인지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욕망이 부른 재난 앞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소행성 노아에서는 생명 과학과 식량 자원 연구를 진행하며 심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해왕성 탐사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람 외의 생명체는 연구소에만 존재하며 인간들의 거주지는 지상에 건설된 타워 돔과 얼음 밑에 만든 아이스 돔이다. 대부분의 생필품을 지구에서 공급 받는 데다가 타워 돔과 아이스 돔으로 제한된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편할 것 같지만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에 사람들은 큰 불만 없이 만족해한다. 하지만 빈틈없이 설계되고 조직된 곳에서 평온한 삶을 누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태양 폭발로 우주를 떠돌던 운석이 궤도를 이탈해 노아와 충돌한다. 운석 여러 개가 행성에 떨어지며 촉발된 일촉즉발의 사건들이 행성 노아와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 앞에 위기를 몰고 온다.
뜻밖의 재난은 아이들을 어둠과 위험과 불안 속으로 떠밀고 행성의 시스템은 더 이상 아이들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 특히 행성에서 태어나고 자란 행성의 아이들은 처음 겪는 재난 앞에서 어른들과 당국의 지시를 따르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자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하기에 이른다. 행성의 첫 번째 아이 수리는 운석 충돌로 거주지인 아이스 돔에 균열이 생겨 임시 거주지가 마련된 타워 돔에서 지내던 중 우주 식량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모로 연구원이 준비한 자신의 열세 번째 생일 선물을 받기 위해 아이스 돔 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아이스 돔이 복구되기까지 타워 돔을 떠나지 말라는 당국의 지침을 어기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수리가 모로에게 받고 싶은 선물은 무엇일까?
수리는 아이스 돔으로 향하는 기차의 승차 허가가 나지 않자 기차에 몰래 숨어들고, 자신처럼 몰래 탑승한 또다른 행성의 아이 라임과 만나게 된다. 라임은 운석 사고가 있던 날 아이스 돔에 남은 엄마와 연락이 닿지 않자 엄마를 찾아 나선 것이다. 아이스 돔에 가겠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함께 움직이게 된 수리와 라임 앞에는 만만치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유령 도시처럼 텅 빈 거리는 사람들이 급히 빠져나간 흔적들만 가득하다. 모로 연구원을 만나기 위해 수리는 아빠가 일하던 우주 식량 센터로 향하고 그곳에 숨겨진 끔찍하고 잔인한 비밀들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이 숨겨진 연구소에서 마주한 진실 앞에서 수리와 라임과 모로는 새로운 걸음을 내딛기로 결심한다.
차례
1. 행성의 아이
2. 운석 충돌
3. 아이스 돔으로
4. 멈춰 선 도시
5. 의문의 연구소
6. 돌연변이
7. 찾아야 할 사람
8. 수상한 거리
9. 드러나는 비밀
10. 낯선 생명
11. 에너지 발전소
12. 쥬피튬
13. 괴물
14. 지켜야 할 생명
15. 그리고 우리
전성현 (지은이)
판타지와 SF 그리고 진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다.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잃어버린 일기장』 으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사이렌』 『두 개의 달』 『어느 날, 사라진』 『일 년 전 로드 뷰』, 청소년 소설 『데스타이머』 등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는 『정의로운 은재』 『미스터리 클럽』 『지구 불시착 외계인 보고서』 등이 있다.
건축을 공부하고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그림책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어서 오세요! ㄱㄴㄷ 뷔페』 『파란 분수』 『꼭꼭 숨었니?』가 있고, 『경성 기억 극장』 『나는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 등에 그림을 그렸다. 건축과 과학, 역사를 좋아한다.
첫댓글 김도식 간사님, 책소식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어떻게 이렇게도 멋진 동화를 썼을까요? 축하합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