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굉장히 인상에 남는 영화 였었거든요..제게는..~~
다소 길 수 있지만, 그냥 봐 주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 저는 영화 번개로 '갱스오브뉴욕'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두번째 보는 영화 였지만, 한 번 더 꼭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했지요..
영화가 좋은 영화인가 나쁜 영화인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뭐니뭐니 해도 영화를 보고 나온 직 후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것도 하나의 척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주 쓰레기가 아닌 경우, 제가 나누는 기준으로는 영화를 보고난 후 관객의 반응이 '아~' 와 '흐흠~' 으로 구별 되는 거라고 여기는데 '아~' 라는 말을 쓰게 되는 영화는 그 영화 괜찮았구, 내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괜찮았어...좀 어렵지만 이해할 만 하더라...이런 거 겠지요...이런 수준이면 사람들은 '아~' 라는 표현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흐흠~' 은 성격이 다르죠.
분명히 무언가 괜찮은 영화이기도 하고, 좋기는 한데 생각할 수록 불편하기만 하다...무슨무슨 이야기는 분명히 하려고 했었다는 건 알고, 이제까지 자기가 아는 영화 기준으로 봤을 때 괜찮은 부류는 맞지만, 생각할 수록 내용이 어지럽고 정리가 안됩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지끈 거리는 머리에서 사고를 멈추고 사람들에게 이렇게 얘기하죠..
'함 봐~ 근데 책임은 못진다..'
비단 저의 경우만 아니고 영화가 영 쓰레기가 아닌 한, 적어도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 영화의 한에서는 다들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겁니다.
'갱스 오브 뉴욕' 은 후자의 경우이지만, 아주 미묘한 후자의 경우인 것 같습니다.
이미 감독인 '마틴 스콜세지' 는 타란티노 만큼 스타일리쉬 하고 현란한 액션은 아니나 투박하면서도 혼이 살아 있는 자신 만의 폭력 미학을 이 영화에서 보여 주었고, 미국 역사의 제기와 문제 의식의 발흥, 아울러 영화를 풀어내는 문법은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의 틀을 고묘하게 넘나 듬습니다.
이미 '택시 드라이버' 와 같은 영화에서 부터 최근작들에 이르기 까지..적어도 제가 본 마틴 스콜세지는 가끔 엉뚱한 구석으로 흐르는 경향도 있습니다('쿤둔' 같은 계열..)
그래도 '미국' 이라는 나라를 한발짝 물러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 보는 점은, 우디 알렌이나 올리버 스톤의 영화적 표현 방식과는 다르지만 그만의 독특한 방식을 만들어 왔으며, 그 스타일은 이 영화에 이르러 절정에 이른 것 같더군요. .
크...여기까지 잘 읽어 오셨습니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영화 얘기를 하지요.
영화는 크게 두 가지 스토리가 겹쳐 지며 전개 됩니다.
하나는 주인공인 암스테르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제니(카메론 디아즈), 도살광 빌(다니엘 루이스) 의 이야기 이지요.
영화 처음 시작에 암스테르담은 어린 소년으로 나오는 데 그의 아버지였던 신부 '발록'은 아일랜드 이민 계열을 대표하고 세력을 규합하는 신부이자 전사 입니다.
한 손에는 검을 들고, 한 손에는 켈틱 크로스 - 기독교가 아일랜드로 전파되며 형성된 십자가, 십자가 중앙부분에 태양을 상징하는 둥근 테두리가 둘러쳐져 있음 - 를 들고 사람을 이끄는 '발록' 신부의 아일렌드 이민자들은 당시에 영국의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아일랜드 대기근' 이라는 지독한 흉년을 피해 미국땅으로 건너오게 됩니다.
이들 '이민자들' 은 돈도 없고, 희망 보다는 절망을 피해 미국을 건너온 사람들이지요. 그리고 이들의 규모는 종래에 미국에 거주하고 있던 '토박이들' 에게 직장과 경제적인 생활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커져 갑니다.
원래 거주하고 있던 '토박이들natives' 은 이에 맞서 이민자들을 핍박하고 자신들의 보수적인 위치를 지키고자 합니다.
이들은 영화에서 '도살광 빌' 이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뭉치게 되죠.
이 두 세력이 1846년에 뉴욕의 '파이브 포인츠' 라는 구역을 차지 하기 위해 싸우게 되죠.
그리고 여기서 희생당한 발록 신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어린 '암스테르담'은 성인이 되어가며 수많은 역경을 겪게 되고 결국에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일어서서 빌과 맞서게 됩니다.
이게 가장 큰 줄거리 입니다.
또 다른 하나의 줄거리는 그 당시의 배경과 연결되는 줄거리인데, 앞서 아일랜드 이민계 세력과 미국 본토 토박이 세력들이 '파이브 포인츠' 라는 구역에서 서로 세력을 확장 시키려는 무렵, 미국은 남북전쟁의 포화에 휩싸입니다.
영화가 많이 헷갈린다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대체로 이 역사적 사실에 대해 배경 지식이 없어 많이 당황하시더군요. 몇 가지만 알면 간단합니다.
이 당시 미국은 북부의 '공업지대' , 남부의 '면화지대' 라는 양 극단의 경제 체제가 나뉘어져 있었는데 경제 체제 상 북부는 공업 지대로 믾은 노동자들이 필요했고, 남부 역시 면화를 손으로 수확해야 하는 노동력이 필요했지요.
문제는 북부의 경우, '산업 노동자' 라는 개념으로 정식으로 임금을 주는 노동자를 고용한데 반해, 남부는 흑인을 중심으로 한 노예 노동이 강했고, 자연히 인권적인 침해도 심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겹쳐 발생한 남북전쟁은 처음에는 노예의 해방이 목적이 아니라 남쪽과 북쪽의 산업 구조 간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쟁 초기에는 남부의 연합군들이 북부를 몰아 부치는 경향이 강했죠.
그래서 북부의 대통령이었던 링컨은 차선책으로 모자라는 군인들을 보충하고, 북부군에게 전쟁의 합당한 명분을 제시하여 사기를 높이기 위해 '흑인 해방' 을 내걸고, 자신 들을 자유와 민권을 위해 투쟁 한다는 이름을 걸어 그 정당성을 확보했답니다.
그 덕택에 북부는 흑인들의 지지를 얻고 정당성 부분에 차츰 지지를 받아 전쟁의 승기를 잡게 되어 가지만, 문제는 초창기에 노예 해방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북부 백인들의 반항이 심했다는 점이지요.
흔히 우리가 알기에는 남북전쟁 당시에 '남쪽 = 노예' , '북쪽 = 노예 해방' 의 이중적 공식만 생각하지만, 당시 미국 백인들은 남북부 통틀어 노예 해방에 회의적인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도살광 빌' 이 이끄는 북부의 토박이들도 징병제와 노예 해방으로 전쟁 후, 자신들이 잃어 버릴 이득에 대해 골몰하게 되지요..
영화 마지막에 일어나는 뉴욕 거리의 폭동은 그런 역사적인 배경에서 쌓아고 쌓인 불법 징병문제와 시민의 불만이 폭발한 대사건 중에 하나 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두가지 이야기는 영화 처음에 발록신부의 '아일랜드 계열파(Dead Rabbit으로 대표되는...)' 와 빌의 '토박이파' 의 대립을 이어 받아 발록 신부의 아들인 암스테르담의 '아일랜드 계열파' 와 '토박이파' 의 대립을 이끌어 가죠.
아울러 영화 내내 또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의 축인 남북 전쟁의 이야기도 결부되어 마지막에는 뉴욕 폭동에 관한 얘기와 파이브 포인츠를 둘러싼 두 세력의 얘기가 함께 만나게 됩니다.
결과는....
아시는 분만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영화 보시길...
단지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번에 아카데미 상 후보로 오른 영화 중에서 이 영화를 따라갈 만한 영화는 없다고 자신합니다.
(그 나마 기대했던 '어바웃 슈미트' 도 보고 나니 이 영화가 없었다면 아카데미를 노려볼 만 하다고 여겼지만.......)
두 가지 이야기가 서로 다른 평형선을 그리다 결국에는 만나게 되는 이 영화의 줄거리는, 지금 우리의 관점으로는 다소 생소하고 역사적 배경을 모른다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뛰어나며 꼭 보아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뉴욕이 이렇게 탄생하였다' 라는 그런 스토리가 아니라 뉴욕이라는 하나의 도시에서 살아나간 인간들의 '처절한 이야기' 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악인이 없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얼마나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는지..마틴 스콜세지는 마지막 전투 이전 '암스테르담' 과 '빌'과 '귀족 가문' 이' 같은' 하나님에게 진심으로 자신의 신념을 기도 드리는 장면을 계속적으로 오버랩하여 보여 줌으로써, 역사에는 진정한 악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얼마나 신념에 충실히 살아 왔는지를 우리가 평가해 보아야 한다고 관객에게 말을 걸어 옵니다.
개인적으로 다소 지겨울 수 있지만, 꼭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관객 스스로가 자신을 파헤쳐 들여다 볼 수 있을 때, 이 영화는 어쩌면 지겹다기 보다는 하나의 큰 감동으로 마음 속에 기억될 지 모릅니다.
언제나 우리의 인생은 칼날의 피를 닦지 않고 그 피를 스스로 바라보며 걸어야 한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를 보면 이 말이 이해가 가실 겁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든 보지 않든, 저는 '갱스오브뉴욕' 이라는 영화를 이 글을 지금 읽으시는 님께 알리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 합니다.
[작성자 변] 그런가요? 스콜세지의 이름에 부족할 만큼은 아니었던듯...오히려 미국 역사라는 생소한 주제를 관객이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따라가느라 스콜세지의 스타일은 간과해 버리는 오류를 범하시진 않으셨었나 모르겠습니다. 스콜세지의 이름에 한참 부족하다는 말은 다소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 ?
첫댓글 저, 죽는 줄 알았는 데 지겹고 재미없어서 -_-
영화는 그럭저럭 볼 만했는데 아무래도 스콜세지의 이름에는 먼가 한참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영화였는데....
정말 기대하고 봤는데...내용이 빈약한것 같다는 느낌이 컸던것 같아요~~ 웃기지않은 코미디를 봤다고 해야하나???
저는 그저께 봤는데요, 전혀 지루하지 않게 봤답니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구요. 스콜세지를 좋아해서 그런가...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가... 여하튼 전 괜찮았습니다.
님의 글을 읽고 가서 그런지, 전 지루하지 않고 잘 봤어요.감사감사^^ 그리고 드는 생각 하나? 뉴욕의 역사가 한편의 세계적?인 영화가 된다는 사실에 당황시럽기도 하고, 그나라의 위상을 느꼈답니다. 중간중간 장면빼고는 끝까지 그렇던데...잘못봤나여?...ㅎㅎ
[작성자 변] 그런가요? 스콜세지의 이름에 부족할 만큼은 아니었던듯...오히려 미국 역사라는 생소한 주제를 관객이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따라가느라 스콜세지의 스타일은 간과해 버리는 오류를 범하시진 않으셨었나 모르겠습니다. 스콜세지의 이름에 한참 부족하다는 말은 다소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 ?
종달새님 말씀에 일리가 있다구 생각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