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아들놈 군대 보내고 와서 저의 카페에 썼던 글을 오늘 우연히
여기저기 게시판을 뒤지다가 발견했습니다.
이미 아들놈이 전역한지도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읽어보니 그때 아들놈 군대보낼때 마음이 새롭습니다.
지루하시겠지만 혹시라도...꿀단지 그때 마음과 공감하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 부탁드리구요.
비토는 싫습니다.
8월2일 아침이 밝았나 보다.
집사람이 일어나라고 깨운다.
다른때 같으면 집사람이 깨워도 금방 일어나지 않던 내가
벌떡 일어났다....
"지금 몇시야?"
라고 집사람에게 먼저 물었다...
"지금 6시에요"
집사람이 대답했다.
"동근이 하고 수연이는 일어났어?"라고 물었다.
"예,일어나서 지금 씻고 있어요"
드디어 내차례가 되어서 간단한 샤워를 하고
출발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휴가철이라서 도로가 많이 막힐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일찍 출발하기로 얘기하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자리에 들어서 잠이든 시간은 새벽3시였으니
겨우 3시간 밖에 눈을 붙이지 않아서인지 눈이 무척
피곤했지만 눈을 비비면서 샤워를 마치고...
아침 일찍 7시에 집을 나섰다...
옆자리에 집사람이 타고
뒷자리에 아들 동근이 딸 수연이가 탔다...
수연이는 지금 고3 수험생이라서 방학인데도
학교에 가야 하지만 오늘만은 오빠 군입대 하는데
같이 가서 배웅한다고 해서 따라나섰다...
수연이 한테는 미안함도 있었지만 그래도 오빠를
생각해 주는 마음에 고마움이 가득했다...
망우리 고개를 넘어서 구리시로 접어들었는데
아침 일찍이라서 그런지 도로는 한산하고 막힘이 없었다..
남양주시를 지나고 마석 화도 그리고 대성리 지나서
청평 가평 강촌 의암댐지나서 청평댐까지....
예전에 온집안 식구가 함께 낚시나 물놀이 가기위해
달렸던 길이건만 왜그렇게 오늘은 기분이 유쾌하지 않은지...
춘천 102 보충대 목적지가 가까워 갈수록 자동차의 속도 게이지는
올라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80키로 속도로 달려도 늦다고 했는데
오늘은 속도 게이지가 60키로를 넘지 않는다..
너무 느리게 달렸나 보다..
백미러를 보니 내차 뒤에 졸졸졸 따라오는 차가 10대가 넘는다...
커브길이 많아서 추월을 하지 못하고 내뒤만 따라오는 모습을 보니
무척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추월하라고 오른쪽 갓길로 붙어서 추월해 가라고 했다..
하나 둘씩 내차를 추월한 차들이 10대가 넘었는데
나를 추월하고 나서는 기분좋게 쌩쌩 달리더니만
나의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그렇게 천천히 갔지만 신북읍 용산리 102보충대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도 아직 안된 시간이었다...
부대를 확인하고 다시 차를 돌려서 예전에 식구들과 갔던
소양댐으로 향했다...
거기 소양호에 가서 식사를 하고 시원하게 쾌속정 모터보트라도 한번
태워주고 싶은 마음이 아버지로서 간절했던것 같다...
10시에 도착한 소양댐 휴게소에는 손님이 몇명이 안되었지만
아침 일찍부터 식사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우리 4식구도 자리잡고 거기서 매운탕을 시켜놓고
음식나오기를 기다리렸는데...
막상 음식이 나왔는데 맛있어야할 매운탕이 왜그렇게
맛이 없고 목에 넘어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군대가는 아들 동근이에게 많이 먹으라고 자꾸 매운탕 고기를
더 담아 주었지만 녀석도 목에 넘어가지 않는듯...
"아빠 더 못 먹겠어"
라고 말을 하길래 내 손이 어찌 할수 없어
"여보 당신도 많이 먹어"라고 하면서 집사람 접시에 담아주었다..
난 밥맛이 없어서 숱가락을 놓고 담배를 꺼내 들었다...
집사람도 역시 밥맛이 없었겠지만 아들 보란듯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담배 물고 밖으로 나왔다..
소양호를 바라보니 예전에 와서 보았던 모습 변함이 없었지만...
달라진것은 넓다란 공터에 땅다지는 모습으로 보아
새로운 건물을 짓으려는것 같았다..
아들에게 모터보트를 타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기분이 아니라해서 그냥 소양호만 바라보다가 차를 돌렸다...
시간을 보니 10시반이다...
"이제 어디로 깔꺼야?"
딸 수연이가 뒤에서 묻는다....
대답을 못하고...그냥 차를 몰았다..
춘천시내로 접어들었다...
어디가 어딘지 전혀 지리를 모르면서 그냥 달렸다...
또 딸이 걱정이 되는지 묻는다...
"아빠 길알아?"
"아니 몰라 하지만 춘천이 넓으면 얼마나 넓겠냐"
걱정하지 마라고 하고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테니까..
그냥 드라이브를 한시간 하다가 부대로 향했다...
춘천댐을 지나서 다시 춘천방향으로 향하는 중간에
용산리 102보충대에 11시50분에 도착했다..
부대앞 휴게소들의 주차장이 이미 꽉들어차 있었다..
다행히 주차할 공간이 있어서 파킹을 하고 내렸다..
여기저기서 군인수첩이랑 손목시계랑 사가지고 가라고 한다..
필요없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상인들 말을 듣고나니
군인수첩과 시계 그리고 대일밴드는 있어야 할것 같아서 사주었다.
여기저기서 같이가는 친구들이 만나서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동근이는 같이 가서 서로 의지할 친구가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다.
"동근아 너는 혼자 입대날짜를 당겨서 같이갈 친구가 없어서 어쩌냐?"
라고 했더니
"같이 가는 친구 하나 있어...어제 저녁에 친구들이 송별회 할때 만났어"
"그래 정말 잘되었다. 그럼 전화해봐"
"그런데 전화를 안받네"
같이 간다는 친구가 있다는 말에 친구를 찾아보라고 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중에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하고
느릿느릿 군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부대안 계단에 벌써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계단을 비집고 올라가서 중간쯤에 빈자리가 있어서 거기 앉았다.
여군 상사님께서 이미 여러가지를 설명하고 있었는데
말이 울려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놓지지 않으려고 귀를 쫑긋해서 들었다...
드디어 오후 1시 정각 입소식 행사가 진행이 되었다...
3일동안 신체검사를 하고 훈련을 1군사령부 예하 5개 사단에서
각각 분산배치 되어 받는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인제 원통 화천 원주라고 했다...
옛날 30년전 선배들한테 내가 군대가기도 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다"
인제 원통지역에서 군대생활이 그렇게 어려웠다는 말을 들었는데
우리 아들 동근이가 그지역에 배치 될지도 모르게 되었다...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겠지만...
겨울의 추위는 변함이 없지 않으니...
그쪽으로 간다면 더욱 고생스러울 텐데...
그런생각을 하는데...
입소식이 끝나나 보다...
중대장 구령이 떨어졌다...
"장정들 모두 일어나"
그리고 부모님들을 위해 3초가 아~~~
악을 쓰라고 했다...
구령이 적자 다시한번 실시하란다....
그리고 나서는 중대장 말을 따라 하라고 한다...
"부모님 안녕히 가십시오"
"그리고 몸건강하세요"
이제 헤어져야 할 이별의 시간이구나.
아들 동근이 손을 잡았다..
그리고 가볍게 포옹하면서 속삭였다.
"군대 남자라면 다 가는거야...동근이 잘할수 있을거야....
아빠는 믿는다...훈련잘 받고 100일 휴가때 보자"
날짜를 계산해 보니 입대 100째 되는날이 동근이 생일날이었다...
"100일 휴가때가 동근이 생일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니
힘이 없어보였다....
"동근아 힘내~~~아빠가 있잖아~~"
라고 했더니 힐끔 뒤돌아 본다..
여기저기서 엄마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집사람도 눈물을 흘리겠지..
그래서 집사람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내가 앞장서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다 보니 동근이는 저만큼 멀어져 갔다...
"주~동~근~"
하고 크게 소리를 질렀건만 군악대 밴드소리에 묻혀서 들리지 안는가 보다.
모퉁이를 돌아서 멀어져가는 동근이 뒷모습을 더이상 볼수가 없었다..
"자 우리도 갑시다....."라고 말하고
걸어 나오는데 집사람이 나즈막히 말한다..
"동근이 군대 가기 싫대"
"응?....언제 그랬어?"
"아까 부대안에 들어올때"
".................."
순간 가슴이 탁 막히면서 숨이 가빠온다.
이글을 쓰면서 눈물이 저절로 흐르는것은 왜일까?
첫댓글 흐르는 눈물속엔 건강히 잘 지내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 도와줄수없는 안타까움과 매일 볼수도없는 서러움 많은생각이 담겨있었겠지요 짠합니다
그때는 마음이 많이 짠했었답니다...돌아올 때도 그냥 아무 말없이 운전만했던 기억나네요.
제가 아들 102 보충대 데려다 주고 올때 생각이 나는군요...얼마나 맘이 아프던지요....그래도 금방 마치고 오더군요...부모 마음은 다 그렇겠지요.
의정부 306보충대 들어갈때 생각 나는데요....
아드님도 춘천 102보충대로 입대하셨군요...역시 시간 금방가더라구요.
강진님께서 의정부 306보충대에 들어가셨다면 아주 옛날 군대네요.
이글를 보면서 저도 아들 군대 보넬때 생각이 떠 오르네요. 그래도 아들을 차에 태우고 현장 까지 다녀오셨네요. 전 따라 오지 못하게 해서 집에서 배웅했는데 누구나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을거에요. 군인 옷만 봐도 다 내아들같고 보내놓고 1년지나니 마음이 편해지던데요. ..
혼자 기차타고 간다는것을 그냥 데려다 주었지요...같이 가는 친구들도 없어서...동네친구들과 함께 갈수있게 입대 날짜가 정해졌는데...연기했다 방학때 가겠다고 다시 신청을 해서 혼자 보내는것이 마음에 걸렸거든요...제가 군대갈때 78년도에 혼자서 버스타고 가봐서 그때 생각이 났거든요...지금의 집사람이 함께 서천에서 버스탔는데...공주에서 내리라고 했어요....대전까지 따라오지 말라고..
군에보내는부모님마음은어느누구나 다똑같을겁니다...저도5년전에 포항에아들데려다놓코 돌아오는길에 낙시를하는데 괴기가물고 당기는데도 올릴생각도안코있으니 옆에서 하시는분이 고기가물엇어요하며 소리처 그때서 초보라 몰랏어요..하고 핑게를대본적이있지요.......
ㅎㅎㅎ 그러셨군요...그때 마음이 허전하고 정신이 그냥 멍했거든요....그마음 이해가 되네요.
부모마음은 다 같은마음 자식군대 보내는 부모마음은 한결같이 다 똑같은 생각과 마음이지요 내아들은 충청도에서 훈련받고 인제로 떨어졋는대 휴가나오면 데려다 줄때마다 청평을 지나면서 저 물이 빨리 얼다 녹다를 해야 제대한다고 그러드만요 아들들마음 또한 다 같은 마음인가봐요 가기싫어하는 그래도 남자니까 잘하고 나오더이다....남자라면 갓다올건 다 해야 성숙해 지지요
30여년이 다되여가는 옜시절 생각을 꿀단지님의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 해봅니다
저도 군대 갈때 생각이 나서 함께 갔는데...아들놈 제대하고 나서 춘천 소양호에 다시한번 그때를 회상하면서 다시 다녀왔어요.
엄마인 난 집에서 바이바이~누나들이 데리고 훈련소까지 갔지요, 돌아서서 나오면서 누나들이 통곡들을 했다네요, 지금은 직장생활 잘~하고 있지만,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배웅 나오신 어머님들 여기저기서 엉~엉~엉~~~~ 너무 서럽게 우시는 모습을 보고...집사람도 눈물 훔치는것을 보니....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여서 눈물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숙이고 앞장서서 걸었답니다..
저도 아들놈을 5년전에 춘천에 데려다 주었는데... 울마님은 점심 먹으면서 펑펑울고 그걸 보는 저는 화가 많이 나기도 햇답니다. 남자야 맘으로 울지요
아침이슬농장님도 아드님 춘천 102보충대로 입대하셨군요...그날 정말 기분 많이 다운되었었답니다..돌아오는 길도 왜그리 멀게만 느껴지던지...
ㅋㅋㅋ전 울아들 군데 아직보내려면 좀 있어야 하지만 웃으며 보내려고 합니다 *^^******해병대로 보낼낌니다^^~~~부전자전
조헨님께서는 해병대 지원하셨군요...귀신잡는 해병 화이팅입니다...저는 1101야공단에서 33개월동안 삽질만 하다가 왔는데...아들놈도 역시 1170 야공단(?)숫자가 확실치는 않지만 양양 하조대 근처에 있는 공병대에서 근무했답니다...가끔 아들과 군대 얘기하면 소통이 잘되고 옛날생각나서 지금도 이런경우 있느냐고 물어보면 변함없는 부분이 아직도 있더라구요.
꿀단지님 옛날 글이라도 올려 주시니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는 오실 때 이왕이면 최근 글로 하나씩.. 아셨죠
가을사랑님 감사합니다...요즘 얘기 별로 할것이 없어요...
그냥 항상 반복되는 일상이고...그런데 한가지는 올려볼까합니다...
고부간이 되기도 전에...예비 고부간의 신경전...이런글 올리면 아마도 앞으로
예비 친정어머님이나 시어머님 되실 분들께 조금은 호응이 있을텐데...
많이 망설여 진답니다.....
글을 공개하면 개인 프라이버시에 침해가 될수 있는것 같아서 고민중입니다....
어차피 편지글로 시작했으니...글쓰기 2탄도 편지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먼훗날 저에게도 올 날~... 근데 왜 눈물이 나지?...... 우씨 사무실서 컴터보며 울고있는 나...ㅎㅎㅎ
깜장돼지님...눈물을 흘리셨다니 너무 죄송합니다...
너그럽게 용서하시길 바라구요...
그날이 되면 또 눈물을 흘리실거예요...그때 제카페에 글을 올렸었는데...
어느 협력업체님도
훗날 아들 군대 보낼 생각에 엄청 눈물을 흘렸다고 하시더라구요...
누굴 울릴려고 쓴글은 절대 아니구요...그때 착찹했던 심정을 적었는데..
다시한번 죄송한 말씀을 올립니다.
막둥이 306보충데 데려다 주고오면서 맘으로울었구 집에와서 100일휴가 나올때까졍 매일 아들 홈패이지들어가 글쓰던일이 생각나면서 가슴이 울컥해집니다
의정부가 306보충대군요...꿀단지가 논산훈련소에서 훈련 마치고
의정부 망월사 역근처에 있는 보충대가 101보였던것으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306보충대 라고 하는것으로 보아 꿀단지가 101보를 잘못알고 있었나보군요....
꿀단지도 아들놈 군대간 후로....
아들 친구들이 아들 미니홈피에 방문해서 질문한것 한참동안 답변했답니다...
부대주소와 휴가예정일등등...
저는 경남에서 의정부 306까지 갔는데 아들을 보내고 돌아오는길 서울역에서 토하고 머리아프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기차 안에서 거의 실신되더군요. 일부러 담담하려고 했던게 몸이 표현을 하더라고요. 지금 100일 지났는데 이젠 괜찮습니다.
황토방님은 100일 되셨군요....이제는 군복무기간이 더 짧아져서...
아쉽게도 100일 휴가가 없어진것 같더라구요.
첫 휴가 올때까지 걱정이 되었는데 100일 휴가 왔다가니까
그뒤부터는 마음이 놓이더라구요.
군생활 잘 적응하는것 같아서 그뒤부터는 걱정되지 않더라구요.
황토방님 힘내시구요...조금 기다리면 휴가 나올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