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공원
지난주에는 추석 연휴가 나흘 동안 계속되었지만, 중간에 주일이 끼어 있어서
목회자에게는 연휴가 연휴 아닙니다. 연휴라고 해도 설교 준비에, 주보 작성에,
주일 준비로 바쁘기는 다른 주말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도 보통 때 같으면 꼼짝
없이 주일 준비에 바빴겠지만, 교회를 합치면서 한 목사님과 격주로 새벽기도를
인도하고 설교를 맡아서 하기로 했는데 지난주일은 한 목사님 설교 순서인지라
마음 놓고 형님댁이 있는 대구와 조상 산소들이 있는 고향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추석 전날에 대구 근교에 있는 송해 공원을 찾아갔습니다. 송해 선생은가수이자
코미디언이며 방송인으로서 사람들을 울리고 웃겼던 분이고, 30여 년 동안 ‘전국
노래자랑’의 사회를 하면서 ‘국민 MC’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왕성하게 전국을 누비면서 할아버지보다는 형이나 오빠로 불리면서 모든 사람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던 분인데 지난 6월 8일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그 뒤 매스컴에 송해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왔는데 어떤 곳인지 궁금했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598번지에 송해 기념관이 있으며,옥연지(玉淵池)
라는 저수지에 둘레길로 조성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원래 황해도 사람이지만 처가가 달성군 옥포읍이라 이곳에 기념관을 세우고
공원을 조성했답니다. 기념관에는 송해 선생의 일대기와 방송 대본, 육필 원고, 각종
훈장과 기념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기념관은 물론 둘레길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선생이 생전에 불렀던 노래들이 쉼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둘레길을 한 바퀴 돌면서 송해 선생은 키는 작았지만, 그를 통해 수많은 연예인이
발굴되고 키워졌으니 활동이나 마음은 거인이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목사로서 어떤 자취를 남기고 갈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타가 인정할
업적을 이루어 놓은 것은 없으나 열심히는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그것은 내 노력보다
은혜로 살아온 것이니 내 이름보다는 예수님이 드러났으면 좋겠고, 목회 은퇴를 하더라도
후임 목사님을 통해 주님의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기를 소망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