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씨가 월드컵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 산호세를 방문하여 지역 유지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만찬을 베풀었다. 당시 실리콘밸리에는 현대전자 현지법인이 있어 상당히 존경받는 김 아무개라는 전자공학박사가 사장으로 있었는데 정몽준씨는 김박사에게 유력한 정,관계와 체육계의 인사들을 초청하라고 부탁을 한 모양이었다. 대략 30-40명정도의 미국사람들과 교포 몇분이 초대를 받아서 행사를 무난히 치른 모양이었다.
사단은 저녁 식사 직후에 일어났는데 모인 손님들이 헤어지고 뒤에 남았던 교포 대표들 대여섯명이 있는 자리에서 정몽준이 김 박사를 향해서 일갈했겠다.
"야 임마. 오늘 저녁 손님들 그게 뭐냐 이 새끼야. 그것도 손님이라고 불렀어? 밥값이 아깝쟎아. 너 그따위로 현대전자 운영하냐, 이 개새끼야...." 다시 말해 손님의 수준이 자기가 기대한 만큼 미치지 못한데 대해서 화풀이를 한것이다.
문제는 김박사와 정몽준씨는 그날 초면이었고 그는 정몽준씨보다 12살이나 나이가 위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김박사로서는 자기 업무와도 관계가 없지만 같은 현대 집안일이고 나아가 한국을 위한 일이라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나섰으나 자기 분야도 아니고 시간도 촉박하여 산호세 시장등 거물들이 얼굴을 비치지 않은데 대한 화풀이로 똥바가지를 뒤집어 쓴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월드컵 유치를 위해 저녁먹으러 오라는데 만사 제쳐놓고 나올 사람이 어디 그리 많겠나?
그 자리에 참석했던 교포 한분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인데 이 분은 지금도 정몽준 얘기만 나오면 어김없이 그 얘기를 꺼내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정몽준씨가 외교부 장관을 동생다루듯 반말로 꾸짖었다니 그 사정 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