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이 가족에 따뜻한 손길
本紙 보도후 원주시 육상聯 등 온정
속보=홀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미정(가명)이네 3남매 가정의 어려운 가정형편이 본지를 통해 알려지면서(1월31일자 2면보도) 도움의 손길이 훈훈하게 전해지고 있다.
KT 강원본부 사랑의 봉사단은 5일 오전 이장빈 경영지원 상무 등과 함께 원주시 판부면 미정이(13) 집을 방문해 3남매를 홀로 키우는 아버지(42)를 위로하고 생활용품을 전달했다.
KT 봉사단원은 또 오는 8일 미정이네 집에서 집안 가재도구 정리 등 대청소와 집수리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원주시육상연맹(회장 김연식)은 육상선수의 꿈을 지닌 미정이와 동생, 오빠의 운동복을 지원키로 했으며 원주 서경배변호사 사무실은 카드빚 청산을 위한 무료상담과 행정절차를 무상으로 도와주기로 했다. 또 강릉 건설업체는 미정이에게 훈련용 스파이크화를 구입해 주겠다고 나서는 등 희망 담긴 온정이 감동을 주고 있다.
강원도민일보사는 연중캠페인의 하나로 소외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모으기 위한 2006 감동프로젝트 '이 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제로 굿네이버스 강원지부와 공동으로 벌이고 있다. 원주/박창현
강원도민일보 기사 : 2006-02-06
[이 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② 미정이 꿈은 육상선수
세남매를 홀로 키우는 오진해씨가 판잣집 앞 길가에 잔뜩 널어놓은 아이들의 빨래를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원주/박창현
미정(13·가명·원주시 판부면)이의 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100m 육상선수다.
하지만 미정이는 스파이크화를 신고 한번도 훈련해 보지 못했다. 또래 친구나 선·후배 선수들이 신고 달리는 선수용 운동화는커녕 조깅화조차 마땅히 없다. 마치 어린이 만화인 '달려라 하니'의 주인공 신세다.
미정이는 큰 마음먹고 서너달째 용돈을 모으고 있지만 값이 비싼 경기용 운동화를 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미정이 가족은 아빠 오진해(42·가명)씨와 오빠 경민(15·가명), 남동생 원식(11·가명) 등 네 식구. 엄마는 10년 전 원식이가 돌을 넘긴 그 해에 집을 나갔다. 때문에 원식이는 물론 미정이도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다.
어려서 모정(母情)을 모르고 자란 이들 남매에게 부모는 오로지 아빠뿐이다.
미정이가 살고 있는 집터는 아빠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미정의 아빠는 적어도 50년 정도를 한 곳에서 거주한 셈이다.
수년 전 판잣집을 개?보수했다고는 하지만 살림살이를 챙길 식구가 마땅히 없다 보니 집안 살림은 그야말로 엉망이다. 기름값을 아낄 요량으로 쪽방의 보일러는 가동을 안한 지 꽤나 오래다.
요즘은 사춘기로 접어든 장남 경민이의 방황이 심상치 않다. 경민이는 결석은 물론이고 집 밖에서 자고 들어오는 날이 부쩍 늘었다. 나름대로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에 보탬을 주고자 하는 생각이지만 집안 형편에 대한 반항으로 보인다. 한때 경민이를 때려가며 타이르던 아빠도 이젠 포기상태다. 걱정을 하면서도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공사판에서 일하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 오 씨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지난 11월 중순 이후 불러주는 막일도 없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쉰다.
세 남매를 키워보겠노라고 애쓰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신용카드 빚도 1500만원이나 돼 카드사로부터 수십차례 독촉장을 받았지만 갚을 길이 막막하다.
아버지 오 씨는 "먹고 살 걱정보다 아이들의 꿈이 사라져 버리면 어떡하나 걱정을 한다"며 "미정이의 육상선수 꿈이 반드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소망했다.
미정이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작은 사랑을 보내 주실 분은 굿네이버스 강원지부(745-1391?www.goodneighbors.org)로 연락하거나 후원계좌 농협 209-01-538408(예금주 굿네이버스)로 입금하면 됩니다. '2006 감동 프로젝트- 이 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을'은 KT 강원본부가 후원하고 있습니다.
원주/박창현 chpark@kado.net
강원도민일보 기사 : 200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