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같이 10월 마지막 주의 학교 방학을 같이 보내기 위해 역시 1주일 휴가를 같이 가진 남편과 방문한 우리 고향 옆 도시인 안동 방문은 내게 지금까지 몰랐던 한국의 재 발견과 우리 한국인의 정체성을 일깨워준 계기가 된것같다.
행락철이 되어 어디에고 단풍놀이 인파에 감히 방문할 엄두를 못내고 있던차에 친한 친구의 결혼해서 부터 살고있는 역사적인 도시 안동으로의 초대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가장 한국적인것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8월 중순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사실 공식적인 가족 나들이로선 처음인셈이다. 1박2일 예정이었고 사려깊은 친구가 저의 집이나 호텔 편한대로 머물 수도 있지만 옛날 양반집 고옥에서 하룻밤을
지내보는것도 무척 운치가 있을것이며 그분들이 친구 남편의 지인들이라했다.안동이 고향에서 지척이지만 아직까지 영국 여왕까지 방문 했다는 그 유명한 하외 마을,도산서원도 한번 가보지 못한 내게 이 기회는 나를 위해서도 너무나 좋은 기회였다.
처음 타보는 영동,중앙고속 도로에 잘 진입하기위해 운전을 많이 하고 다니는 친구에게 묻고 또 물었다.
신갈에서 영동으로 바꾸고 문막에서 한번쉬고 중부로,그리곤 안동까지.
시키는 대로 했는데 다행히 한국이 땅이 좁은 나라라 진입하고 나가는것이 무척 간단하고 쉬웠다. 치악을 지나면서 단풍에 물든 첩첩으로 둘러싸인 한국의 산야는 얼마나 아름답던지...
서안동 톨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를 따라 안동 시내를 들어서면서 3시간 남짓의 이동이 끝나고 예약해 놓은 서울 일류 식당보다 더 맛있는 안타깝게 이름을 잊었지만(친구는 알고있음)한정식 음식점에서 부터 일정이 시작됐다.
첫번째 방문지는 퇴계 선생님의 15대 후손이고 취암 선생님의 5대 종부이신 안동의 저명하신 한학자이시기도한 이 동수님의 사가였다.원래는 안동댐 수몰 지역에 집이 있었는데 이곳으로 옮기셨다고했다.
한학자이시며 가문이 아무래도 주자학의 대가이신 퇴계 선생님이라 좀 고루하실줄 알았는데 박식하시고 해박한 그분은 시대를 아시고 정말로
우리 민족과 문화를 사랑하시고 아시는 분이셨다.부인과 함께 우리가 떠나오는 다음날까지 우리와 함께 그분의 귀한 시간을 할애하셨다.
함께 하외마을, 국학진흥원, 도산서원, 또 함께 밤을 지냈던 농암 어부가(우리 고등학교때 국어책에있음)의 저자 이현보 선생님의 17대손의 고옥,에서 지내며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우리 한국을 피상적으로 알고 지냈는지,친구도 역시 나처럼 새로운것을 많이 배웠다고했다.
우리 가족이 머물렀던 농암의 17대손의 종가는 수천길 깍아지른듯한 병풍같은 산을 배경으로 낙동강이 굽이처 흐르는데 그 분 얘기론 낙동강 700리 지류중 이곳이 가장 아름답다고했다. 태풍 매미의 흔적이 아직 좀 남긴 했지만 강가에 어우러진 노송나무들 그리고 하얀 백사장 지난 여름에 오지못한것이 정말 서운했다.
어떤 사람들은 공자가 우리나라를 망쳤다고했다. 나역시 어느정도는 그렇게 지금까지 믿고있었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자위주의 가족관계,효를 강요하고,장유유서의
수직적인 복종. 등 내가 알고 있었던것이 얼마나 편협적이고 마치 맹인이 코끼리 만져보듯이, 외국에서 몇년 살다온 한국사람들이 영국사람은 이래요 프랑스 사람은 이래요 하며 월간지 책에 기고한 글들이 안가본 사람들을 호도한것처럼 이번의 안동 방문은 내게 우리나라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단초를 제공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서양의 매너가 아니라 수백년 전승되어온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이다.
물론 학문도 시대에 따라 재해석 되어야한다.
요즘같이 도덕적해이와 붕괴되어 가는듯한 가족간의 유대감,무질만능주의, 정체감의 상실,해체되는 가족관계, 뿌리가 단단하게 붙어있지 않으면 어뗳게 식물이 생존을 할 수가 있는가.
외국에 나가서 새로운것을 보고 배우는것이 결국 무엇을 위한는것인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정신적인 만족감이 없는곳엔 어떤
행복도 느낄 수 없다.
정신적인 만족감은 우리 선비들처럼 끝없이 배우고 익히고 반성하는 곳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자연을 벗삼아.
학이 시습지 불역 열호아( 배우고 익히면 그 어찌 아니 즐겁겠나)
안동같은 도시가있고 또 우리 전통문화를 고수하는 분들이 있는한 우리 한국은 적어도 유지는 되겠지요.
첫댓글 우리민족이 반만년역사를 가지고 지금껏 살아왔는데....
상세히 적어둔 글을 읽으니 옛날에 간것보다 더 새롭다, 안동 양반이라 자랑들 많이들 하지.외국 여행보다 우리나라도 사계절이 있는 아름다운 곳인데도 말이야.영주야! 고마워,,,,
안동하면 하외마을과 탈,도산서원등 고적지와 안동땜이 있다는것만 생각했었지 그속에 숨어있는 참모습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영주씨의 안동방문 기행문을 읽고나서 우리 전통 문화를 다시한번 깨우쳐주는 계기가 돤것 같아요.
영주야 잼있게 즐거운 시간 보내었어 내 마음도 기분이 좋아 안동 하외 마을 너의 남편에게는 한국의 양반들의 옛 역사의 모습이 새로울게야 너의 아이 들도 좋아했겠지
얘들아! 하외마을이 아니라 하회마을이야. 냇물이나 강을 뜻하는 河자와 돌회(回)자. 강물이 휘돌아 나가는 동네란 뜻이야
안동에대한 기행문같다......상세히도 올렸네 평소에꼬리글에 부지런한 영주가 보고싶네........ㅎㅎㅎㅎㅎㅎㅎ
상한씨 정말 고마워, 미처 알아채지 못한것을 그리고 몰랐던 뜻까지 가르쳐줬네. 정말 마을을 감싸고 나가는 낙동강이 꼭 용궁 해룡포 같드라.
친구들 안동에 오게되면 연락하세요. 잘 안내해 드릴께요. 나도 이번에 함께하면서 안동을 새로 보게 되었으니까요. 위의 식당 이름은 '부숙' 시청 입구에 있는데 한정식집 중에서 추천할 만해요.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면 안동가서 차라도 한잔 얻어 마실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