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일반적으로 노인의 빈곤과 질병은 언제나 문제시되고 있으나, 최근 사회적 활동성을 갖고 있는 건강한 노인들이 자기표현과 사회참여의 욕구를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 특히 이제 노년층으로 편입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풍요의 시대를 거치면서 개성 있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사회는 이들의 욕구에 적절히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근자에 노년학(gerontology)의 주요 연구 주제로서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라는 개념이 각광을 받고 있다. 건강관리를 통해 인지능력을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 학습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의미 있는 사회활동에 참여함으로 노년기에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삶을 말한다. 이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개인과 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은 초고령사회에 중요한 과제이다.
‘성공적 노화’와 관련하여 최근 우리 사회의 관심은 ‘신노년 문화’이다. 이제까지 많은 사람이 인식해 왔듯이, ‘성공적 노화’란 노년기가 고독하고 의존적인 것이 아니라 생산적이고 활기차며 긍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문화이다. 어른으로서 자기신념이 있고, 어린이와 젊은이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어 줄 수 있는 자신감이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능력이 있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노인들이 향유하는 문화이다. ‘신노년 문화’는 다양한 영역을 포함한다. 학습과 여행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취미활동, 공연, 스포츠, 시민 활동, 권익 운동, 이웃 돌봄과 나눔 등이 있다. 본인의 취향과 능력에 따라 참여하면서 자기를 계발하고 즐거움을 누릴 뿐만 아니라 공익적인 활동에도 관여하는 것이다. 이런 노인을 ‘시니어(선배시민)’라고 부를 수 있겠다.
우선, 이러한 긍정적인 노년 생활을 위해서는 평생교육(life-long education)이 중요하다. 인생의 후반부에 이루어지는 평생교육은 인생의 전반부에 취업과 사회적응을 위한 정규교육 혹은 직업교육과는 달리 제3기 인생 설계를 위한 것으로서, 새로운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본질과 우주적인 깨달음을 포함하는 교육이다. 전문직에 종사하던 은퇴자에서부터 뭔가 아름다운 삶의 마감을 원하는 촌로에 이르기까지 평생교육의 대상자는 다양하다. 퇴직 준비에서부터 죽음 준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대인관계훈련에서부터 생산적 활동에의 참여에 이르기까지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한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다. 평생교육은 교육대상의 욕구에 따라 재무설계, 건강, 주거문화, 가족, 심리, 문화예술, 죽음, 영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복지관, 지자체, 종교기관 등에서 이루어지는 평생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활기찬 노년 생활을 위해서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품위 있는 노년 생활을 보내면서 가정과 사회에서 진정한 어르신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원봉사는 참여자에게 의사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긍정적 자아상을 형성케 하며,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유지시킨다는 의미에서 활기찬 노년의 필수항목이다. 이는 노년기의 고독과 소외감을 떨쳐버리고 닫힌 삶을 열린 삶으로, 받는 삶을 주는 삶으로, 그리고 수동적인 삶을 능동적인 삶으로 변화시킨다. 자기 연령대 혹은 젊은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아주 의미 있고 신나는 집단여가활동이다. 노인 자원봉사는 ‘과소 이용된 거대한 자원(huge untapped resources)’이라 부른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전체 노인의 6〜7%가 되는데 이를 적어도 2배 정도는 증가시킬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노년기는 생각하고 결심하기에 따라 인생의 가장 축복받는 시기이거나 혹은 가장 불행한 시기이다.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의 노인에 비해 대체로 더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미래지향적인 생활의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베이비붐 세대가 지닌 직업 전문성과 노하우, 그리고 삶의 지혜가 사장되어 버려지지 않도록 사회참여 활동이 확대되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노인의 사회참여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3단계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는 배우기(learning), 둘째는 즐기기(enjoying), 셋째는 가르치기(teaching)이다. LET(즐거운 노년을 許하라!) 전략이다. 즉, 노년 생활을 창의적으로 엮는 방법으로서 본인의 관심 영역을 새로이 배우고, 그다음은 이를 즐기고 나누며, 결국 가르치기에까지 발전된다면, 바야흐로 노인은 생산성이 끊어진 퇴락한 늙은이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진정한 어르신 혹은 스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니어의 출현을 위해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첫댓글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