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동란이 발발했을 때 내 나이 일곱살, 국민학교 1학년때였다.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 아일라(김은자) 역시 일곱살이었다.터키는 1만 5천여명의 군인을 파견해서 미 1군단 예하 미 25사단에 배속해 있었다.그것이 터키 여단이었다. 이 부대는 아군이 처참하게 무너졌던 평북의 군우리 전투에서도 이름을 드러낸다. 그러나 중공군 공세에 맥없이 물러났다는 부끄러운 기록과 함께였다.이때 부모를 잃고 전쟁터에서 홀로된 아일라는 터키군 병사 슐레이먼에게 발견이 돼 슐레이먼은 아일라를 친딸 처럼 전장에 데리고 다녔다.그리고 종전이 되자 그는 아일라를 고국인 터키로 몰래 데려가기 위해 나무 궤짝을 만들어 그 안에 숨겨놓았다가 발각이 되어 홀로 귀국할수밖에 없었다. 이로부터 6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아일라의 아니도 60이 넘고 그러자 우연한 기회에 아버지같은 슐레이먼을 만날수가 있었다.서울 여의도에 있는 앙카라 공원에서였다. 앙카라는 터키의 수도 이름이었다.
2018 세도나국제영화제 관객상, 2017 케이프타운국제영화제 편집상 수상 등 전 세계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울린 감동 실화 ‘아일라’를 연출한 잔 울카이 감독이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작품의 연출 계기를 밝혔다.
잔 울카이 감독은 2015년부터 ‘아일라’를 준비해 2년 6개월여 만에 영화를 완성했다. ‘아일라’는 참혹한 전쟁 속 고아가 된 한국 소녀를 만난 한국전쟁 파병군 ‘슐레이만’이 소녀에게 ‘아일라’라는 이름을 붙여주게 되면서 시작된 세상 가장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을 담은 감동 실화다.잔 울카이 감독에 따르면 그가 ‘아일라’의 연출을 결심한 이유는 두 가지다. 그는 “첫 번째는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연출을 결심했을 당시 이야기 속 두 주인공이 생존해 있다는 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촬영 전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두 사람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고, 그 덕분에 ‘아일라’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영화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전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로 존재했던 두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화라는 점이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며 “그 힘이 관객들에게 더 큰 감동을 전하고,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그는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위안을 받고 인간의 순수한 사랑과 친절이 무엇인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늘날의 세계는 폭력, 인종차별, 정치공작, 욕심, 불신으로 가득 차 있지만, 영화 속 두 사람의 강하고 순수한 유대관계 속에서 꺼지지 않은 희망의 불씨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잔 울카이 감독은 한국 개봉 소감과 함께 실존 인물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의 개봉은 터키에서만큼이나 중요하다. 한국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고, 한국에 ‘아일라’를 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회가 새롭다”며 “영화 촬영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슐레이만 씨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슐레이만 씨와 아일라 김은자 씨가 수많은 사람과 함께 이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아울러 그는 “어린 소녀였던 김은자 씨의 손을 잡아주었던 슐레이만 씨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두 주인공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아일라’는 포화 속 피보다 진한 정을 나누며 아빠와 딸이 된 두 사람의 국경을 뛰어넘는 감동적인 사랑은 물론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한국전쟁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로 깊은 감동의 물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국경을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할 2018년 가장 애틋한 휴먼 스토리 실화 ‘아일라’는 오는 6월 21일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