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상 여성 가운데 19%가, 남자는 8%가 골다공증 환자다. 해가 거듭될수록 그 비율은 늘어난다. 겉보기에 건강해 보이는 20~30대 여성조차 30%가 골다공증의 전(前) 단계에 해당하는 골감소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먹을 것이 부족해 영양 결핍이 흔했던 옛날보다 오히려 뼈가 더 약해진 듯하다.
왜 그럴까?
그것은 착각과 오해 때문이다.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믿었던 음식과 방법들이 오히려 뼈를 약하게 만드는 결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대다수 의사들이 골다공증 환자에게 권하는 우유나 멸치는 과다한 동물성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단백질은 질소와 인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분해되면 최종적으로 산성을 띠는 질소화합물과 인화합물을 생성한다.
설탕이나 정제 식품 그리고 인스턴트식품은 알칼리 성분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아 우리 몸을 빠르게 산성화시킨다. 이런 산성 물질을 중화하기 위해서는 알칼리 원소(칼슘 등)가 필요한데, 오히려 칼슘이 뼈에서 빠져나와 결과적으로 뼈에 구멍이 뚫리는 골다공증이 생긴다. 의사들이 처방한 칼슘에 역시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골절이나 골다공증이 줄지 않는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하지만 칼슘제나 우유와 멸치를 믿고 정작 중요한 삶의 변화를 등한시한 것이 더 큰 문제다. 물질이 풍요로울수록 뼈를 약하게 만드는 음식을 더 선호하고, 육체적 노동과 낮 동안의 야외활동은 줄고, 더 많은 풍요를 위해 스트레스를 키워나가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삶으로 당연스레 여기는 게 현대인의 특징이다. 바로 이 특징이 골다공증을 비롯해 거의 모든 질병을 더 심각하게 더 많이 키우는 것이다. 유제품(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나라일수록(핀란드, 스웨덴, 미국, 영국 순) 골다공증 환자가 가장 많다는 통계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골다공증 치유와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말한 우리 몸을 산성화시키는(뼈를 녹이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동물성 식품(과단백과 과지방), 설탕과 정제 식품 그리고 인스턴트식품 등 산성 식품, 스트레스, 운동 부족과 과로, 공해 등 병을 만드는 삶에서 멀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자연치유적 삶으로 채워야 한다.
신체 활동과 잠 그리고 환경
낮 동안 피부에 햇빛이 닿으면 비타민D가 활성화되어 칼슘과 인의 흡수를 증대시켜 골격 형성을 돕는다. 또 눈을 통해 신경을 자극하여 뇌에서 활력 호르몬(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몸의 기능과 밤의 숙면을 도와 성장 호르몬과 성호르몬 발생을 자극한다.
또한 체중을 실어서 걷는, 뼈를 다져주는 움직임은 칼슘 섭취 이상으로 중요하다. 바른 음식을 섭취하면 몸이 필요로 하는 칼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몸에 들어온 적은 양의 칼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것인가, 그런 환경을 만드는가가 중요하다. 즉 많이 걸어야 한다. 뼈를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햇볕 아래서 걸어야 한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음식
칼슘을 우리 몸을 알칼리 상태로 유지해주고 피로(산성 상태)를 풀어주며, 해독 기능이 있는 음식이 뼈를 튼튼하게 하는 음식이다. 바로 현미밥 채식이다.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을 우유로 알고 있지만 참깨, 다시마, 미역, 김, 케일, 무청, 고춧잎 등 푸른 채소에는 우유보다 3~10배 이상의 칼슘이 들어 있다. 다시마는 우리 집에서 맛을 내는 데 기본일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이 먹는 음식재료 중 하나다.
건강 유지는 풍요로움이나 보건 의료의 발달과 무관하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골다공증 치료제가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골절을 쉽게 만들고 심지어 식도암 발생을 두 배까지 늘린다는 주장도 있다.
칼슘 등의 영양소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골다공증에 좋다는 홍화씨 역시 과단백(칼로리 비율로 16.5%, 현미의 2배) 과지방 식품이며, 실제로 고춧잎이나 무청에 비해 칼슘은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칼슘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뼈를 녹이는 식품 섭취를 줄이고 건강한 삶으로의 변화를 주어야 한다.
무엇이든 지나치고 인위적인 것은 오히려 건강의 적이다. 건강과 치유는 적당히 움직이고 자연의 음식을 먹으며 자연과 가까워지는 등 얼마나 자연치유적 삶에 다가가느냐에 달려 있다.
수십 명의 아이를 출산한 아프리카 여성들의 뼈가 왕골이고 통뼈인 이유는 우유를 많이 먹어서가 아니다. 뼈에 좋은 채식 위주의 식단과 햇볕 아래에서의 신체 활동과 낙천적 성격이 주된 요인이다. 자연에 가까워져라. 그러는 동안 뼈는 자연스럽게 튼튼해지고 몸과 마음은 건강해질 것이다.
현미채식하는 농부의사 임동규
(자연치유 교육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채식평화연대 자문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