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인
한 여인이 지인의 소개로 찾아와 자신의 처지를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부모가 장만해준 반포 아파트까지 팔아서
어린 아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유학 가는 남편을 따라갔다가
그곳에서 딸을 낳았지만
남편의 폭력의 한밤중에 어린 딸만 업고 혼자 귀국했다 했다.
그리고 몇 개월 후에 남편도 아들을 데리고 귀국 했고
결국 이혼은 했지만
전 남편의 괴롭힘에 한국에 살 자신이 없어
미국에서 낳아 시민권이 있는 딸의 교육을 위해
미국에 가고자 하는데 도와 달라며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차마 어린 아들을 떼어 놓을 수 없었지만
이혼한 전남편이 절대 아들을 보지 못하게 하기에
딸만 데리고 미국으로 떠났고
자신은 관광비자이기에 한국에 올 적마다
양주를 한 병씩 들고 오며 고맙다는 인사를 꼭 했는데
영주권을 신청하였지만
불법 체류자가 되었다가 딸이 20세가 돼서야 영주권이 나와
12년 만에 귀국하였다며 찾아온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엊그제 지인을 통해 전화번호를 알았다며
꼭 만나 뵙고 싶다기에 저녁을 같이했다.
이제 그 여인도 60대 후반의 반백 할머니가 되어 있었지만
얼굴만큼은 아직도 미모가 충분하게 남아 있는 세련된 마마였다.
딸은 미국의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공인 회계사로 근무하며 남편이 변호사라며 자랑하면서도
이제 자신은 지난해 완전히 귀국해
얼굴까지 잊었던 아들을 만났고 부모가 넘겨준 조그마한 건물에서
아들과 같이 산다고 했다.
아들은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폭력에 견디지 못해 가출했고
(아버지가 때려 지금도 콧등이 조금 함몰 됐다 함)
종교 단체의 신부를 만나
중학교 고등학교와 지방대학이지만 대학까지 졸업하고
조그마한 회사에 다니며 어렵게 살고 있었더란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만나
30대 후반의 아들을 안고 한 없이 울었고
지금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단다.
그래도 아들은 엄마를 전혀 원망하지 않은 착한 아들이라며
저녁 식사 도중 아들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받으며 사랑한다는 말을
연거푸 해댔다.
여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한 편의 드라마다.
남편은 재혼했냐고 물으니
아들 찾느라 애 고모만나 물으니
“자기는 지조를 지킨다며 절대 재혼 안 한다.”고 했단 다며
박장대소를 하며 웃어대는 모습은 처음 우리 회사를 찾아올 때나
지금이나 감성적이고 연약하고 어딘가 백치미가 있는 모습 그대로였다.
이제는 늦게라도 행복하게 사시더니 얼굴의 더 예뻐진 것 같다며
립서비스를 날리며 일어섰다만 늦게나마 자식을 만난 한 여인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참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내 행복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남이 행복해 보여도 좋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옮긴글
첫댓글 행복은 웃음 같이 전염성이 농후 한가봐유
꼭 내가 아니어두 행복한 사람 곁에 있으면
나두 덩달아 행복 해지는것 같유
세상사 내가 잴루 불행헌거 같어두 어찌보면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싶으네유
그분도 더!더!더! 행복한 노년 맟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