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네가 하늘나라로 간지 벌써 1년이 되었구나.
네가 없는 이 세상 정말 재미없다.
나는 오늘 죽어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을 가끔 한다.
거기에 네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죽음도 두렵지 않다.
그래서 난 씩씩하고 용감하게 거침없이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생긴다.
그저께 아침에 꿈을 꾸었다.
네 생일날 인데 미역국을 못 끓여주었다고 울고 있더라.
그래서 퇴근후 케익을 사서 네가 좋아하는 포도주를 따르고 촛불을 켜고
항상 네 생일날 하는 멘트를 했단다.
“네가 이 세상에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남들이 들으면 정신나간 짓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널 기리는 나의 마음이란다.
세 번째 수술을 앞둔 작년 네 생일날 우리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뼈만 앙상하게 남은 구부정한 모습으로 링겔병 걸이에 의지하며 손을 흔들어 주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두 번째 수술후 병문안 오는 사람이 없어서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아니?
그래서 하루도 안 갈수가 없었단다.
부담 준다고 연락 못하게 해서...너 가고 나서 친구들한테 원망 많이 들었다. 이 아줌마야.
수술날 잡히고, 의사가 반.반이라는 말까지 니가 들어버렸는데...
그 몇일동안 혼자서 아이들 생각에, 아픈 친정엄마 생각에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무서웠을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진다.
중환자실에서 마지막 면회때 여태 한번도 흘리지 않던 눈물을 수돗물 흘리듯 콸콸 쏟아내던 것이 마지막 인사였냐? 독한 여자야 너는....
너처럼 나의 마음을 꺼집어내어 소독해주고 약을 발라주는 친구는 평생 없을 것이다.
너처럼 네가 가진 모든 것을 퍼주고, 감싸주고, 다독거려주는 친구는 영원히 없을 것이다.
난 나보다 널 더 좋아했단다.
넌 나의 자랑이자, 보물이었지.
난 내부모 형제가 병원에 있어도 퇴근후 2시간이 걸리는 병원엘 매일 문안하지 못할 것 같다.
25년동안 1주일에 한번은 꼭 만났던 우리였지.
네가 간 후 습관처럼 일요일마다. 2주에 한번, 한달에 한번....소주와 사이다를 사들고 너에게로 간다.(깡소주를 못 마시니 돈이 더 든다. 이 아줌마야)
널 잊어 가는게 아니라 세월이 약이다‘고 얘기해줘.
그 차가운데서 혼자서 얼마나 외로울까?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난 너에게로 간다.
아무 부질없고, 남들이 들으면 정말 이해를 못할지 모르지만 널 그리는 나의 방식이다.
내가 이렇게 되었으면 넌 나보다 열배는 더 잘 챙길텐데....
그런 생각이 들때면 햄버거 하나 사들고 너희 집으로 간다.
난 내남편, 내자식이 묻혀있는 곳을 매주 다닐 자신은 없다.
난 너에게 내 심장이라도 떼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넌 나보다 이 사회에 더 쓰임이 많고, 내 아이들을 잘 챙겨줄 것이기 때문에.....
너한테 한가지 미안한건 네 아이들을 잘 챙겨주지 못해서.....
너처럼 다독여주고, 마음까지 쓰다듬어 주는걸 할 줄 몰라서...
통닭 사들고 가서 설거지 해주는게 고작(남편이 요리를 잘 해서 천만다행이다.)
너랑 자주갔던 호동이 숯불집에 너 생각나서 친구랑 갔었는데 고기먹고 냉면이 나왔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흐르던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한없이 흐르는 눈물, 난 네가 왔을거라 생각한다. 네 몫의 반을 먹으러.....
매일 붙어 다닌다고 같이 사는 사람들이 동성연애 한다고 해도.....네가 가고 나서 생각하니 우리는 포옹 한번 해보질 않았더라. 그래서 네가 들어 있는 항아리 한번 안아봤다.....미안하다.
내가 널 참 많이 의지하고, 평생 옆에 있을거라는 믿음으로 살았었다.
다음 생에도 친구해주라.
그때는 내가 널 더 많이 챙겨주고, 부족한거 채워 줄테니.....약속해라.
니 내한테 못 이기잖아?...
넌 나의 제일 소중한 친구이자 애인이었고, 언니였단다.
너만 있으면 되었는데.....
네가 있어 행복했었다.
나이트 가기 죽기보다 싫다고 하면서도 내 생일날은 먼저 앞장을 서 주던 친구야.
네가 없으니 챙겨주는 사람도 없네.
높은데 있으니 좀 잘 봐주라.
애인도 하나 장만해주고, 로또 번호도 좀 가르쳐 주면 안되겠니?
모레가 네 제삿날이란다.
널 귀신취급 해야 하고, 너의 제삿밥을 먹어야하는 이 현실이 죽기보다 싫지만
그 밥을 먹고 나는 이제 탈상(?)을 하련다.
널 아는 모든 사람들이 아직도 널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있단다.
넌 반평생을 살다갔지만, 두 배로 베풀고, 두 배로 아파하고, 남들보다 두 배로 고달픈 인생을 살았지,
두 배로 행복하기도 했었니?
하늘나라에 천사가 부족해서 널 데려갔을 거야.
이제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어라.
3월 11일 영락공원엘 다녀와서...
첫댓글 하늘나라 1번지 맞능교? 부칠데가 없어서...
여기 올려놓으시면... 아마도 친구가 잘 읽을 겁니다... 친구가 보고싶으면 자주 올려 놓으세요... 이젠 "술이바다"라고 몬 놀리겠네....ㅎㅎㅎㅎ 살면서 그런 친구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님은 이미 행복하신 겁니다.... 힘들게 떠난 친구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 (PS: 혹시 로또번호 갈차주면.... 저도 좀~~....ㅎㅎㅎㅎ ^^)
로또번호 애타게 기다리고 있심더...ㅎㅎㅎ
훔.....................어디에선가 가슴 저어기에서~~찌르르~~~~해집니다...친구님도 행복하게 웃을것 같은 느낌도 들구요~~
제가 제일 힘들때 항상 같이 있어준 친구가 2년전에 하늘나라로 같습니다 ..........명복을빌어야조 그래도 산사람은 살아야조 그것이 산사람의 도리가 아닌가요
자야 너~? 그렇지 가끔 우리가 해줄수있는것은 생각해주는것말고는 없지않나... 그래도 생각날때는 만나야 되지 그래 맞어... 힘들때에는 그래도... 근데 너무많은 정은 주지마라... 하늘 일번지에서 다른곳으로 이사갔다더라 그러니 일년에 한번만 편지를 붙히려마... 슬픔은 하면 할수록 슬퍼지거덩... 점슴맛나게 묵고... ㅎㅎㅎ
목이 메여오네 좋은 친구를 멀리보내고 얼마나 그리워했을까... 멀리간 친구도 그 맘 잘알고 있겠지 더이상 아프지않은 세상에서 잘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위로가 될까 항상 남은자의 슬픔은 크지만 가신님은 웃으면서 갔다고 믿어요...
먼저 가신곳에서 가꿈씩 내마음,내몸을 잠시 쉴수가 있어서 좋긴해요 그사람 생각도 함시롱~.....
소중한이가 이세상에 존재하지않는것보다 더한 슬픔이 있겠어요 전 가끔 시아빠 묘지에 다녀오곤하죠 그때 정말 인생이 허무,하고 허무한것을 생각해봅니다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수술전에 친구 어머니께서 철학관에가서 5천원을 주고 1년 신수를 봐달라고 했답니다. "지금 따님이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노친 앞에서 차마 죽는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올해는 땅에 엎드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해 입니다".....이런걸 보면 인명은 재천이며, 타고난 사주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랬구나~ 아이쿠 이런~ 가심팍이 씨리보이는이유가 있었구나~ 더 친한 사람 으로 이젠 하나 맹글어서 정붙이고..편한곳에서 내려볼 친굴위해서도 즐겁게 살다가야지 ..너무 한곳에다 정을 주지못하는 이유가 나도 있었는데~ 모든걸 포용하는 바다에다 한번씩 풀어버리고 온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