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벡스코역 3번 출구 벽면에 붙은 포스트다.
수영로 교회 어느 목사 이름이 포스트 아래쪽에 적혀 있다.
그렇다. 이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국어선생님이 여선생님이었다. 얼굴이 약간 투박하게 생겨서 우리는
그 선생님을 박호순이라고 불렀다. 말하자면 못생겼다고 순호박을 거꾸로 고쳐 부르면서 '호박꽃도 꽃인가?'중얼거렸다.
대학 동기생 6명이 모여 어제 올라갔던 장산 옥녀봉을 다시 갔다.
산대장격인 내 대학 룸메이트를 빼고는 잘 걷는 사람이 별로 없다.
코로나때문에 집콕 하던 친구들이라 오랫만에 얼굴이라도 보자고 해서 연락을 취했던 것이다.
친구들이 술을 다 좋아하니까 법주 한 병과 맑은 술(청주)를 한 병 준비했다. 안주감으로 아파트 상가에 내려가
떡을 사려고 갔더니 오늘이 쉬는 날이라고 없다고 하여 마트에 가서 비스켙을 준비했다.
아침 출발하기 전에 일기예보를 보니 종일 흐리고 저녁6시부터 비가 오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늘을 보니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도중에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3단접이
우산을 준비했다. 그렇잖았으면 큰 카메라에 접사렌즈를 준비해 갈 참이었다. 산철쭉이 만개돼 있어서 한 두 컷트 찍고 싶었다.
사진이나 그림에선 빛이 생명이다. 인상파 화가들도 빛을 중요시 했다. 혹시 도중에 비가 오면 카메라백도 젖을지도 몰라
포기해 버렸다. 진달래나 철쭉보다도 색깔이 무명베처럼 흰데다 꽃잎의 윤곽이 소담스럽다. 꽃잎 안쪽에는 색시가 연지 곤지를
찍어 바른듯 점점이 박혀 있다. 암술과 수술은 무슨 전투에서 공훈을 세운듯 용감하게 밖으로 튀어 나와 있다.
소월은 산유화에서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피네'라고 노래하고 있다.
봄부터 진달래를 비롯해 철쭉 산딸기 아카시아 도라지 들국화 등등 겨울철 한 철만 빼고는 다 꽃으로 장식하고 있다.
땅바닥에 붙은 제비꽃도 꽃을 피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꽃대를 올리고 아름다운 꽃송이를 가꾼다.
미물인 꽃들도 저마다의 꽃을 피우기 위해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는 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우리들은
마음속에 있는 각자의 꽃을 피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오늘 등산은 열시에 동백역에서 시작하여 옥녀봉을 거쳐 대청공원으로 하산하여
1시10분경 좌동 재래시장 해물칼국수집에서 15분 정도 줄 서 기다리다 자리를 잡았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 그런지 코로나 사태로 다른 집들은 파리 날리고 있는 데도
그 집만은 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조개를 많이 넣어 국물이 시원하고 양도 많아 다들 만족해 하였다
첫댓글 철쭉? 사진 잘 찍었오
댓글 수정등 너무빨라서 안되요 그래도 상선이라 출발-입항지 정해져 있어 대동기들 많이 살아 있는것 같은데
수대 동기 같은과 48명졸생중 험한 어로 작업 사고로 13명 전세상 가고 전국서 온 동기들이라 부산에 몇명 없고 다들 어디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