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애인이 살던 곳을 찾아 가보는 거 참 좋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해피엔딩을 꿈 꿔요
오늘은
침상에서 배호의 '안녕'을 '오늘은 고백한다'를 꿈 꿔요
다 타버린
영혼 없는 연탄재처럼 누은 병상은 아니에요
찬란한 오후의 햇살
병동 복도의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헝가리 무곡'은 더더욱 아니에요
그분은 그렇게 갔습니다
길바닥에 툭 떨어진 뭉개진 휴지처럼..
이를 닦고 면도를 하고 세면을 하고
양복을 갖춰 입고 간
수림 오거리 언덕마루
벚꽃은
여전히 땅 위의 잠수함의 전설로 만개하고
인도에 늘어선
붉은 리본,꿈꾸는 광목,합동 운수,클래식 어닝,앨리트 학생복,엄마손 동물병원,매운닭발,롯데리아,희망문구,배나무집,제비표 페인트,크로버 커튼,수제담배잎,구구볼트,시외버스 정류소
떨리는 가슴으로 가늠하며
달려간 신도시의 포스팅
'김수옥 네일 아트'
설마!
그녀는 아니겠지요
물고기가 놀던 여름 냇가의 포플러처럼
음영(陰影)이 감돌던 신비롭던
그녀가 아니겠지요
설마..
다소곳이 걸린 욕실의 수건처럼
모처럼 쉬는 날
옛 애인이 살던 곳을 찾아 가보는 거 참 좋지요
털털 차를 돌려 집으로 오는 길
참
슬픔의 뒷모습처럼 좋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해피엔딩을 꿈 꿔요
그것을 꿈 꿔요
꿈 꿔야만 돼요
이승의 모든 꿈..
첫댓글 안녕하세요
옛 애인 집을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참 괜찮은 일 같아요
저도 가끔 경험해본 일인걸요 ㅎ
주신 좋은글 재미있게 즐감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다 가는 길인데요 뭘...
슬픔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녀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