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숲 8
빅토피아
김경은 지음
분야 | 청소년 소설, SF(과학 소설)
초판 발행일 | 2024. 1. 25.
사양 | 160쪽(무선제본) 판형 | 128×188mm
정가 | 13,000원
ISBN | 979-11-6051-597-8 (43810)
주제어 | 메타버스, 가상 현실, 몸, 비만, 다이어트, 외모 지상주의, 자기 몸 긍정주의
문의 | 마케팅부 김영호 02-739-1666, seedbook009@naver.com
"그래, 나는 내 몸을 사랑하지 않아.
그렇다고 미워하지도 않을래.
나는 내 몸이니까. 그게 나니까."
■ 책 소개
비만인을 위한 메타버스 ‘빅토피아’ 주최
모순된 현실과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게임 한판!
소녀, 내일이 되다! 청소년을 위한 SF 시리즈, ‘내일의 숲’ 여덟 번째 책 『빅토피아』가 출간되었다. 2014년 KB 창작동화제 최우수상, 제6회 어린이와문학상 산문 부문을 수상한 뒤 「오르가슴을 찾아서」, 「오늘의 드로잉」 등의 작품으로 여성 청소년의 내밀한 심리를 솔직하게 그려 온 김경은이 이번에는 ‘여성 청소년과 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작가가 만든 메타버스 ‘빅토피아’는 가상 현실임에도 비만한 몸을 그대로 드러낸 채 접속해야 하는 엉뚱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 엉뚱한 공간이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의 모순을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빅토피아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더 건강한 청소년의 자아 수용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기를 기대한다.
키 165센티미터에 몸무게 110킬로그램, 고도 비만인 희지는 현실의 삶이 녹록지 않게만 느껴진다. 그런 희지에게 비만인만 가입할 수 있는 메타버스 ‘빅토피아’는 도피처이자 삶의 안식처다. 비록 가상 세계지만,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빅토피아에서 희지는 현실보다 훨씬 더 큰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데 어느 날 빅토피아에서 게임 이벤트를 개최한다. 우승 상품은 무려 가상 세계에서도 미각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 희지는 이를 이용해 날씬해지고 싶고, 가상 세계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사랑받고 싶다는 자신의 욕망과 마주한다. 그리고 이벤트에 참가해 게임의 우승자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 출판사 서평
가상 현실 게임으로 유쾌히 풀어낸 여성 청소년과 몸 이야기
주로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슬로건을 걸고 펼치는 운동, ‘자기 몸 긍정주의’가 한때 우리나라에도 열풍을 일으켰다. 자기 몸을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당연하고 올바르게 들린다. 그런데 『빅토피아』를 읽다 보면, 몇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왜 자신의 몸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일까? 우리는 자신의 몸을 사랑해야만 할까? 그렇다면 그것이 노력으로 가능한 일일까?
고도 비만인 주인공 희지는 청소년의 국민 간식 탕후루를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 비만한 몸으로 길거리 음식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 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희지는 사소한 일상에서까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정상 체중’인 희지의 친구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프리 사이즈’로 판매하는 손바닥만 한 치마를 입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고 싶어 하고, 신체검사를 대비해 한 번의 폭식 후 서로의 식사를 감시하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한편 희지가 빅토피아에서 만난 친구 ‘겨울방학’은 패션에 관심이 많지만 옷 태가 나지 않는 자신의 몸을 한계로 여겨 스트레스를 받고, 희지는 빅토피아 안에서도 과체중에 불과한 친구 ‘백설기’에게 질투를 느낀다.
이처럼 책은 여성 청소년들이 마주한 몸에 대한 고민을 뼈저리게 공감 가도록 그려 냈다. 그리고 이 고민들을, 3라운드의 게임을 통해 시원하게 풀어낸다. 현실에서는 입을 수 없던 화려한 옷을 입고 런웨이를 워킹하는 1라운드, 지난날의 상처와 음식물로 만들어진 좀비를 때려잡는 2라운드, 덩치가 너무 커 팬티 한 장을 지어 입지 못한 설문대할망의 팬티를 완성하는 3라운드는 모두 몸에 대한 고충을 가볍게 승화시킨다. 통쾌한 게임 세 판이 진행되는 동안, 아마 여러분의 머릿속에도 여러 질문이 스쳐 갈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도 희지와 같은 대답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 나는 내 몸을 사랑하지 않아. 그렇다고 미워하지도 않을래. 나는 내 몸이니까. 그게 나니까.”(131쪽)
‘모두가 나다운 세계’라는 새로운 꿈
희지의 안식처인 빅토피아는 비만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 메타버스다. 보통의 메타버스라면 이용자가 아바타의 외모를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지만, 빅토피아는 다르다. 빅토피아의 아바타는 현실의 신체를 그대로 스캔한 모습으로 생성된다.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 그 콤플렉스를 오히려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게 빅토피아는 이용자들의 콤플렉스를 무력화시킨다. 희지가 빅토피아를 사랑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 세계에도 균열이 생긴다. 빅토피아에서 게임 이벤트 우승 상품으로 내건 ‘언리미티드 테이스트 테크놀로지’가 그 시작점이다. 가상 현실에서 미각을 느낄 수 있는, 줄여서 ‘언리밋 테테크’는 누가 봐도 다이어트에 이용하기 좋은 서비스다. 빅토피아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려 노력했던 희지 또한 사랑받고 싶고, 날씬해지고 싶다는 내면의 욕망과 마주한다.
그렇게 게임 이벤트에 참여한 희지는 빅토피아의 설립자와 대면하게 된다. 그도 처음에는 순수하게 비만인들이 행복할 수 있는 유토피아를 만들고 싶었지만, ‘살다 보니’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하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희지도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 그러나, 다르게 행동한다. 점수가 깎여 가며 궁지에 몰린 다른 이용자를 돕고, 경쟁자에게 힌트를 주며 게임을 진행해 나간다. 그러면서 희지는 깨닫는다. 자신이 바랐던 세계는 단순히 비만인이 모인 곳이 아니라, 모두가 나다울 수 있는 다정한 세계였음을. 희지는 더 이상 ‘살다 보니’ 만들어질 세상을 기다리지 않기로 하고, 사랑하는 안식처 빅토피아를 구해 내기 위해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다.
‘내일의 숲’ 시리즈 소개
‘내일의 숲’은 여성 청소년이 주인공인 SF 시리즈다. ‘바위를 뚫는 물방울’ 시리즈를 통해 꿈을 이룬 여성들로부터 희망의 목소리를 빌려 어린이에게 전해 온 씨드북이, 이제는 SF라는 장르를 빌려 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도모하고자 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활약하는 소설 속 소녀들처럼, 독자 여러분도 내일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 줄거리
고도 비만인 희지는 현실의 삶이 녹록지 않게만 느껴진다. 그런 희지에게 비만인만 가입할 수 있는 메타버스 ‘빅토피아’는 도피처이자 삶의 안식처다. 그런데 어느 날 빅토피아에서 게임 이벤트를 개최한다. 우승 상품은 무려 가상 세계에서도 미각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 희지는 이를 이용해 날씬해지고 싶고, 가상 세계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사랑받고 싶다는 자신의 욕망과 마주한다. 그리고 이벤트에 참가해 게임의 우승자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 지은이 소개
지은이 김경은
동화 「천 원에게 생긴 일」로 2014년 KB 창작동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 청소년 소설 「수능 D-3」으로 제6회 어린이와문학상 산문 부문을 수상했다. 장편 동화 『숙주인간 천승주』를 썼고, 청소년 소설 앤솔러지 『요괴 호러 픽션 쇼』에 「요괴 사냥꾼 신돈복」으로 참여했다. 단편 청소년 소설 「오르가슴을 찾아서」, 「오늘의 드로잉」, 단편 동화 「할머니와 냉장고」 등을 발표했다.
■ 추천 글
SF를 사랑하는, 소녀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가슴 뛰는 독자들에게 선물 같은 시리즈 ‘내일의 숲’. 내일을 바라보는 청소년 SF 독자들을 위한 글들이 시리즈 이름처럼 풍성한 숲을 이루길 고대한다. -구한나리(소설가)
■ 차례
프롤로그
아이 러브 마이셀프
비포의 세계에서
애프터의 세계로
교실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
언리미티드 테이스트 테크놀로지
결전의 날
궁지에 몰린 아바타
서른세 번째 좀비
탈탈 털린 신상
참회의 방
라젤의 비밀
빅토피아 걔
핑아지, 안녕
무작정 백록담에서 살아남기
빅토피아
에필로그
작가의 말
■ 책 속으로
24쪽_희지는 비포가 아니라 애프터의 세계에 살고 싶었다. 자기가 변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을 자꾸만 상기시키는 목소리가 듣기 싫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사람들 곁에 있고 싶었다.
32쪽_현실 세계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도 결국 ‘뚱뚱한 애’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메타버스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정의 내려지지 않고 평가받지 않는, 그냥 희지이고 싶었다.
46쪽_희지는 수련회 맵에서 두 친구와 함께 보낸 밤을 떠올렸다. 그때 느꼈던 소속감은,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라는 데서 비롯된 것일지도 몰랐다. 물론 과체중에 불과한 백설기가 동의할지는 모를 일이었다.
54쪽_희지가 빅토피아에 온 건 날씬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희지에게 빅토피아는 날씬한 세계가 침범할 수 없는 철옹성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철옹성에 언리밋 테테크라는 균열이 생겼다.
83쪽_먼지는 더는 이 게임이 재미있지 않았다. 다 때려치우고 로그아웃하고 싶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무엇으로부터? 소라? 두려움? 과거? 상처? 그때 좀비가 먼지의 손을 덥석 움켜잡았다.
“너로부터.”
109쪽_“내가 아무리 나를 좋아하려고 노력해도 세상이 나를 경멸하는데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113쪽_먼지는 자기 삶이 깡마르고 예쁜 드라마 주인공의 악몽이라고 상상하고는 했다. 아름다운 외모의 배우가, 뿔테 안경을 끼고 머리를 산발한 채 어설프게 분장한 비만 역할을 맡았을 뿐이라고. 눈만 뜨면 다시 아름다워져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될 거라고.
130~131쪽_먼지는 물살을 가르며 실감했다. 내 몸은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 먼지는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먼지를 사랑하고, 먼지가 사랑하는 세계. 빅토피아였다. 먼지는 물살을 거슬러 모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