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을 털옷으로 둘러싸고 오들오들 떨던 겨울이 엊그제 같은데, 그 좋았던 연두빛 봄이 가고 습기로 온몸이 아려오던 여름마저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단풍 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10월이 찾아왔습니다.
아침에 세수하다 거울을 보니 주름이
어제보다 조금 더 깊어진 듯합니다.
“흰머리 보기 싫다”며 아내가 꾸중 섞인 잔소리로 염색을 해주는데,
눈치도 없이 머리를 제대로 대주지 않는다고
또 한소리를 들었습니다.
그저 로봇처럼 꼼짝없이 앉아
이십여 분 동안 정겨운 고문을 당했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흰머리도,
깊어지는 주름도 다 자연의 순리입니다.
계절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해가듯 사람 또한 그렇게 익어가는 것이겠지요.
흰머리가 늘든 주름살이 깊어지든
이제는 애써 거스르지 않으려 합니다.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것,
그저 신의 피조물로서 주어진
하루를 감사히 받아들이는 것뿐입니다.
두 발로 걸을 수 있고,
아침에 눈을 떠 이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입니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녹음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맞다. 이 10월이 다 가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 따뜻한 차 한잔 나누고, 마음 닿는 곳이 있다면 가볍게 길을 떠나보자.’
그렇게 저만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을
가만히 그려봅니다.
어쩌면 멋진 날이란 특별한 날이 아니라,
내가 아직 걸을 수 있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며,
함께 차 한잔 나눌 시간이 남아 있는 오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 일찍 악기를 들고 나서는 길,
들판 위로 펼쳐진 멋진 가을 구름과
길가에서 나를 지그시 노려보고 있는 작은 사마귀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중지 손톱보다 작은 그 녀석의 앙증맞은
머리와 당당한 기세가 가히 예술입니다.
소소한 길가에서
이런 경이로움을 선물해 주신
신께 절로 찬양이 흘러나옵니다.
어쩌면 다가오는 10월 17일,
5060아름다운카페
정겨운 분들과 함께할
희수연 만남이야말로
저에게 가장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이
되어주지 않을까 내심 설레어봅니다.
첫댓글
일단 10월은 다 멋진 날 입니다.
오늘 정기 점검 받느라 혈액 채취하고 왔는데
온 김에 다음 주에 맞은 거로 해 준 다기에 독감 접종도 했습니다.
오늘은 무거운 것도 들지 말고 사우나도 하지 말라하니 저를 유혹 하지 마세요..
참 멋진 작품사진이에요
다음주 행복한 모임이 될거라 믿어요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