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지식이 아니다.
유정(有情)과 무정(無情)이 다 진성(眞性)을 여의지 않으니,
성상(性相)이 여여(如如)하여 증감(增減)이 있을 수 없다.
그러기에 성현(聖賢)에 있어서 더함도 없고 범부(凡夫)에 있어서도 덜함이 없다.
무변허공(無邊虛空)도 내 성품 가운데 있으니,
견성(見性)이 청정하므로 환경의 세계도 청정하고 한계가 청정하므로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의 육근(六根)이 모두 청정하며,
따라서 육진(六塵)의 경계도 청정하다.
그러므로 세계 전체가 본래 청정한 낙원이다.
또 내 마음이 명백(明白)하므로 중생의 마음도 명백하고
중생의 마음이 명백한 까닭에 전세계(全世界)가 명백하다.
그러므로 이 세계가 정토(淨土)요 열반(涅槃)의 세계요
일체중생이 본래불(本來佛)이다.
우주의 대 진리를 어이 껍데기에서 찾으랴.
뚜렷한 그 넋을 찰나인들 여의리.
달 막대 거꾸로 짚고 껄껄 웃고 가노라.
그러므로 불교는 지식이 아니다.
어떤 이는 문자를 많이 배워야 도(道)를 아는 것처럼,
생각하나 그러한 사고방식은 상식을 넓히는 것이니 진리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불즉각위종(佛卽覺爲宗)이라
불교는 깨달음으로 그 근본을 삼는다.
- 구산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