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사십 몇 년 전의 일이지만 덕유산 산행 길에 사고를 당하여서 허리는 부러지고 마침내 한 눈은 실명되고 말았다.
허리의 부상이 되살아나 지난 3월 2일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10월 4일 8개월만에 완전하지 않지마는 퇴원했다.
아내는 치매증상이 깊어져서 나보다 한 달 뒤늦게 같은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지금까지 그곳에 있다.
아직은 마음대로 걷지를 못하기에 방안에 눌러앉아 글쓰기에 전념하여 『요양병원 이후』라는 제목으로 시조집을 발간하게 되었다.
병원생활이 힘들거나 답답함을, 퇴원한 이후에는 아내에 대한 애틋함과 외롭고 쓸쓸한 심정을 나타낸 것들이다.
아내의 쾌유를 바라면서 이 시조집을 발간한다.
2022년 첫가을
석우 김 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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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의 아내/ 김준
코로나 그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서도
면회가 금지되어 요양병원 창 너머로
제일로 예쁜 아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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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세월/ 김준
세상을 떠나신 지 삼십 년 지났어도
지나간 어제같이 생생함 있고 해서
어머니 생애가 쏟은 그 세월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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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김준
덧없이 나이 먹고 늙음을 맞았기에
이제 와 사랑하고 그리워한다는 말
부러진 우산살처럼 쓸데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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