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에 올겨울 처음으로 눈다운 눈이 왔어요. 어려서는 눈오는 날이 그렇게 좋았는데
중국집 철가방과 퀵서비스를 한 이후로는 눈만 오면 걱정이 앞서지요.
철가방을 할때에는 골목길을 주로 다니기때문에 하루에 한두번은 꼭 넘어지지요. 하지만 오토바이가 작아서 속도만 빠르지 않는다면 다칠염려는 별로 없지요. 그런데 퀵서비스는 오토바이가
큰 편이라 보호장구를 착용해도 넘어지면 발목을 다치는 경우가 다반사랍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에게도 퀵서비스를 하라고 권하지를 않는답니다. 노동강도는 약하고 수입은 다른 직장과
비슷하지만 위험하기에 그 누구에게도 절대로 권하지를 않아요. 만약 사고가 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에 안타까운 현실을 종종 보곤 하지요.
눈이 오더라도 출근시간전에 오면 서울같은 경우는 제설작업이 잘 이루어져 일하는데는 별
지장이 없답니다. 주로 대로변을 다니기에 무리는없는데 가끔 골목길을 들어갈 경우에는 긴장을
하고 다녀야 하는 어려운 점이 있지요. 어제같은 경우는 눈보다는 바람때문에 고생을 했지요.
그런데 문제는 출근시간 이후에 눈이 오는 경우입니다. 길이 막히니 제설작업이 제 시간에
이루어지지 못해서 적은 양의 눈에도 서울 도심이 완전히 마비되는 경우가 가끔 있답니다.
그런날의 경우 오더량도 평소의 2배정도로 늘어나서 용감한 사람들(무모한 사람들)의 경우는
수십만원을 버는 대목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눈이 왔을때이지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오토바이는 두발이라 일을 할수가 없답니다. 저도 한번은 배달을 하다가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일을 마감한적이 있기도 했죠. 한가지 다행인것은 눈이 오고 위험한
날은 큰사고의 위험은 적다는 것입니다. 늘 긴장하고 속도를 내지 않고 일하기에 그렇습니다.
오히려 날 좋은 날 큰 사고가 나고요. 비오는 날이 제일 위험하답니다. 차는 비오는 날에 약간의
감속만 하고 속도를 내니 오토바이도 도로에서 비슷한 속도를 내지 않으면 안되다 보니
비오는 날 사고 위험이 높고 종종 사고도 많이 난답니다.
어제같은 경우는 제설작업이 잘 이루어져 일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읍니다. 그런데 예상대로
기사들이 결근을 많이 했지요. 한 30%는 안 나온것 같더군요. 부지런한 기사들은 20만원이상
벌었을 것 같더군요. 결근한 기사는 수입에 큰 차이가 나고 거기다 술 한잔까지하면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을텐데 참 아쉽기도 하지요.
제가 실질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는 그런 게으른 기사들입니다. 비나 눈이 오면 무조건 쉬는
기사들이 있지요. 사무실입장에서 보면 참 기분나쁜 기사들이지요. 하지만 기사들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고가 발생할시 사무실이 책임져 주는게 없는데 사무실을 위해서 일할 이유가
없지요. 하지만 그런기사들은 퀵서비스를 오래하는 경향이 있답니다. 게으르다 보니 퀵서비스
보다 게으른 사람이 할 수있는 일은 서울에서는 별로 없지요. 그러다 보니 10년정도 경력을
가진 기사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답니다. 저도 경력은 5년정도 되지만 만으로 따지면 그
절반밖에 되지 않답니다. 항상 다른일을 찾다가 정 할일이 없으면 다시 퀵을 하는데 그들은
그렇지를 않아요. 항상 그자리에 있답니다. 수입도 안되고 위험한 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있지요. 그들이 항상 제머리를 아프게 하지요. 그들이 이 사회의 하층 민중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행복해야 이 사회가 행복해지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