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청소년수련관의 존재 이유 - 내 꿈과 만나는 곳 -
정건희 부관장 (군산청소년수련관)
1. 여는 글
벌써 두 달여가 지났다. 인천의 동구청소년수련관의 담당자 분께서 인터넷에서 알게 되었다며 정중히 전화로 강의를 요청해 주셨다. 직원들이 대부분 운영하는 카페의 회원이고 필자를 모두 환영한다며 특강을 요청하셨고, 일정을 보니 두 달 정도면 시간도 넉넉해서 쾌히 승낙했다. 두 달여가 지났다. 플래너에 일정만 올려놓은 채 다른 일들 해결하느라 특강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지난 주 재단과 시설의 관련 자료들을 메일로 받아 보며 '아차' 싶었다. 그 동안 꽤 많은 강의 경험으로 시설 직원 분들의 단순한 직원교육정도로 생각하고 편하게 여겼는데, 주제가 "10주년을 맞이한 동구청소년수련관의 변화 전략"이였다. 거기에 가톨릭 아동?청소년재단관련 서류까지 받아 보니 갑자기 부담스러워졌다. 시간의 촉박함이 가장 큰 문제였다. 10월에 기관에서 진행할 일들과 외부 일정들이 머리에 스쳐지나갔다. 강의를 수강하시는 분들도 처음 예상과 달리 재단의 임원 분들과 지역 청소년시설장과 교육청 관계자분들이 중심이며 직원 분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연락이 왔다.
서울 다녀오며 버스 안에서 관련 서류를 열어 보았다. 비전이 "내 꿈과 만나는 곳, Dream u+ 동구청소년수련관"이다. "내 꿈과 만나는 곳"이란 의미가 좋다. 동구청소년수련관의 통합서비스 시스템과 경영혁신시스템을 두 가지로 양분해 사업 추진체계를 구축한 내용을 확인했다. 재단의 주요한 연역과 조직을 살펴보니 아동청소년의 활동과 복지를 핵심으로 다양한 기관을 운영하며 짜임새 있게 사업을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었다. 오히려 법인의 큰 틀에서의 사업진행에 따른 인프라 확장과 연계에 대해서는 제안을 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지역에서 청소년의 민간법인으로서 어떠한 조직력을 배양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야 할 입장인 것 같다.
주일 새벽이다. 정확히 한시가 넘어간다. 또 자정을 넘기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멍하다. 주중에 진행하여야 할 시설 일들과 다음 주 제주에서의 워크숍 발표 등 이런저런 일정들이 복잡하다. 민간 청소년법인들의 문제점, 청소년수련관의 비판적 시각, 일반 정책논리, 학술적 근거에 대한 논의 점 등 원고를 작성하려니 여러 잡다한 논리가 머리에 떠돈다. 11월 중 학술제에 발표할 글에 대한 방법까지 갑자기 생각이나 인터넷 접속하여 지인분들게 페이스북에서 여쭙고 상의 드렸다. 시간을 보니 또 2시가 다 되었다.
고민 끝에 원고의 중심은 지역에서 청소년수련관의 역할로 좁혀보았다. 청소년단체나 기관시설의 실무자들에 대한 제안사항보다는 참여자들이 다양한 분들이니 청소년수련관과 이를 운영하는 법인과 함께, 지역사회의 다양한 관계기관의 연계에 대해 집중하여 논하고자 한다. 다만 청소년수련관이 지역사회에서 어떠한 관계와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청소년운동을 행하는 활동가의 관점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2. 내 안의 몇 가지 질문
지역의 청소년기관시설은 청소년정책과 환경에 따른 지역 청소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거나 대변자 역할을 행하는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가장 많이 흔들리는 정책이 청소년관련정책이다. MB정권 이후 아동청소년통합 운운하며 많은 분란이 있었고, 결국 현재의 모습으로 변해왔다. 근래 창의적 체험활동 등 주요한 몇 가지 사업들이 만들어지고 그리 크게 변하지 않은 제4차 청소년정책 5개년 계획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면서 청소년계가 작게나마 요동치는 형국이다. 요동이라는 표현이 어설프다. 참여정부시절에 비해 아예 잠잠하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다. 참여정부시절 여성가족부로 청소년위원회가 통합되어진다며 공청회 열 때 청소년 계에 계신다는 분들이 단상도 점거하며 아예 공청회 자체를 무산시킨 경험이 있었는데, 정권 바뀐 이후 아동?청소년정책의 통합과정이나 여성가족부로 통합되는 과정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 얼마만큼 청소년들의 실질적 대변자 역할을 해왔는지 의문이다. 지역에서의 청소년관련 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과연 학교의 의무급식문제, 교육정책과 연계된 다양한 청소년활동 정책, 경기도의 학생인권조례 등 여러 이슈와 학교 등의 지역 정책에 얼마만한 관여와 노력을 기울이는지도 의문이다. 특히 지역청소년들의 욕구에 따른 실제 정책변화에 따른 노력은 있었는가?
청소년기관시설의 공공성은 무엇인가? 청소년수련관 등의 시설과 청소년단체, 관련 법인들이 존재한다. 공공의 청소년시설은 운영주체에 따른 다양한 비판이 나오고, 그 정체성에 대해 아직까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여러 학자들, 각 영역 전문가 군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한다. 청소년정책이 여성가족부에 통합되면서 청소년시설이 가족과 함께 활용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학교의 프로그램 지원의 강화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중구난방이다. 사교육시장을 약화시키는 방편으로 청소년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부터, 청소년활동을 아예 없애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미 공공성을 상실했다는 의견도 있고, 여전히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그러한 공공성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문화교육프로그램 나열하고 강사 세워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으로서 프로그램으로 수익 내며, 방학이나 주말에 다양한 캠프만을 지원하는 것이 공공성강화인가? 내부 관련 청소년 자치조직은 형식적으로 치부하며 청소년문화의집이라고 해봐야 그 안에 실제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은 방과후아카데미 대상의 초등학교 아이들 40여명을 제외하고 2~30여명의 청소년들이 번갈아 시설 이용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문화교육프로그램이나 이벤트성 행사를 하지 말아야 하나? 학원과 공공청소년시설의 차이는 무엇인가? 비용의 차이인가? 캠프나 진로프로그램도 사기업에 행하는 것과 다른 것은 무엇인가? 공공의 청소년전문기관시설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렇다면 사회복지관이나 지역아동센터 등의 기관과의 차별성 있는 전문성은 무엇인가? 약한 아이들, 특히 지역의 폭력이나 약물, 부모의 이혼 등 다양한 문제로 방치된 아이들을 지원하는 체계나 방법은 어떻게 고민해야 하는가? 사회복지관이나 지역아동센터 등 다양한 기관들이 존재하는데 청소년재단이나 관련 시설에서 이러한 활동을 행할 때 차이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차이를 두어야 하나? 그렇지 않고 그러한 일반 복지시설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도 좋은가?
나열한 질문에 모두 "대답하는 이들이 있을까?" 마는 우리가 행하는 일이 도대체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런 질문을 '왜' 하느냐 오히려 되묻는 이도 있을 수 있다. 그저 행하는 '일'이 '좋은 일'이란다. 우리가 학원의 강사인가? 레크리에이션 강사인가? 진로교육전문가인가?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어떠한 일에 집중해야 하는지 모른 채 무조건 좋은 일이라 치부하며 행하기만 하면 다 좋은 것인가? 나쁜 일은 무엇인가? 학원식 프로그램 나열하며 행한다는 것도 좋은 일인가? 결국은 청소년기관시설의 공공성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려 노력하는 운영 주체가 있었으면 좋겠다.
민간청소년 관련 법인에서 시설을 수탁 운영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자체에서 조직하여 청소년시설을 운영하는 청소년재단이나 시설관리공단이 존재한다. 근래 만들어지고 있는 성남시청소년육성재단과 같은 곳이 재단으로서 대표적이다. 경기지역의 몇몇 지자체에서 재단을 늘려갈 양상이며 수년 전 시설관리공단을 만들어 공단에서 운영하기도 했다.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있으며, 본 동구청소년수련관과 같이 순수 민간 아동청소년재단이 위탁 운영하기도 한다. 모두가 장단점이 존재한다. 공공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도 이에 따라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운영주체에 따른 과정을 거칠게 표현해 보면 직영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으로 공단이 조직되었으나 공단의 여러 운영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문제의 해결점으로 지자체에서 조직 운영하는 재단이 출현하였으나 과도기에 있으며, 아직도 시군구 단위로 지자체에서 직영하는 시설이 존재하며, 상당 수 단체에 위탁하여 운영하기도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본 원고에서 논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동구청소년수련관은 민간에서 위탁 운영하는 기관이기에 이에 따른 관점으로 논해 보고자 한다.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에서 청소년수련관을 위탁하게 되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미션에 명시되어 있듯이 "아동?청소년의 존엄성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 핵심 이념으로 인식한다. 개인적 관점으로 이러한 이념실현을 구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수련관을 수탁 받았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근본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향후 동구청소년수련관의 기본 미션과 비전, 그리고 실제 사업 과정상의 긍정적 차이가 있는 내용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석과 제안은 철저히 작은 지역에서 청소년운동을 행하는 활동가 수준의 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힌다. 또한 본 재단과 이제 10년이나 된 청소년수련관을 몇 장의 관련 소개서 정도의 서식으로 분석하여 평가한다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 보인다. 10주년이 되었고 많은 청소년지도자들 가운데 필자를 초청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지역사회 청소년활동가의 위치에서 수년간 지역을 중심으로 청소년 운동했던 경험과 학습 정도의 관점으로 내 위치에서 조망할 뿐이다.
3. 청소년기관시설의 이유
1) 공공의 청소년시설은 민주시민 양성소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정책의 최상위법은 청소년기본법이다. 청소년기본법의 이념은 청소년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정당한 대우와 권익을 보장받음과 아울러 스스로 생각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며 보다 나은 삶을 누리고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청소년기본법 제2조). 이러한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 장기적·종합적 청소년육성정책을 추진하며 그 추진방향을 청소년의 참여보장과 청소년의 창의성과 자율성에 기초한 능동적 삶의 실현, 청소년의 성장여건과 사회 환경의 개선, 민주·복지·통일조국에 대비하는 청소년의 자질향상으로 두고 있다.
청소년기본법의 최상위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이 만들어진다. 청소년육성과 청소년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활동과 이러한 활동을 소재로 하는 수련활동·교류활동·문화 활동 등 다양한 형태의 청소년활동과 청소년복지, 청소년보호를 추진한다(청소년기본법 제3조).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한 기관 중 청소년활동을 위해 제공되는 시설은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수련원, 청소년문화의집, 특화시설, 야영장 등 다양하다. 특히 청소년수련관은 생활권 수련시설로서 다양한 수련거리를 실시할 수 있는 각종 시설 및 설비를 갖춘 종합수련시설(청소년활동진흥법 제3장)로 전국적으로 143개(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 2009)가 지자체에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 육성정책의 산물이다. 청소년기본법에 의하면 청소년육성이라 함은 청소년활동을 지원하고 청소년의 복지를 증진하며 사회여건과 환경을 청소년에게 유익하도록 개선하고 청소년을 보호하여 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보완함으로써 청소년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돕는 것을 말한다(청소년기본법 제3조). 이러한 청소년육성의 내용 중 청소년수련활동을 지원하는 수단이 청소년수련관이다. 청소년기본법에서 말하는 '청소년 활동의 지원'을 위한 수단으로 동법 제18조와 청소년활동진흥법 제11조는 청소년수련관을 지자체별로 1개 이상 건립하여 운영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수련관은 이용률을 문제제기 하며 청소년 육성정책의 내용이 전달되지 않고 단절된다는 것을 강조한 연구 등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부분도 존재한다. 청소년수련관의 문제는 청소년을 육성하려는 정책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선택한 청소년수련관의 건립?운영은 일견 인과적 가설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정책결정상의 문제라고 보기 힘들다(정건희, 2010). 공적 청소년시설에서 집중해야 할 활동은 청소년기본법의 최상위 이념에 있다. "청소년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정당한 대우와 권익을 보장받음과 아울러,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건전한 민주시민" 양성에 있다. 결국은 민주시민양성을 청소년기관시설에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핵심 관건으로 보인다. 단순한 시민교육차원이 아닌 실제 시민으로서 자신이 속한 공간에 대한 참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든 사업 안에 전반적 체계를 뜻한다.
2) 동구청소년수련관의 설정된 비전
인천동구청소년수련관의 Mission은 가톨릭정신으로 아동·청소년을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시키고, 동구지역 발전을 통하여 행복한 미래사회를 실현한다"로 규정했으며, Vision은 "동구지역동구지역 아동·청소년의 창의적 성장과 존엄성을 회복하고 지역주민들의 행복한 미래사회 구현"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에 따른 목적은 청소년육성, 복지, 사회공헌 세 분야로 나누었고, 핵심가치로는 육성에서 참여, 진로, 글로벌 리더로 복지 분야에서 위기지원체계구축, 회복, 성장, 그리고 세 번째 사회공헌으로 지역공동체와 문화향유력으로 집중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전문성제고,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 거점의 역할 수행, 공익성 확보로 정리되어 있다. 이에 따른 핵심 추진사항으로 다양한 청소년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을 주로 설정했으며, 특히 상담분야에서도 체계구축과 방과후아카데미, 유해환경 관련 사업 및 소외계층 청소년에 대한 적극적 지원 사업이 눈에 띄며,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 사업도 세 가지 큰 틀에서 함께 설정되어 있다. 이를 위한 경역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추진 체계에서는 경역목적을 소통하는 경영, 윤리 경영, 시스템 경영, 네트워크 경영으로 구분하여 집중하며, 핵심가치를 소통, Clean(투명성), 효율성 제고, 자원 확보로 두고, 지속가능성, 윤리 재무전략, 효율성 조직전략 등의 기타 다양한 전략을 설정했다. 이를 위한 직원복지, 직원근무평가제도, 기관의 전략 수립에 함께 참여하고 공유하는 과정, 회계전산의 투명성, 회원 이력 관리 전산화, 지역과 협력하는 경영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목적에 따른 세부적인 전략이 잘 구성되어져 있다. 그 핵심 미션은 아동청소년을 가톨릭 정신으로 전인적 인간화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3) 민주시민과 전인적 인간에 대한 해석
위에서 나열한 수련관 비전에 따른 구체적 사업이 있으며 이와 함께 청소년수련관에서의 이전 핵심 추진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동?청소년 자치활동 및 다향한 문화사업 확대, 청소년 보호, 복지, 상담사업의 확대, 국제교류 및 국제 청소년 자원봉사사업 2개국으로 확대, 평생학습 프로그램 제공 및 인프라 구축, 지역문화육성 및 교육 사업 실시, 수요자 욕구 및 만족도 조사, 열린 운영체계를 통한 수요자 중심 서비스 제공, 후원회원 발굴 및 후원·자원봉사자 체계적 관리, 작은 도서관 활성화 및 프로그램의 다양화, 개관 10주년 기념사업 전개로 나뉘어 있다. 이번 1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 가운데에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공공의 청소년정책과 재단의 이념에서의 요체를, 청소년기본법상의 이념인 '민주시민'과 동구청소년수련관 미션인 '전인적 인간'이 두 가지 핵심 단어로 압축했다. 재단의 이념뿐만 아니라 청소년정책의 이념까지 포괄하여 집중하는 이유는 청소년수련관이 종교재단에서 지어 순수한 재단 자본과 회원조직으로 운영하는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공공적 목적의 기반에서 운영하도록 법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법인 자체에서도 수련관의 기본 미션과 비전, 관련 추진 사업에 대한 부분을 공공적 시설에 맞는 내용과 합치시켜 놓았기 때문에 두 가지 이념적 스펙트럼을 조망해 볼 필요가 있다. 민주시민과 가톨릭정신을 통한 전인적 인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민주시민에 대해서 깊이 있는 논의와 함께, 동구청소년수련관의 지향으로 삼고 있는 가톨릭정신에 입각한 아동청소년의 전인적 인간의 기본 가치에 대한 해석을 관련 임직원분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기관의 미션, 비전, 가치, 전략 등에 따른 다양한 세부 사업들이 존재한다. 실제 일을 추동하는 핵심 청소년지도력들이 그 미션에 대한 기본적 가치들에 대해 자신이 행하는 사업들을 해석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또 하나의 똑같은 모양새의 일반시설로서의 청소년관련 프로그램 수준 정도에서 멈추고 말 것이다. 반드시 질문해 보아야 할 명제가 있다.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에서 동구청소년수련관과 함께 관련한 다양한 아동?청소년기관시설을 지자체로부터 '왜' 위탁 운영해야 하는가? 주변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여러 단체가 존재하지 않는가? YMCA, YWCA, 흥사단, 삼동회와 스카우트, 청소년연맹 등 관련 법인에서도 청소년시설과 관련 기관을 위탁하려고 하는데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이 기관시설을 수탁 받아 운영해야 하는가? 제시한 미션과 비전도 다른 청소년관련 법인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더군다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부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공통된 부분들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가톨릭 재단에서 관련 기관시설을 운영해야 하는가?
관련 임직원분들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하면 다른 이들보다 무언가 좀 더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당당하게 전해야 한다. 그 어떤 청소년사업도 우리가 다른 이들보다 더 잘한다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지원센터, 쉼터 등의 공적 기관시설을 가톨릭재단이 아닌 다른 법인에서 운영한다고 해서,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어떠한 문제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 무언가 다르고 그에 따른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
4. 해석과 과정
본 청소년수련관의 근본 이유와 다른 지자체, 재단, 공단, 법인 등에서 운영하는 것과의 차이를 묻는다면 필자는 청소년들이 "전인적 인간으로서의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곳"이라고 대답하겠다. 가톨릭 정신을 중심으로 집중해 보면 '지구촌 시민'이라고도 강조할 수 있다. 가톨릭정신으로 청소년을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시키는데 이 전인적 인간이라는 용어 자체의 포괄성 때문에 이해가 오히려 너무나 주관적일 수 있다. 성경적 전인성부터 일반 학자들의 전인적 인간까지 수많은 어원과 과정이 존재한다. 사전적 의미로 전인적 인간은 "육체와 정신을 나누는 이분법적인 철학을 지양하고, 인간을 인지적·정의적·기능적·신체적 측면 등 전 부문에 걸쳐 조화롭게 발달한 인간"이며 이를 위해 전인교육을 행한다. 구교, 신교 할 것 없이 성경적 해석을 통한 전인적 인간의 경지를 수도 없이 설파했으며, 이외수는 전인적 인간이란 예절과 지혜가 겸비되어진 토양에서 자라난 사철나무와 같은 것이라는 문장으로, 스티브 코비 박사는 인간은 신체적, 정서적, 지적, 영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각각의 욕구는 살며, 사랑하며, 배우고 유산을 남기는 활동이고, 이 4가지 요소의 균형을 찾았을 때 비로소 전인적 인간이라는 새로운 경지에 들어선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전인적 인간이라는 단어 하나를 규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정의가 갖는 전인적 인간의 포괄적 용어의 실제적인 모든 역할이 법인 내 청소년수련관과 지역의 몇 개 기관단체가 연계되어 활동하면 가능한 일인가? 매우 일부분의 참여 청소년은 가능하겠지만 동구라는 지역에서의 청소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쉽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결국은 동구 지역의 청소년들과 주민들의 환경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실제적이고 다각적인 기관단체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의 소통과 관계하는 힘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전인적 인간이라는 용어의 규정과 민주시민이라는 청소년기본법의 이념의 핵심 가치의 공통분모를 찾아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보인다.
필자의 부족한 직관과 현장경험, 지역과 전국 관련 네트워크 활동을 통한 경험과 학습에 비추어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기탄없는 토론과 비판이 있기를 기대한다.
첫째, 이념가치의 명확한 해석이 요구된다. 앞에서 지속해서 강조했지만 전인적 인간과 민주시민의 공통분모와 함께, 각각의 이념실현과정의 해석이 요구된다. 필자에게 향후 미션과 비전에 따른 통합 서비스 시스템과 경영혁신 시스템 추진체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 가치를 설정하라고 한다면 바로 '참여'라고 대답하겠다. 목적의 청소년육성에 참여, 진로, 글로벌 리더를 가치로, 복지에 지원체계와 회복, 성장을 사회공헌에 지역공동체와 문화 향유력을 설정했는데 이를 모두 관통하는 가치가 '참여'이다. 전인적 인간과 시민으로서의 핵심적 가치 또한 참여라 할 수 있다.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 또한 대상화하고 통제하는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어떠한 존재가 아닌 실질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는 '시민으로서의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앞에서 질문했지만 다른 법인이나 기관단체의 운영, 특히 일반 사회복지시설이나 다른 기관과의 차이가 무엇인가 질문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적 가치는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실질적 참여가 이루어지는 지역사회 공간적 역할의 중심이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수련관이어야 한다. 육성과 복지, 그리고 동구지역 주민들의 삶까지 거들어 주는 역할을 행한다는 목적을 설정했기에 최고 중요한 가치로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당사자인 청소년과 지역 주민의 참여 없는 프로그램 일변도의 동원형 사업들은 이미 민간 전문 청소년법인들이 아니어도 평생 교육적 개념이나 문화센터, 동네의 자치센터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프로그램의 나열에서 머물지 않고 조직적 개념으로 참여하는 청소년, 참여하는 지역 주민의 삶이 되도록 활동 영역을 수련관 자체를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동구라는 지역적 환경으로 확장시켜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영역의 사업에 참여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이에 따른 전인적 성장과 민주시민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념가치는 이러한 실제적인 참여가 일어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제기된다.
둘째, 프로그램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청소년자치조직에 전념하자. 이념가치의 해석과도 연관되어진 제안이다. 앞에서 질문했다. 청소년시설에서의 프로그램과 일반사설학원에서의 문화프로그램의 차이가 무엇인가? 공공성이라는 하는 단어의 개념은 무엇인가? 공공성은 사전적 개념으로 "한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일반 사회 구성원 전체에 두루 관련되는 성질"을 뜻한다. 공기업의 수익 창출에 반대하며 공공성을 논하는 것이 여기에 존재한다. 현재 청소년수련관의 다양한 사업의 재정분석을 정확히 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마련이 요구되는 부분도 여기에 근거해야 한다. 청소년수련관의 공공성의 핵심은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참여활동이다. 주민자치센터나 일반 문화센터와 똑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 모아서 조금 낮은 가격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공공성을 확대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청소년수련관의 핵심은 다시 강조하지만 앞에서 이념의 실현을 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참여활동이 요구된다. 청소년기관시설에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청소년자치조직이다. 특히 동아리활동의 활성화이다. 일예로 청소년수련관과 연관되어진 청소년동아리가 100여개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동아리를 수련관에서 지원하고 청소년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다양한 활동 거점을 수련관으로 삼고, 지역과 학교 등 이들이 거하는 다양한 공간에서 활동을 자주적으로 행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미 프로그램은 그들에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련관에서 지속적으로 행하면 그만이다. 수련관 운영사업이 그들의 사업이 주가 되며, 그들의 자치조직을 지속해서 양산하는 과정에 전인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행할 수밖에 없으며, 조직화된 민주시민의식은 당연히 일어나게 되어 있다. 또한 청소년수련관 운영위원회의 형식적 틀이 아닌 청소년들의 동아리활동 등의 다양한 자치조직의 임원들이 운영위원회로 구성되어지며, 전반적 활동과 체계에 대해서도 그들과 함께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어 간다. 이러한 근본적인 자치 조직에 대해서 고민하며 실행하지 않은 채, 단순히 공공시설이라고 강조하며 주민자치센터와 똑같은 프로그램 개설하며 더 낮은 비용으로 지원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청소년시설의 공공성의 핵심은 그 안에 청소년이 자주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결정된다. 또한 청소년자치조직과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해야 하지 자친 일반 여성회관이나 문화센터가 중심이 된 채 청소년들은 들러리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경계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청소년자치조직임을 명심하자.
셋째, 청소년수련관의 공간은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지역사회 전체여야 한다. 청소년수련관 내에 단순히 프로그램과 소수 동아리조직, 그리고 수탁한 산하 법인의 기관만이 네트워크 조직이며 추동이 가능하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 기본이 되겠으나 지역의 전반적인 청소년들의 전인적 성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핵심 사명을 가진 이상 단순히 몇 개의 기관단체의 연계와 지원만으로 이미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결국 어린이 청소년들의 터전인 지역사회 전체에서 청소년수련관에서 주창하는 비전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체계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네트워크는 이미 실제적인 역할을 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특히 관련 기관단체 뿐만 아니라 일반 지역의 다양한 교육기관, 시설, 학부모, 기업 등 어린이 청소년과 연관되어진 모든 관련 업체들은 네트워크 대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인천의 동구지역의 특성은 "구도심지로서 점차 균형발전에서 소외되고 문화접근권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며 "청소년들의 욕구 중 "실질적인 전용공간(강당, 공연장, 작은 소모임방 등) 의 필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분석사항으로 "과거 청소년들이 수련관에 바라는 프로그램 및 시설은 인터넷방, 농구장, 수영장, 댄스연습실, 독서실, 음악연습실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이러한 공간들의 욕구는 지속되고 있지만 수련관은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공간이 구비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수련관에 자주 오는 청소년들과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여자 친구들은 ‘또래 친구들끼리 어울려 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남자친구들은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많았다"가 주를 이루었다. 여기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보고서에서 나타난 저소득층 청소년이라 칭하는 학교의 대략 700여명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또한 분절하고 나누어 복지라는 이름으로 지원책을 강구한다면 또 하나의 문제로 대두 될 것이다. 사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지역사회에서 일반의 모든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리어 지역사회에서 행할 수 있는 사업적 영역으로 넓혀가야 한다. 공간적 개념 자체를 수련관내로 한정하지 않고, 수련관을 허브역할로 지역사회 전체가 청소년들의 공간이 될 수 있는 연계과정을 지속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수련관내의 공간적 확보도 중요하나 유휴시설, 관련 기관, 단체와 함께 소상공인이라 칭하는 슈퍼, 구멍가게, 꽃집, 비디오 가게와 함께 남는 유휴공간의 전반적인 체계까지도 지원할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된다. 결국, 청소년기관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서의 시민으로서 실질적 참여를 담보하는 것이어야 한다.
넷째, 법인의 실제적인 자기 한계를 명확히 하고 사업을 접근해야 한다. 법인에서 청소년수련관을 수탁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법인의 사업 확장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단순히 법인 안에서의 활동 구조를 넓히는 역할을 행한다며, 오히려 위탁 기관시설의 실질적 사업을 지원하기 보다는 법인의 도구로 활용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사업예산과 지원책에 대한 부분이다. 단순히 법인 소속의 실무진이나 관계자들의 일자리 하나 더 만들어 사업 확장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어떤 법인단체이건 그 곳에서 실제적인 사업지원과 타 기관단체에 비해 월등히 낳은 지원체계가 존재해야 한다. 이를 잘 행하기 위해 수탁 받아 지역사회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지원을 행한다고 보인다. 재정에 있어서 최대한 국가예산의 지원도 중요하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모금활동도 매우 중요하다. 실질적인 다양한 사업들을 행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 활용에 대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모금활동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에 지역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터전으로의 역할을 행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무지도력들과 임원진들의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해석과 소통구조가 확립되어져야 한다. 특히 실무책임자의 전문성과 법인운영이사들과 함께 실무지도자들의 사업에 대한 원활한 소통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평가는 단순히 정략적 평가가 아닌 법인과 위탁시설의 이념적 가치에 맞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 평가를 뜻한다. 특히 자치조직과 지역관계, 지역에서의 수련관의 청소년의 긍정적인 관계망을 어떻게 이루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와 함께 실무지도력들은 자신들이 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조직의 이념, 비전에 빗대어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사업을 진행하는 근본적 이유에 대한 자기 성찰적 노력들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법인의 임원진들과 더 낳아가 청소년들, 지역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5. 바램
무엇하는 사람이냐 물으면 곧잘 '청소년운동'을 행한다는 대답을 한다. '운동'은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가는 과정을 뜻한다. 운동의 목적에는 소명, 소망, 이념, 가치, 철학, 신앙 등 자신만의 귀한 가치가 존재한다. 나에게 목적은 기독교적 신앙관점이 강하다는 것을 고백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가슴 안에 귀한 가치가 존재한다. 이미 태어나는 순간 사람 안에 그 어떤 긍정성이 존재하고, 사람이 잘하며 복된 삶을 살 수 있는 그 어떤 내용을 누구나 가슴 안에 가지고 있음을 믿는다. 교사, 청소년지도사, 청소년복지사, 학교사회사업가, 청소년상담사 등 청소년지도자라 칭하는 다양한 직업군들의 사람들이 행해야 할 일은 청소년들의 가슴 안에 있는 그 어떤 귀한 가치를 그들이 알아 갈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이다. 그 일은 일대일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공간적 개념이기도 하고, 청소년수련관과 같은 시설의 공간이기도 하고, 지역 전체를 통칭하는 공간적 개념이기도 한다. 그들이 속한 공간적 환경에서 실질적인 참여가 일어나는 것을 '권한과 책임'을 갖는 것이라 주장한다. 몇 주 전 기관 실무자 회의에서 법인의 사무총장님께서 "우리에게 힘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셨다. 실무자분들이 여러 의견을 내어 놓았다. "돈, 명예(위치), 학벌, 외모, 지식, 건강, 지혜, 영성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나에게는 '운동'의 목적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힘이다. 앞에서 청소년시설의 이유에서도 밝혔지만 '참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사람이라면 자신이 속한 공간에 실질적인 참여가 일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참여는 자신이 속한 바로 그 공간 안에서의 책임과 권한을 뜻한다. 책임보다는 권한을 갖고 싶어 하는 게 사람들의 일반적 속성인 듯하다. 나조차도 그러한 권한에 취해 있던 적이 있었다. 권한은 권위가 양산하지 않는다. 그저 책임지는 만큼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 권한을 개인적 영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순간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킨다. 그 권한은 순수한 책임에 의한 부분으로 다시금 전도되어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가능하면 자신이 속한 바로 그 공간에서의 더 큰 책임을 가졌으면 좋겠다. 어설픈 무한책임주의가 아닌 자신이 잘 하는 그 어떤 가치와 삶의 목적지향적인 모습을 깨닫고 알아가며, 그 만큼의 책임으로 주변을 환히 밝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일을 행하기 위한 공간적 역할을 구성하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뜻(목적)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한다. 똑같은 의미의 목적일지라도 그 목적을 말하는 이가 진실 된 소명으로서의 목적을 말하는지, 단순히 먹고사는 수단으로서 활용하는지는 관여하는 모든 이들이 알게 된다. 우리가 청소년기관시설을 수탁 받아 운영하는 목적이 그대로의 목적이었으면 좋겠다. 그 힘 또한 바로 그 곳에 존재 했으면 좋겠다. 청소년기관시설에서 종사하는 실무지도력들의 힘의 이유는 지역의 청소년에게 존재한다. 지역사회의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서 책임과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그들이 청소년지도자들을 만나며 자신의 환경에 참여하여, 삶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질 때 만들어진다. 결국은 시설, 프로그램, 그 모든 것들이 수단이자 과정이며 목적일 수 있다. 그 순간에 참여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그 순간에 관계하며 삶의 지향점을 찾기도 하고, 그 순간에 좋은 본이 되는 지도력을 만나기도 하고, 지도력이 되기도 한다. 행하는 모든 과정 자체가 목적일 수 있다. 삶의 전환점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바로 지금 이 순간일 수도 있다. 전문성이라는 표현 또한 어쭙잖게 규격화된 어떤 것을 잘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러한 전문성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다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그 어떤 내재적 가치를 잘 안내할 수 있는 자주적 환경을 잘 조성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가능한 지역 사회 안에서 그러한 모든 환경들이 조성되나, 우리네 삶이 지구촌이라는 공간에서 살기에 시민의식 자체는 지구촌의 공간적 개념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삶이 언제까지일지 알지 못하지만 우리네 삶 자체가 그러한 공간적 영역을 넘어섰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단순한 프로그램 대상이 아닌 천하보다 귀하디귀한 생명으로서 존중받고 사랑받고 이해받는 환경을 조성하며 서로 간 수평적 관계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지역의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상담센터, 청소년쉼터, 청소년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 청소년들과 관련된 모든 기관시설이 단순한 프로그램 장으로서 숙식만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서, 학습지원만을 행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는 안전한 그들만의 공간이 되어 지역 전체의 공간이 안전할 수 있는 허브역할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아가서 지구촌 전체에서의 한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가질 수 있는 그러한 환경적 공간을 만들어 가는 많은 지도력이 배출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교 밖, 학교 안 청소년이라든지, 학교시간과 학교이외의 시간이라든지 학교만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풍토가 아닌 한사람의 시민으로 존중하고, 그들이 속한 모든 공간 자체의 책임과 권한이 공존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6. 나가며
근래 페이스북(facebook)에서 이현영 선생님을 친구 맺게 되었다. 이 분이 쓰신 글을 보고 가슴이 두려운 마음이 컸다. 이 분의 글을 옮겨 본다.
"내가 페북을 접하고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것은 이 간단한 말이 주는 깊은 의미가 여기서도 예외일수 없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 때문이다. - 중략 - 이런 분들 앞에서 '아는 것은 안다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 이 말을 실천에 옮겨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어쭙잖게 남의 것을 내 것인 것처럼, 몇 권의 책 말을 마치 나의 말인 것처럼 떠들어대고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지도 모를 아둔한 짓을 거두어야겠다."
청소년운동을 말과 글로 풀어내면서 내 안의 마음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지역운동 관점의 실제적인 현장과 모델링된 내용이 없이 공허한 이론적 수사에 멈출 것 같아서 더욱 그렇다. 이러한 원고를 이삼일 간 늦은 밤까지 주섬주섬 작성했지만 송구스러움이 더욱 커진다. 여러 곳에서 강의하며 과장된 언어가 나가는 것 같아서 더욱 두렵기 그지없다.
재단으로부터 요청받은 주제는 "10주년을 맞이한 동구청소년수련관의 변화 전략"이였다. 전략이란 목적에 따른 구체적 방법이나 책략들이어야 함에도 이러한 원고 글이 되어 더욱 송구한 마음이 크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청소년수련시설을 운영한 경험과 현재에도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지역청소년활동가의 관점에서의 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히며, 부족한 글이나마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과 동구청소년수련관의 향후 진행하는 사업과정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관점에서 서술한 글이니 원칙이나 이론으로 이해하지 말고 이 글에 더욱 강한 비판과 논의를 통해 동구의 청소년들과 지도력들에게 미천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부디 동구청소년수련관의 미션에도 밝혔듯이 "청소년들의 꿈이 만나는 곳"이 그 곳이기를 기원한다.
참고문헌 정건희(2010). 정책집행과정에 따른 청소년수련관의 효율적 운영방안, 중앙대 사회과학연구소 제22집 pp.85~119 정건희(2010). 청소년민주시민양성소, 군산시청소년수련관(YMCA) 직원교재 (책 다운로드: http://www.youthauto.net/zboard/view.php?id=lectur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 )
# 원고에 각주가 있습니다. 자세히 살피시고 싶은 분은 아래 원본 클릭하셔서 다운받으시기 바랍니다. # 원고 원본: http://www.youthauto.net/zboard/view.php?id=example&no=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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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소년자치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정건희
첫댓글 청소년의 참여, 청소년 자치조직, 지역사회...
정체성, 비전과 미션, 그 명료한 해석...
요즘들어 부쩍, 여기저기에서 정체성 혼돈 현상을 목격하고 그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정체성 혼돈의 시기인가? 가치 혼돈의 시기인가? MB정부에 들어서 더욱 두드러진 현상인가?
꼭 mb정부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시민사회에 오랜시간 있다보니 여러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YMCA라는 조직에 처음 발을 디디고 처음으로 선배간사님들 회의에 참여했을 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청소년운동의 정체성 논의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역사가 100년이 되어 가는 조직체에서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최근에 그러한 고민의 깊이가 많이 짧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업의 과정도 정합성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그래왔고, 현재도 모든 사업들이 앞뒤가 맞는다 보장하지 못합니다. 가장 주요한 가치를 참여로 두는 이유입니다.
모든 것이 해소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사람의 권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 방법과 그들의 안전한 참여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청소년에게 조금 차이가 있다고 여깁니다.
공감합니다.
정체성 혼돈, 전문직 논쟁...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같이 노력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