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사람
그대 사랑 하는 난 행복한 사람
잊혀질때 잊혀진 대도
그대 사랑 받는 난 행복한 사람
떠나갈때 떠나 간대도
어두운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그대를 생각해 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이세상에 그 누가 부러울까요
나는 지금 행복 하니까
2008.2.2 토요일 모처럼 여유있게 일어난다. 이문세의 "나는 행복한 사람"을 흥얼흥얼대며 토요일 아침을 맞는다. 나는 요즘 길을 가다가도 행복감이 밀려들때면, 감동적인 드라마에 취해 눈물 흘리듯 양 볼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가족과 떨어져 멀리 사는 것이 무에가 그리 행복할까마는, 너무나 오랜세월후에 그저 '나만의 시간'이 생겨서 인가 보다. 들뜬 가슴으로 눈 뜨고 눈을 감는다. 어린 아이로 돌아가버린 79살의 울아버지도 뒤늦게 찾은 나의 '행복감 인생아궁이'에 덩달아 불을 지핀다....^>^
이제 내 나이 50 이 된다. 공자는 50 나이를, '五十而知天命'이라 하여 '하늘의 이치'를 알았다고 했지. 나야 무릇 범인의 한사람으로 공자가 생각하는 하늘의 이치까지는 아니지만, 50나이가 가까워옴에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해 답을 찾은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하다. 지금 그 답을 찾은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답이 뭐냐고 ? 눈높이를 낮추는 것인 것 같다. 그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참으로 힘들었다. '버릴 것은 버리고 그저 가볍게' 하고 보니, 세상에... 내 주변 모든 곳이 '행복의 늪지대'임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이 모든 것을 놓치고 살아온 세월이 너무나 원통할 만큼 아쉽다.
늘 욕구불만인채로 눈 뜨고, 서둘러 달려가 전력투구하고, 다시 밤늦게 돌아와 피곤한 채로 눈 감는다. 두 서너해 전까지 나의 '하루일상'이다. 지금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창문의 빛을 맞이하며 벌떡 일어난다. 찬바람에 볼스치는 느낌이 좋은 태화강가를 1시간 남짓 달려 돌아오다보면, 어느새 나의 잠자던 세포들이 활력있게 깨어난다.
오늘도 나의 행복한 날을 열고자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찬바람을 가르고 나의 행복마당으로 돌아온다. 나와 울아부지가 사는 곳으로...^>^
24평의 아담한 공간이다. 나와 울아부지가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곳이다. 울아부지는 자주 날 화난 사람처럼 고성을 지르게 한다. 다정하게 말을 건네면 도대체 들은 척도 않고 그넘의 TV에 시선을 고정하기 때문이다.
[아들] 아부지 댕겨왔습니다.
[아부지] .......
[아들] 히사 댕겨왔당게라. 아~부~지 !
[아부지] .......
[아들] 내 입만 아프지^>^ ............................그래도 혼자 거동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회사에서 안심이 된다.
TV는 나보다 울아버지에게 천배 이상 큰 기쁨을 준다. 나는 울아버지를 웃기게 하지 못하지만, TV녀석은 재주도 좋지 울아버지를 잘 도 웃긴다. 화장실에서 양치질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울아버지가 낄낄 거리고 우는지 웃는지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내 참...나두 늙어서 저럴까? 난 늙으면 조용히 공주사대부고 20회 까페에 들어와서 글을 쓰고 있을 꺼야....머리가 백발이 된 테니스, 초우, 역배사모, 세용...등이 써놓은 출석메모장에 들어가 삼행시 댓글을 달아주면서 행복해 할꺼지. 하얀머리카락을 곱게 늘어뜨리고 토실토실한 증손자 안고 찍은 행복한 사진을 올린 미숙이, 희숙이, 깜씨, 장미, 재드기, 조대비, 나타사....에게 "잘 있느냐?" 안부문자를 날릴꺼야. ㅎ ㅎ 생각만 해도 기분좋다.
1주일에 한번씩 전쟁이 일어나는 곳이다. 울아버지 씻는 거 싫어해서 거의 반강제로 가두고 옷뱃기고 욕조의 뜨거운 물에 쳐 넣는다. 점잖게 하고 싶지만 말을 들어야지... 생각같아선 물고문이라도 하고 싶을 만큼....어린 아이같으면 한대 쥐어박고도 싶을 만큼....좀 전에도 한바탕 전쟁 치루고 씻겼놨더니...욕실 문 열고 나오시면서 왈, (천연덕스럽게스리) "어이구, 시원하다"...내참 난 땀나서 죽을 판이구만... 지금은 바람쐰다구 주섬주섬 챙겨들고 담배 꼬나물고 나가셨다.
나의 주 활동 소공간, 요즘에는 중국어 공부에 열내고 있지. 단어장을 만들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길거리에서도 틈틈이 본다. 참, "자오샹 니하오(아침인사). 니먼 츠 자오판(니들 아침먹었니) ? 워 츠 러(난 먹었어)" 이크 벌써 10시 반이네. 울아버지가 고분고분 말만 잘 들었어도.... 오늘 공부하는 대목이다. 상점에서 만년필 살때 오고가는 대화야. 앞으로 늙어서 중국갈때 공짜가이드로 모실끼야. 잘 보이라카이 ^^
ㅠㅠ 이걸 언제 다 다리지... 세탁기에 돌려서 베란다에 널어놓았다가 오늘 걷어보니 웬걸 10개도 넘네. 엄두가 안난다. 그냥 다림질하려다....준비만 해놓았지.........나 없는 사이에 옷장안에서 우렁각시가 나타나 다림질 좀 해놓으면 소원이 없건만.. 어서 외출하고 오면.....ㅎ ㅎ 이런 상상도 하는 내가 너무 좋다.
이 냉장고 안에 아내의 사랑이 얼어붙고 있다. 아내가 한 봉다리씩 만들어 준 것 데피기만하면 맛있는 반찬이 되니 냉장고가 뭐 우렁각시지 싶다. 그동안 울아부지 잡수시라고 앞에 내놓은 배를 1주일 동안 끝끝내 안드시길래....오늘은 내가 해치우기로 했지...
이 밥솥 운전하는 방법이 익숙치 않아 늘 설은 밥, 질은 밥에 울아버지 말은 않하지만 .... (속으로)... 이자슥이 밥을 하는 겨 죽을 끌이는 겨...내가 해도 니보다 낫겠다... 뭐 이랬을텐데.... 오늘 아침 드뎌 맛있는 밥 만들기 대성공
[50먹은 아들] (자랑스럽게) 아부지, 오늘 아침 밥 맛있지 ?
[79자신 아부지].........
[50먹은 아들] 우짜니까 ? 맛있지 !
[79자신 아부지]..........
[50먹은 아들](약간 짜증나네) 맛있어 ? 안 맞있어 ?
[79자신 아부지] (이제사 내가 고성 지르는 거 눈치채고) 뭐~가 ? (왜그러냐는 듯이)
[50먹은 아들] 쓰~~~~~~~~~~~부~~~~~~~~~ㄹ 내 몬살아
아부지, 낼 모레 설날인디. 어머니한테 보낼 사진 하나 찍자. 수원에 납골당까지 못갈팅게 여기서 사진 한장 찍어 Cyber로 보내면 어머니 있는 곳도 거기 비슷한데니께 알겄제. 새끼들이 아부지 밥이나 잘 차려주는 지 보나마나 걱정할기다. " 나, 인식이가 오늘 처음 맛있게 밥해줘서 잘 먹는다"고 말해바라. 에그 좀 웃어라. 그넘의 TV앞에서는 낄낄대고 잘 도 웃더니만....어여...그렇치 그렇치... 천국에서 엄미 내려보고 좋으시겠다.
울아부지가 1주일동안 안먹고 버틴 울산배하고 귤이라에... 나 혼자 다 먹기는 배부르고 같이 먹을 사람 어디 없어에 ? 울산에 온다카믄 잘 싸두고 기둘릴끼라에, 어서 오라카이.... ^>^
고맙다 읽어줘서....이렇게 써놓으면 읽어줄 누군가가 있어서 나는 행복한 사람^>^
첫댓글 냉장고 사진을 보는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솔직함에....ㅎ ㅎ ㅎ... 태화강가에 좋은 조깅코스가 있나봐? 1시간 정도 뛰고 난후의 상쾌함,행복감,성취감......뛰어본 사람은 알지...이번 가을에 춘천마라톤 함께 출전할 의향은....?
[빅] 빅... 아니 갑자기 감격해서 발음이... 빙고 [러] 러져서 죽을 뻔 했던 2004년도의 중앙마라톤 악몽이 있어서리... [브] 브라자, 부라보 빅가 옆에서 호흡을 같이 해준다면야... 재도전해볼꺼나^^
오빠가 느즈막이 아버지한테 효도하네그려...옆에서 진지 챙겨드리고 말동무 해드리고 씻겨드리고....참 착하다 우리친구.나중에 후회하지말고 소리도 자주 지르고 맛난것도 많이 맹글어드려라...
[조] 조용히 야그하는 것은 기대두 않제... [경] 경을 외우듯거려야 움직이시니 [미] 미구에 내가 암만 잔소리꾼이 될랑가 싶다카이.
사는 모습이 너무 적나라해서 웃음이 픽픽...나오다... 참 착하다, 그리고 진솔하다,,,아부지와 사는 모습에 궁상보다는 유머와 웃음이....그래, 그렇게만 살어,,,,, 난 그것도 못해드리니께.....맘만 가득하고 함께 하지도 못하는 데, 옆빠는 훨 효자로세,,,,
[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저 양반땜시니 [미] 미워도 다시 한번...뭐 그런거지... [숙] 숙제몬했다고 아부지 한테 두들겨 맞던시절 생각나믄 등밀때 아구구..소리나게 문러버리제...^>^
'쓰~~~~~~~~~~~바~~~~~~~~~ㄹ 내 몬살아'에 담뿍 묻어나는 애정... 정말 좋은 아들이라는 느낌이 팍팍........ 오래오래 그렇게 다정히 살아가길..
[맑] 맑은 날이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드네... [은] 은연중에 마음한곁에서는 어서 봄이 왔으면 싶으이 [샘] 샘이 졸졸 흐르는 이 산 저 산 등산할 날이 은근짝 기다려진다카이.
너무재미있으면서 한편으로는 가슴이 찡하넹..홀로되신 우리아버지생각나서..이왕이면 게시판에올려서 많은 친구들이 읽고 귀감이됐으면 하는 바램인데...흐뭇한글 감사...
[나] 나타사, 잘 지내고 있구나 ^^ [타] 타국생활(니^^)이나 타향살이(나^^)나 그리운 사람 떠나 사는 것은 비슷하재^>^ [사] 사고무친하고 외로울 땐 "공주사대부고 20기"홈피가 최고라카이^^
부지런하고 착하고 재주많은 효자로세...효자......나는 그대 글을 읽고 반성을 많이 하고있다네...더욱 건강하세
[양] 양양하던 시절이 가면 어쩔 수 없는 시절이 온다. [세] 세상이치가 그런 것을 어쩔꺼나 [용] 용빼는 재주없으니까 순리대로 살아야지에...
저~? 위의 고무장갑 구멍나서 버렸나? 빨강고무장갑으로 바뀌뿌맀네. 다행이라 생각한다. 혼자 생활한다면 귀찮아서 아침 거르기가 일쑤일텐디, 아버지와 함께라서 끼니를 꼭 챙길 수 있고, 새벽에 조깅, 회사에서 열씨~ㅁ히 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집 떠난 홀아비(?) 처량맞아보이진 않는다. 게다가 카페만 들어오면 좋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옆빠는 진정 행복한 사람...
[깜] 깜깜한 오밤중에 우리 깜씨 또 잠안자고 마실나왔구나^^이그 이쁜거 [씨] 씨감자라도 삶아 서방님하고 알콩콩하고 나온겨
[맑] 맑은 정신으로 그날까지 살아계시면 좋겠는데...하시는 짓거리가^^.... [은] 은비녀 질러 쌩쌩하시던 어머니 살아계실 적에는 안그러시더니만.... [영] 영... 마음에 안드는게 한두가지가 아닌 것이.... 아침에 한두번 불러서 안일나시면 덜컥 겁난께... [혼] 혼자 된다거 남자에게는 사는 것이 아니라 그날을 기다리는 것 같아서...
그림이 곁들여진 단편소설 하나를 읽고 나니 마음이 훈훈해지네. 티각태각은 모녀만 하는 줄 알았더니.... 부자간의 티각태각 살가운 정은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구만. 효자에다 살림 솜씨 야무지고 옆집오빠의 진면목을 보는 듯 하다.....
미셸 오랜만이네. 좋게 보아주니럽고 고맙고 그래... 이만큼 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생기네...홀로된 아부지는 솔직히 반갑지 않은 존재야... 마누라보다 더 오래살고 싶으면 젊어서부터 돈많이 벌어놓고 건강관리 쎄가빠게 잘 해야 될꺼야...
참 이쁜 아들이네요. 정말 좋은 남편이고, 남편없이(타지에 있는) 홀시아버님 모시기는 정말 어려운일인데.. 아내에 대한 배려에, 아버님에 대한 효심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알수있다고... 우리 남 동기중에서 제일 괜찮은 보석(?)을 찾아낸듯싶어요.^^... 따뜻한 옆집오빠, Be Happy, Forever!
테레사, 고마워.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잖어. 내가 그런 셈이여. 난들 늙은 아부지 모시고 싶겠나. 하지만 이 노인네 나아니면 어디 기댈 곳이 없는 걸 어쩌누, 퇴근하면서 직원들하고 한잔 하고 싶지만 일단은 집으로 와서 저녁이라두 차려주고 나가야 하고... 낮에도 한두번은 전화로 확인해야 되고... 우리 젊은 직원들이 아이들때문에 전화하지만 난 아부지땜에 전화하네...귀가 어두워서 세번 전화하면 한번 받을까말까 애를 태우네... 늙는다는 것 그게 아부지의 것만이 아니더라고...나도 어느새 노안이 와서 직원들이 결재판 들이밀때는 멀찌감치 밀어놓고 보곤 하는 나이가 되었어. 점점 늙은 아부지를 닮아가겠지...
괜시리 찡한 마음에.. 옛날 생각에.. 눈물? 이 쬐끔.. 하옇튼, 효자에, 애처가에,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에 좋다.. 옆빠로 인해, 만군을 얻은 느낌.. 카페에 더욱더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산에서도 자주 만나자...!!
테니스, 올 설날에는 어떻게 보내누 난 수원에서 집사람과 아이들이 내려온다기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려니 하고 있어... 저마다 다 나름대로 고충은 있는가봐^^대전에서 모이면 술한잔 나누며 이야기 나눔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