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다음, 다뇨, 다식 및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나서 진단되기도 하지만, 최근 건강 검진이 활성화되면서 무증상인 상태로 조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경우 별 다른 증상이 없으므로 당뇨병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당뇨병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당뇨병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합병증이다.
당뇨합병증은 단기간에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거나 떨어져서 발생하는 급성 합병증과 고혈당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만성 합병증으로 크게 구분된다.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당뇨의 급성 및 만성 합병증에 대해서 철저히 이해하고 미리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뇨의 급성합병증은 크게 고혈당성 혼수, 케톤산혈증 및 저혈당 등이 있다. 이중 고혈당성 혼수와 케톤산혈증은 혈당이 급격히 증가하여 생기는 합병증으로 감염, 스트레스, 과식, 약제나 인슐린 중단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고혈당성 혼수는 다뇨 현상이 있다가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위장 증상이 동반되고 심하면 탈수로 인해 혼수상태에까지 이르게 된다.
케톤산혈증은 인슐린 결핍이 심해지면서 발생하는데 고혈당과 함께 당분을 에너지로 사용하지 못하고 저장된 지방을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이때 발생하는 케톤체가 혈중에 증가한다. 산혈증이 생기면서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며 의식소실도 발생할 수 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응급 상황으로 입원하여 유발 원인 교정과 함께 수분과 전해질 공급 및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저혈당은 혈당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로 당뇨 약제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가 식사량이 갑자기 줄거나 식사시간이 지연되는 경우, 운동량이 평소보다 많은 경우, 과음한 경우, 당뇨 약제나 인슐린을 처방량보다 많이 사용한 경우 등에서 발생할 수 있다. 대체로 혈당이 50∼60 mg/dL 이하로 떨어지면 공복감과 함께 현기증, 식은 땀, 두근거림, 떨림 등의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 저혈당도 심한 경우 경련, 무의식, 뇌손상을 유발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저혈당 증상이 발생하면 혈당을 빨리 올릴 수 있는 음식이나 음료수를 즉시 섭취하고 하던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서 포도당 주사 등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만성 합병증으로는 심혈관계, 신장, 눈, 신경, 발, 피부 등에 발생하는 합병증이 있다. 만성 합병증은 장기간에 걸쳐 고혈당이 지속되면서 발병하는데 일단 발병되면 치료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만성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또한 일단 발병했다면 당뇨 관리를 제대로 하여 합병증의 진행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심혈관계에 발생하는 당뇨의 만성 합병증으로는 관상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 등이 있다. 당뇨 환자의 경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혈관에 동맥 경화증이 유발되고 혈관이 좁아지면서 질환이 발생된다. 신장에 발생하는 만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증은 신장에 손상이 생겨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면서 시작된다.
이것이 심해지면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부종이 발생하고, 더욱 진행되면 콩팥에서 노폐물이 배설되지 않아 만성 신부전이 된다. 결국은 요독증에 빠져 혈액투석을 하거나 신장이식 수술까지 받게 되기도 한다. 눈에 발생하는 당뇨병성 망막증은 안저정맥의 혈관벽이 약해져서 꽈리처럼 늘어나는 미소 정맥류와 혈관에서 나온 진물, 출혈, 신생혈관의 증식이 망막에 발생해서 생긴다. 또한 백내장도 당뇨로 인해 발생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고 또한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철저한 혈당 관리이다. 정기적인 추적 검사로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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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석 교수 /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내분비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