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놓은 항아리 경(A3:30)
1.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통찰지가 거꾸로 놓인 항아리와 같은 사람, 통찰지가 허리에 달린 주머니와 같은 사람, 통찰지가 광활한 사람이다.”
2. “비구들이여, 그러면 누가 통찰지가 거꾸로 놓인 항아리와 같은 사람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자는 비구들 곁에서 법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승원에 간다. 비구들은 그에게 시작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끝도 훌륭한 법을 설하고, 의미와 표현을 구족하여 법을 설하며,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범행을 드러낸다. 그는 그곳에 앉아 있을 때에도 그 설법의 처음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고 중간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고 마지막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일어날 때에도 그 설법의 처음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고 중간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고 마지막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거꾸로 놓인 항아리 위에다 물을 부으면 흘러내리기만 할 뿐 그곳에 담기지 않는 것과 같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여기 어떤 자는 비구들 곁에서 법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승원에 간다. 비구들은 그에게 … 지극히 청정한 범행을 드러낸다. 그는 그곳에 앉아 있을 때에도 … 그곳에서 일어날 때에도 …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통찰지가 거꾸로 놓인 항아리와 같은 사람이라 한다.”
3. “비구들이여, 그러면 누가 통찰지가 허리에 달린 주머니와 같은 사람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자는 비구들 곁에서 법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승원에 간다. 비구들은 그에게 … 지극히 청정한 범행을 드러낸다. 그는 그곳에 앉아 있을 때에는 그 설법의 처음도 마음에 잡도리하고 중간도 마음에 잡도리하고 마지막도 마음에 잡도리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일어날 때에는 그 설법의 처음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고 중간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고 마지막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사람의 허리에 달린 주머니에 깨와 쌀과 사탕과 건포도 등 여러 가지 먹을 것을 넣어두고는 그 자리에서 일어날 때 마음챙김을 놓아버려 쏟아버리는 것과 같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여기 어떤 자는 비구들 곁에서 법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승원에 간다. 비구들은 그에게 … 지극히 청정한 범행을 드러낸다. 그는 그곳에 앉아 있을 때에는 … 마음에 잡도리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일어날 때에는 …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통찰지가 허리에 달린 주머니와 같은 사람이라 한다.”
4. “비구들이여, 그러면 누가 통찰지가 광활한 사람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자는 비구들 곁에서 법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승원에 간다. 비구들은 그에게 … 지극히 청정한 범행을 드러낸다. 그는 그곳에 앉아 있을 때에도 그 설법의 처음도 마음에 잡도리하고 중간도 마음에 잡도리하고 마지막도 마음에 잡도리한다. 그곳에서 일어날 때에도 그 설법의 처음도 마음에 잡도리하고 중간도 마음에 잡도리하고 마지막도 마음에 잡도리한다.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바로 놓인 항아리에다 물을 부으면 흘러내리지 않고 그곳에 담기는 것과 같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여기 어떤 자는 비구들 곁에서 법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승원에 간다. 비구들은 그에게 … 지극히 청정한 범행을 드러낸다. 그는 그곳에 앉아 있을 때에도 … 그곳에서 일어날 때에도 … 마음에 잡도리한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통찰지가 광활한 사람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이러한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5. “지혜가 없고 현명하지 못하고
통찰지가 거꾸로 놓인 항아리와 같은 사람
그가 비록 지속적으로 비구 곁에 가더라도
법문의 처음과 중간과 끝을 이해할 수 없나니
그에게는 통찰지가 없기 때문이다.
통찰지가 허리에 달린 주머니와 같은 사람
그는 이 사람보다는 나아서
자주 비구 곁에 가서 자리에 앉아서는
법문의 처음과 중간과 끝을 이해지만
일어설 때 뜻과 문장을 꿰뚫어 알지 못하고
배운 것을 잊어버린다.
광활한 통찰지를 가진 사람
앞의 두 사람 보다 수승하여
자주 비구 곁에 가서 그곳에 앉아서
법문의 처음과 중간과 끝을 이해하고
뜻과 문장을 마음에 새긴다.
훌륭한 생각을 가졌고 혼란스러움이 없어
그는 법에 따라 수행하여 괴로움을 종식시킨다.”
【해설】
본경은 통찰지를 토대로 하여 불자들을 “통찰지가 거꾸로 놓인 항아리와 같은 사람, 통찰지가 허리에 달린 주머니와 같은 사람, 통찰지가 큰 사람”의 셋으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 유형의 불자는 지속적으로 절에 가지만 법을 들을 때도, 듣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그 가르침을 전혀 음미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는 거꾸로 놓인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의 불자는 절에 가서 법을 들을 때는 잘 이해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다 잊어버리고 실천하지 않는 자이다. 이런 불자는 허리에 달린 주머니에 맛있는 사탕 등을 잔뜩 넣었지만 일어나면서 주머니에 사탕이 든 줄을 잊어버려서 쏟아버리는 것과 같다. 세 번째 유형의 불자는 들을 때도 잘 이해하고 집에 가서도 잘 실천하는 자이다. 이런 불자는 바로 놓인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이 통찰지가 큰 사람이다.
본경은 제자들로 하여금 자신은 이 셋 가운데 어떤 부류의 불자인지 스스로를 점검하도록 하는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