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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트 오디세이 (Concert Odyssey); 2024년 순례기
2년전 동구라파 3국과 돌로미티 (Dolomiti) 알프스 트래킹 1주를 포함한 오랜만의 동유럽 여행의 베이스캠프는 항가리의 수도 부다 페스트 (Budapest) 이었다. 당시 그 도시는 사랑하는 딸과 손녀/손자가 살고있는 다뉴브강을 낀 아름다운 도시이자. 음악가 리스트의 본 고향이기도 하다. 이 도시의 국제공항 이름도 음악가 이름을 딴 <프란츠 리스트> 공항이다. 음악의 본향인 비엔나와는 차량으로 두어시간 거리이어서 두 도시간을서너차레 방문하기도 했다. 부다페스트에 체재하는 동안 손녀, 손자를 학교 보낸 낮시간에 짬을 내어 유명한 리스트 음악원과 애국가 작곡자 안익태 동상이 있는 숲속 공원을 딸과 함께 구글 앱을 동원하여 찾아보았다.
귀국후에는 리스트피아노 음악의 최고 전문 연주자 피아니스트를 알게 되어, 그녀의 영향인지 리스트의 음악과 생애에 대한 집중적인 탐구를 여가시간을 활용하여 학습했다. 리스트의 음악을 자주 듣고, 그에 관한 책도 몇권 읽었다. 그의 피아노작품 중에 다양한 음악구조 속에서 여행의 인상을 작곡한 일종의 음악여행기라 할 수 있는 곡들이 있다. 이름하여 리스트(1811-1886)의 순례기이다. 2024년 한해 동안 나의 국내 여러 음악회 참관을 그의 순례기를 인용하여 컨스트오딧세이로 이름 붙여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기로 했다.(부다페스트 도심 구석 구석을 아빠를 안내하던 딸은 이제 카나다 몬트리올에 살고 있다)
한해를 보내고 또 새해를 맞으면서
지난 한 해는 다사다난한 가운데 여러가지 답답하고 침울한 시간이 많은 편이었다. 극심한 불경기에 사업이 점차 힘들어지고, 가족 중에 병치례 등 우울한 사례가 많은 한 해였다. 나이들어감에 따라 체력저하에 생활의 활력도
하강곡선을 보였다. 나름대로 다소간의 활력을 찾고자 년간 계량적으로 목표 수치를 설정하고 움직여 보기로 했는데, 년초부터 허리 상태가 좋지않아서 시작부터가 쉽지 않았다. 불세출의 메이저 야구 스타 오타니가
50홈런에 50도루라는 전대미문의 목표에 도전하는 것을 보고, 나름 세운 목표가 독서 50, 등산 및 트레킹 50, 그리고 클라식 연주회 참관 50 이라는 타겟을 세워보았다. 사실 아직 이 나이에 주 5일/일일 8시간 근무를
하고 있는 일상에 이 것도 쉬운 목표는 아닌 것 같다. 지금 한해를 결산해보니, 사업실적은 저조한 가운데, 여가시간 활용 이란 측면에서 이들 50-50-50 목표는근사치로 초과 달성하여 그나마 침울한 한해에 나름의 위안이 되었다. 독서 55권, 등산 혹은 트레킹 52회, 음악연주회 참관 57회를 기록했다. 3가지 다 주 일회 꼴이다. 2025년은 체력 저감에 나이도 있고 하여, 한 30% 하향 조정한 목표를 수립하기로 했다. 조용히 산길이나 해변이나 호숫길 걷기는 여러 다양한음악 연주회 순례와 함께 혼탁하고, 국민을 걱정 시키는오늘날 우리나라의 3-4류 국회와 정치 수준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좋은 청량제가 된다.
경쾌한 왈츠와 폴카로 시작
해마다 1월 1일은 비엔나필이나 베르린 필하모니의 신년음악회로 시작된다. 멀리 날라갈 수가 없어 대안으로 메가박스에서 현지 공연 시간에 맞추어 비엔나 필 신년음악회를 실황 중계해준다.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와 폴카 그리고 여러 경쾌한 행진곡 위주다. 조금은 낡은 듯한 건물이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연주홀에서 세계 최고의 연주자들의 면면이 화면에 close up 되어 일반적인 연주회가 줄 수 없는 장면을 보여 주는 것이 장점이다.
2025년 1월1일에도 미리 예약해둔 메가박스극장에서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실황중계를 보았다. 어느덧 80대 중반에 접어든 무티의 지휘가 카라얀 전성기 시절의 다이나믹한 지휘 모습을 연상시킨 신년음악회였다.
연주회 말미는 관례대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과 라데츠키(Radetzky March) 행진곡으로 신년의 힘찬 출발을 관중의 박수로 마감한다. 2년전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강가에서 딸과 함께 우두커니 아무 생각없이 처다본 도나우 강물이 생각난다. 매년 12월 마지막달은 여러 송년음악회로 우리를 유혹하고, 일월은 여러 악단의 신년음악회들이 클라식 마니아들을 부르기 시작한다.
나의 집은 성남아트센타에서 차로 15분 거리 정도의 전략적 요충지에 있는 만큼, 년간 내내 성남시향의 정기연주회가 상설무대가 된다. 성남의 컨스트홀은 아담한 규모에 조용한 산자락에 위치하고, 가격도 저렴하여 매번 빠지지않고 연주회에 참관하곤 한다.이제는 주머니 사정도 고려하여, 차량으로 50Km 이내 반경에 있는 여러 경인권 주요 연주장을 마음에 드는 프로그람을 검색하여 1-2달전에 예약하고 행동 반경을 넗혀 방문한다.
예술의 전당, 롯데 컨스트홀, 장천홀, 세검정 서울아트센타, 인천, 부평, 부천, 고양, 수원 경기예술의 전당, SK 아트리움, 여의도 신영중권 홀, 남한산성 연주홀, 의정부, 과천까지 다양하게 다니는 편이다. 경인권 연주회장은 대개 경로할인요금 제도를 적용하여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과 음향도 괜찮은 수준이다.
피아니스트 박연민과의 만남.
2년여 어느 가을에 성남시향에서 라프마니노프 3번 협주곡을 연주하는 그녀를 처음 대하고, 최고의 연주 테크닉과 음악성을 지닌 그녀의 실력에 감짝 놀라고 반해, 그녀의 연주회를 상당수 찾아서 참관하는 게 개인적 취향이 되어 버렸다. 여러 유명한 작곡자의 피아노 협주곡이나, 개별적인 솔로 리사이틀을 연간 7-8회 정도는 참가한다. 이제 개별적으로도 친한 사이가 되어 수시로 만나거나, 격려하거나, 음악 관련 의견을 나누게 되었다.
그녀의 아티스트로써의 열정은 대단하다. 리스트 음악의 대가로써 그녀 덕분에 리스트 음악에 대하여 보다 깊이 학습한 계기가 되었다. 나로서는 대개 최고수준의 피아노 연주자의 경우, 곡의 선정을 보면 기량 수준이나 음악성의 판단 기준이 된다. 라프마니노프 3번, 차이곱스키 1번, 프로코피에프 3번, 리스트 1번 협주곡 그리고 쇼퍙이나 리스트의 여러 피아노 곡들의 연주를 레파토리로 들어있으면 최고 수준 급으로 인정한다.
그녀의 유명 작곡자의 협주곡은 거의 다 들었고, 리스트 곡중에서 죽음의 무도(Totentanz)나 파우스트, 마제파 등을 연주할 때는 마치 광야의 야성녀의 연주처럼 정열적이다가. 조용한 모짜르트나 슈만의 헌정(Widmung)을 연주할 때는 천상에서 아름다운 선녀가 내려와서 감미로운 소리를 들려주는 듯하다. 작년에는 연주회에 피아노 솔로에 다양한 토크쇼 해설까지 겯들어다양한 피아노 장르에 도전하는 시도도 몇차레 보여주었다. 항상 그녀의 실력이나 열정에 비하여 국제적으로 최고의 교향악단과 협연할 기회가 부족하여 내가 좀 마케팅 측면에서 도와 줄려고 하나 세계 시장이 만만치 못하다. 그래도 카톡으로 개별적인 안부를 물어오면 반갑고, 가끔 내가 밥을 사면 그녀의 리사이틀 초대권을 보내주는 정성도 보인다. 금년에도 그녀의 도전은 계속되리라 믿는다. 연주곡암보 실력도 대단하다. 나라의 보물이다.
이색적인 연주회들
24년도는 다양한 연주회장의 원정 못지 않게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교향곡 연주와 피아노 협주곡 연주회가 여전히 주관심 분야이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여러 이색적인 악기조합을 경험해보기로 한 결과, 남한산성 연주홀에서 세계 관악기 연주회, 수원의 경기도 예술의 전당에서 김대진 지휘자의 그랜드 피아노 16대를 동원한 Beethoven 7번 교향곡 연주회,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 등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랜드 피아노 Steinway 16대를 어떻게 불러 모았을까, 리허설은 어떻게 한 것일까, 현악기와 관악기가 없는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이 어떻게 다가올까 내내 궁금했었다.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은 당초 별 생각없이타악기로만 조합을 이룬 20여명의 악단이 어떤 소리를 낼까 궁금하여 인천으로 먼길을 달려 가보았는데, 마림바와 실로폰 그리고 이름도 잘 모르는 여러 타악기가 만들어 내는 소리에 감탄을 면치 못하고, 그 악단의악장인 윤경화 악장과 이영완 지휘자가 만들어 내는 소리에 온갖 시름을 날러버린 좋은 기억이 있다. 6개월이 지나서 친구 3 명을 초대하여 12/28 년말 성동구 공연에 다시 찾아 남은 걱정을 또 날러
보내고맛집으로 2차를 갔다. 카로스타악기 앙상블의 공연은 중독성이 있는 것 같고, 아 다음에는 악장과 지휘자를 팬 미팅에 만나 인사라도 나누고 싶다.
베토벤 합창교향곡, 베토벤 코랄환타지(Choral Fantage), 그리고 칼 오프의 카르미나부라나(Carmina Burana).
해마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빠짐없이 치루는 행사중에 베토벤 합창 교향곡 연주회를 참관하는 것이 연례행사 처럼 되어 있다. 금년에는 합창을 국내에서 연주홀이 가장 우수한 두 연주장에서 경험했다. 겨울 시즌이 아닌데
이색적으로 여름 7/6에 인천아트센타에서 공연, 그리고 12/27에 부천 아트센타에서송년 연주회를 들었다. 둘다 감동적이었다. 금년에는 운 좋게 합창 교향곡 보다는 스케일이 작으나 감동적이고, 교향악단에 합창단 그리고 4인의 테너, 소프라노 가 등장하는 모짜르트의 레키엠 (장송행진곡)과 베토벤 코랄 환타지가 인상적이었다. 코랄 판타지는 나에게는 피아노 협연이 있어서 합창교향곡 보다도 더 좋아 하는 곡이다.(12/6). 과천시향이 피아니스트 박진우와 함께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칼 오프의 카르미나부라나도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곡인 반면 연주회가 자주 실현되지 않는 곡이다. 대형 합창단의 섭외와 까다로운 독일어 원어 합창과 독창 그리고, 수준급 테너와 바리톤을 구해야하는 어려움 때문 일지도 모른다. 5년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를 듣고 실로 오랜만에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가 있었다. 먼거리에 약간 주저했지만 업무겸 대전 출장을 결심하고 달려간 보람이 있었다. 년말즈음에 내 속 마음을 알았는지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또 한번 공연이 있었다. 의정부 공연에는 남녀 10명 정도의 군무가 이 곡의 묘미를 더해주고, 비주얼(visual) 영상 효과를 더해서 아주 만족스런 공연이었다.차가 밀려 운전하는 내내 조마조마했는데 마지막 순간 길이 뻥 뚤려 공연 오분전 착석한 기억이 새롭다. 내년에 카르미나부라나 공연이나베토벤 코랄환타지 공연이 있다면 제주까지라도 달려 갈 참이다.
Opera Aria와 발레
오페라 중에는 카르멘을 좋아하는 편이다. 섹시하고 요염한 카르멘의 장미꽃을 입술에 문 자태도 좋지만 여러 아름다운 아리아 때문이다. 카르멘 서곡은 참으로 신난다.금년에 실제 카르멘 오페라 공연이 있었는지는 별로 관심 밖인 바, 카르멘의 갈라 콘스트가 인천 아트센타에서 있어서 달려갔다. (10/1). 그리고 금년이 오페라의 대가 푸치니의 탄생 200주년 기념의 해 이어서 여러 푸치니 오페라 관련 공연이 있었다.
그중 거리나 예산이 적절한 성남아트센타에서옛날 삼성 근무 시절 임원 동료들을 초청 6명이 즐거운 푸치니 회동을 했다. 푸치니가 매콤한 낙지볶음과 막걸리를 별로 좋아할 것 같지는 않아서, 우리끼리연주회 시작전에 조끔식 하고, 연주회가 끝나고는 푸치니선생께 양해를 얻고, 아트센타 주변의 생맥주 집에서 토란도트의 아리아를 음미하면서 또 한잔 이까심을 하고 헤어졌다(11/8).
금년중에 발레 연주회가 빠지면 섭섭할까봐성남아트리음에서 차이곱스키의 백조의 호수 공연 (5/11)이 ballet concert 형식으로 공연이 있었다. 요즈음 음악회 연주회에서는 그림과 음악의 접목이라는 차원에서 연주회 실황 연주중에 벽면 스크린에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 동시에 비추어 지거나 때로는 영상을 비디오로 움직이게 하는 첨단 예술도 등장시킨다. 예전에는 단골손님이크팀트(Klimt)화가 였는데, 이제는 다양화 되어 고흐, 세잔느, 심지어 박수근 그림까지 등장 시켜서 시청각을 동시에 만족 시킨다.
7/12 경기아트센타에서의 Gallery Concert 도 그러한 시도의 일환이었다.종류는 다르나 8/17 경기아트센타에서 비발디의 4계와 탱고의 피아졸라의 사계를 연이어 연주하여 이태리와 아르젠티나의 4계를 대비시켰다.
유자왕(Yuja Wang) 그리고 일급 피아니스트 들의 연주회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활동적이고 인기가 많은 피아니스트는 중국계 미국 피아니스트인 유자왕 일 것이다. 유투브에서도 항상 최고의 조회를 기록하고 있다. 최고의 난해한 테크닉을 구사하고, 피아노 연주 이외에도 화제를 뿌리고 있는 매력적인 연주가 이기도 하다. 나도 그녀를 참 좋아하고, 아주 자주 그녀의 다양한 연주를 듣는 편이다.
그녀가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예당이나 롯데는 30만원 이상의 고가 입장료이어서 내 주머니 사정에 맞지 않아서 일찌감치 남한산성 연주홀에서 좋은 좌석을 찾아 예약을 해두었다. 경로할인에 지역 연주장이어서 예당이나 롯데의 1/4 가격에 무대에서 가까운 자리에서 그녀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10/4). 협연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라프마니노프 1번협주곡과 말러 교향곡 1번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탁월한 연주, 현란한 몸매, 제스쳐, 의상 등으로 왜 그녀가 현재 세계 최고의 인기 피아니스트 인지를 아낌없이 보여 주었다. 이레적으로앵콜 곡도 3곡이나 받아 팬 서비스에 보답했다.나도 이젠 취향이 전설적인 나이든 남자 피아니스트에서 아릿다운 여성 피아니스트로 변화한지 오래다.
유자왕 다음으로 인기 피아니스트인 조지아 출신 카티아부니아티슈빌리도 비슷한 시기에 내한 공연 일정을 마련 전국의 5개 유명 공연장에 광고하고 예매를 받았다. 그녀에게 관심이 많은 나로서도 두어달 전부터 비싼 공연장을 피하고 인천아트센타에좋은 자리를 저렴한 가격 티켓을 예약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공연을 며칠 앞두고 청천벼락 같이 몸이 아프다고 한국공연을 모두 취소하여 야단 법석이 되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공연 취소이니, 그녀의 신뢰성에 큰 데미지를 주었다. 아프다니 어쩔수 없는 것일지 모르나 뭔가 자기관리가 시원치 않고, 한국팬의 신의를회복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거로 보인다. 반면에 이태리의 여성 피아니스트 베트리체라냐가 내한하며 여의도 신영증권 음악당에서의 리사이틀에서 그녀의 기교 일부를 볼 수가 있었다.(10/27)
국내의 정상급 피아니스트 연주는앞에서 몇차례 언급한 박연민 연주 이외에 현재 한국 최고 여성 피아니스트 손열음 연주회(8/10)와 부평에서 임현정 리사이틀 (8/16)이 인상적이었다. 3-4류 수준의 정치권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클라식 연주 수준이나여러 지역에 산재한 훌륭한 연주회장 그리고 선진국화한 고객 수준에 따라 세계 각국의 일류급연주단체나 연주가들이 한국행을 희망하고 줄을 서 있는 실정이니 흐뭇한 마음이다.
지휘자와 회동 그리고 소프라노와의 만남.
현재 우리나라는 젊고 유망한 지휘자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름을 알고 있는 지휘자이외 독일등지에서 정통 지휘법을 공부하고 실력을 닦은 신진 지휘자도 많다.여러 음악회를 폭 넓게 다녀 보니, 음악지휘와 해석에 탁월한 전도유망한 젊은 지휘자가 많이 보인다. 이탐구 강남심포니 지휘자도 그중 한명이다.
이 지휘자는 피아니스트 박연민과의 몇차례 협연한 인연때문 알게된 심성도 좋은 지휘자이다. 연주회 끝나면 팬미팅에 만나서 대화도 나누고, 음악 관련 대화도 이따금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금년에는 특히 부천아트센타에서 헨델의 여러 음악을 지휘하였는데, 특히 왕궁의 불꽃 놀이 연주는 탁월한 감동을 주었다. 우리나라 최고 지휘자로 성장을 의심치 않는다. 내가 <지휘의 발견> 이란 책을 소개해 주었는데, 바쁜 시간 중 시간내어 꼭 읽어 보겠다고 했는데, 지금쯤 읽었는지 모르겠다. 아마추어가 프로에게 지휘 책을 소개하니 좀 민망하기는 했다.9/28 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말러 5번 교향곡도 잘 연주해냈다. 지휘후 팬미팅에 땅콩처럼 따라 붙는 딸이 예쁘다.
임선혜 소프라노는 현존 우리나라의 최고의 소프라노 가수이다. 7-8년전 그녀의 공연을 처음 접하고 그녀의 아름다운 소리와 용모에 푹 빠져 버렸다. 그 당시 서울 시향과 말러 교향곡 4번 4악장의 노래로 나를 매혹시켰다. 그후 10차례 정도 그녀의 공연을 보았지만, 9/13 예술의 전당 모짜르트 라퀴엠 공연에 그녀가 출연하게 되어 앞자리 좋은 좌석을 확보했다. 그런데 공연 내내 지휘자의 엉덩이에 가려서 그녀의 노래와 예쁜 모습을 보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약간은 서운하던 참에 전주 한옥 마을 근처 문예관에서 그녀의 특별 공연을 발견, 공연 전날 전주로 먼거리를 달려 갔다. 가성비를 고려하여 군산과 전주 지역의 업체 두어개를 방문하고, 그녀의 아름다운 공연(11/16)을 즐겼다 공연 이후 그녀와 팬미팅에 인사하고, 약간의 담소도 나누고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왔다. 고음악 (Early Music)을 전공하고 다양한 레파토리를 자랑하는 현역 한국 최고의 소프라노이지만 얼굴도 예쁘고, 인성도 좋고, 방송에서 토크쇼사회도 하는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해가 바뀐 지금 1/10에 천안에서 아름다운 신년음악회가 예정되어 있어 또 다시 차 몰고 그녀에게 달려갈 예정이다.
대관령음악제
년중 전국적인 규모의 정례적인 음악제 가운데 3가지를 꼽자면 서울의 예술의 전당에서 봄에 펼치는 교향악축제, 여름시즌의 대관령 음악제 그리고 봄날의 통영 국제음악제 3가지가 한국의 대표적 음악축제이다. 예당의 교향악축제는 전국의 유명 오케스트라가 년간 갈고 닦은 연주 실력을 뽐내는 행사이고, 더운 여름날 시원한 평창 고원지대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펼치는 평창음악제도 이제는 자리매김을 한지 오래다. 정경화-정명화 자매가 오랜기간 음악감독으로 재임하면서 기반을 닦았고, 지난 4년을 손열음 피아니스트가 음악감독을 맞아서 더욱 발전시켰다. 윤이상 이름으로 대변되는 통영국제음악제도 해외에서부터 명성을 쌓아서 아름다운 바닷가 통영이란 도시를 음악도시의 반열에 오르게 하는 음악축제로 만들었다. 2024년은 그간 벼루기만 하다가 지나쳐 왔던 대관령 음악제에 달려 가보기로 했다.
한달전에 두개의 연주회를 예약해두고, 7/28일 거리상 당일치기로는 무리이고, 가성비도 고려할 겸 근사한 2박3일 여행 계획을 마련했다. 나홀로 운전으로 평창으로 달려가 음악회는 물론 인근의 대관령 양떼 목장 트레킹에다 연주회 다음날에는 오대산 월정사-상원사 간의 10km 선제길을 트레킹 하고, 오후에는 동해지역 발전소 두개의 영업 방문으로, 마지막 날은 휴전선 동해 북단 고성의 통일전망대와 DMZ 박물관을 관람하고, 북한땅 해금강을 바라보는 일정을 짯다. 마지막 오후는 그냥 상경하기가 아까워서 고성 바다에서 가자미 낚시배를 빌려 가자미 낚시를 한후 밤늦게 상경하는 근사한 일정을 마련했다. 나홀로 유람하고 중간중간 맛집을 방문하는 멋진 일정이었다. 대관령 음악제에는 오후 3시 프로그람인 현악 5중주와 슈베르트의 현악8중주를 알펜시아컨스트 홀에서 연주를 들었다. 저녁 시간에는 평창 시내로 들어와서 순두부 맛집을 발견 혼밥을 하고 다시 알펜시아 야외음악당에서 8시의 피아노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감동적인 연주를 들었다.
생애 첫 대관령 음악제 관람의 성공적 데뷰였다. 밤길 약간은 위험한 야간운전 40분 끝에 오대산 월정사 인근 민박 숙소에 도착골방에서 첫밤을 보냈다. 이튿날 아침부터 오대산상원사선재길트레킹릉 나섰는데 차가 상원사까지 무사통과 한다. 어쩔수 없이 수많은 계단으로 이루어진 상원사-적멸보궁의 나홀로 등산에 나섰다. 고생 끝에 보슬비 내리는 적멸보궁에 도착하여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오대산 정상까지 1.5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오대산 정상은 과거 몇차례 오른 적도 있고, 이번이 정상 정복이 당초 목표가 아닌지라, 매사 과유불급이란 말도 생각나고, 오후 영업 방문 일정도 있고하여, 하산을 하고, 속초 바닷가 근사한 호텔에 두번째 숙박지를 잡았다.
셋째날은 내친김에 강원도 최북단 고성 통일 전망대로 달려가 검문소 신고를 하고 휴전선 아래에 펼쳐지는 북한 해금강 바다를 감상하니 감개무량하였다. 그날 오후는 3시간짜리 가자미 바다 낚시 배를 빌려서 가자미낚시에 오랜만에 도전했는데, 내가 출동한게 가자미들 사이에 정보가 새버린 탓인지, 다른 어종 6-7 마리만 잡고 낚시 일정을 마감했다. 대관령 음악제 참석이 다양한 outdoor activity로 변질한 것 같기도 했지만, 일반 패키지 여행사에서 볼수 없는 근사한 여행이 되었다. 금년에도 대관령 음악제+ 가자미 낚시 일박이일 플랜을 또 만들어 볼까도 생각중이나, 아직 못가본 통영 국제 음악제로 한번 달려가볼 참이다. 거리도 있고하니, 좋은 피아노협주곡+교향곡 연주일정에 맞추어 영남지방 영업 출장을 묶어서 일정을 한번 꾸며 볼 생각이다.
음악 속으로 (Andie Music)에서 음악 속으로 (Into the Music)
24년도 연주회 방랑기를 쓰면서 회상해보니,가장 실황 음악을 자주 접한 곡이 차이곱스키 5번 교향곡과 말러의 1번 교향곡 <타이탄>으로 나타났고, 브람스 1번 교향곡이 그 다음 순이다. 좋아하는 장르인 피아노 협주곡을 제외하고는 바이올린 협연은 한수진 연주가 2차례, 그리고 신지아 연주자도 인상적이다. 12/15일 양천구민 음악당에서 모짜르트의 유명곡을연극화한 공연도 인상적이었다.
년도의 마감은 역시 성남아트센타의 12/31일 밤 송년음악회였다. 교향악 실황 연주는 스테레오 시스템에서 쉽게 찾아낼 수 없는 오보에의 오묘한 소리나 바이올린에 밀려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비올라나 더블 베이스의 저음을 현장에서 잡아내어 듣는 순간이 맛 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점에서 바순의 소리도 좋아한다. 금년 어느 여름 성남시향 연주에서 젊은 미국 피아니스트가 거슈인의라프소디 인 블루를 연주했는데, 이 친구 피아노 타견이 얼마나 강렬 했는지 피아노 햄버가 부셔지고, 건반 88개중 8개 정도는 깨지는 줄 알았다. 이 친구 연주 전날 부부싸음이라도 하고 울분을 연주회에서 터들이는 줄 알았는데, 연주회후 팬 미팅에 예쁜 갓난 아기를 안고 나타난 한국인 부인의 다정한 모습을 보니, 전날 싸운 것 같지는 않은 듯 정답다. 울브라이트 라는 이름의 피아니스트를 금년 1월 하순 성남시향의 정기 연주에 금난새 지휘자가 다시 부른 걸 보니, 그 때 피아노 건반이나 햄머가 망가지지는 않은 것 같다.
같은날 나는 인천아트센타에서 비엔나 챔버 오케스트라와 갈라 컨스트가 중복되어 부득이 인천 쪽으로 택하기로 했다. 그래도 여성 피아노 연주에 익숙한 내가 권투 선수 같은 그의 연주 스타일이 궁금해진다.
파이프 오르간 연주
롯데 컨스트홀과부천아트센타의 대형 연주홀은 국제적인 음향수준과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음악당이다. 두 군데다 예당이 갖추지 못한 파이프 오르간 시설을 갖추고, 년간 몇차례 연주 기회가 적은 편인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하고 있다. 그리고 두 곳 다 연주회장 내부와 외부를 신청자 예약을 받아서 stage tour나 pipe organ tour를 년간 몇차례 실시하는데, 한번에 20명 정도의 인원제한으로 여기에 들어 가는게 만만치 않다. 나 경우는 롯데는 back stage tour와 pipe organ tour 둘 다 참관하여 구석 구석을 다 관찰한 경험이 있는데, 무료로 진행하는 부천아트센타는 아직 성공 못하고 있어, 얼마전 부천필에 전화하여 유료화하고, 보다 참여 기회를 증가시키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항의 전화를 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좀 앞선 롯데는 심심찬게 pipe organ 음악회도 개최하여, 금년에는 아주 아름다운 파이프 오르간 음악만으로 구성된 연주회를 관람할 수 있었다. 이건 20명의 소규모가 아닌 천명이상을 꽉 채운 유료 공연이어서 pipe organ 음악에 관심있는 마니아가 상당한 숫자이구나고 알려 주는 계기가 되었다. 현란한 조명과 명쾌한 해설 그리고 VR을 통한 설비 구석구석까지 보여 주는 특이한 연주회 였다.
이제 우리나라의 연주회장 수준이 각 지역이나 지방단체의 예산 등 지원으로 세계시장에 자랑할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반면 우리의 기업환경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클라식 업계에서 살아남거나, 두각을 나타내려면 음악인들 그리고 평생을 집중 연구한 아티스트의 고전 분투를 요하고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청중도 그만큼 자신의 시간을 클라식 음악 관련 지식을 학습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본다.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고 모두가 죽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죽음에 직면하면 가장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아름다운 음악을 가지고 저 세상으로 갈 수가 없고, 정든 가족과 이별해야 하는 것이 인생의 숙명이라는 점이라는 것이 문득 머리에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 숙명의 날까지 음악이 주위를 맴돌고있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좋은 음악을 찾아서 실황 연주장을 찾는 것이 행복의 참 모습일 것이다.
최근에는 후배 친구 중에서 형님 여행 컬럼니스트에서 음악 컬럼니스트로 부업을 변경하셨읍니까? 하는 질문도 받곤 한다.여행도 즐겁고 음악도 즐거운 것 같다.
아직도 가보지 못한 일본 동경의 산토리(Suntory Concertthall 연주홀과 프랑스 파리의 연주홀 필하모니 드 파리 (Philharmonie de Paris)는 아직 with list 에 남아 있다. 나이듦에 따라 세월이 그렇게 부업을 변모시킨 것 일지도 모르나 여하튼 생활의 일부를 차지하는 음악 그리고 연주장 순례는 계속된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프로가 걸어서 음악속으로.!
내 서재 책장 속의 여러 미녀 연주가들이매일 반갑게 인사를 선사한다. (2025년 1얼 5일)
첫댓글 대단하오. 경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