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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逆쿠데타 |
수탉(rooster, cock)과 암탉(hen, pullet), 병아리(chick, chicken) 호칭이 다르듯이 칠면조도 수컷은 turkey cock, 암컷은 turkey hen, 새끼 칠면조는 turkey poult다. 터키탕(목욕탕) 등 turkey 돌림 용어도 다수다. 터키 카펫, 터키 가죽(Turkey leather), 터키석(Turkey stone), Turkey red(선홍색) 등. 그런데 미국과 유럽 쪽 칠면조들이 눈을 한껏 크게 뜬 채 터키를 주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지난달 15일 쿠데타 미수 때도 그랬듯이 역(逆)쿠데타가 진행 중인 지금도…. 그 15일 밤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은 휴가 중이었고 지중해 연안 휴양지에서 긴급보고를 받자마자 이스탄불 아타튀르크(Ataturk)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잠시 뒤 휴양지 호텔엔 쿠데타 군 헬기 3대가 날아들었고…. 그야말로 머리카락 하나 차이로 그는 피체(被逮)를 면했다.
그런 에르도안이 역 쿠데타 태세로 돌변했고 그의 여당, 당명도 별난 공정발전당(公正發展黨·AKP)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언로(言路)부터 막았다. 45개 신문사, 3개 통신사와 TV 16국(局), 라디오 23국 등 131개 언론사를 지난 27일 폐쇄했다. 진보 성향의 타라트(Tarat)와 금년 3월 정부 관리로 들어간 자만(Zaman) 등 중추 보도기관이 모두 포함됐다. 자만 지는 간부 기자 등 47명이나 구속됐다. 비상사태의 새 '정령(政令)'에 따라서였다.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 사태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쿠데타는 1.5%의 군인 8천651명이 참여했고 경찰 포함 7천543명이나 구속됐다. 공무원 해임도 8천777명, 판사 262명도 해임 또는 정직됐다. 에르도안은 구속자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숙청이 곧 사형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연봉 646억, 아방궁(대통령궁) 공사비가 7천500억원이었다. 미국에 망명 중인 터키의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Gullen)은 그를 히틀러와 후세인에 비유했다. 쿠데타와 독재자, 어느 쪽이 더 나쁜가. 그런 독재자는 쿠데타가 약이 아닐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그에게 전화, '(쿠데타) 사후 수습을 민주주의 원칙으로 해 주기 바란다'고 했지만 서방 터키(칠면조)들까지 우려할 터키 독재는 그만 접는 게 낫다.
/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한국만평' 배계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