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에 사는 친구가 하나 있다.
난 신갈이 어딘지 모른다.
그래두 마니 들어는 봤다.
신갈인터체인지...
그래서 그냥 아는 척했다.
근데 그 옆에 한국민속촌이 있단 얘기 듣고 깜딱 놀랬다.
내가 그토록 난정이 한복을 입고 가고자 했던 그 민/속/촌/
근데 민속촌 대따 먼데..울집서..
녀석이 인천에 오겠단다.
드라이브를 시켜달라고 그토록 졸라대더니 결국은 내가 넘어갔다.
쯧쯧쯧 그토록 녀석을 만류했건만...(생명보험 짱짱한거 들어놨나?)
녀석은 이번에 현대자동차에 들어간 녀석이다.
난 그냥 현대자동차 직원이겠거려니 생각했었는데..연구소랜다.
아싸~ 산타페 현대꺼~
차에 이상만 생겨봐~ 붕붕이로 연구소 폭탄테러한다~
(나 작년에 일본비자 안내줄때 이미 도시락 폭탄 만들었던 경험 있는 폭탄테러 전문가다~)
사실 녀석은 나보다 나이가 많다.
30살...성심공주는 27살이면서 28살 (뭐 상황에 따라 변하는 나이라~)
나같은 어린것에게 반말 들어가면서 운전한지 3주도 안된 차에 타는게 뭐가 그리 신나는건지..
녀석과 동암역서 만나 나는 인천하면 떡! 생각나는 "월미도"를 녀석에게 안내하고자 출발했다.
사실 그전까지만 성심공주의 이동반경은 월마트, 계산동, 만수동, 농산물시장, 그옆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 거기 가기 전인 롯데 백화점, 부평역...이게 다다. (그러고보니 인천 시내는 거의 돌아다녔네~ 헐~ 겨우 3주도 안됐는데~)
그런데 녀석과 그 유명한 간석 오거리 지하도를 지나, 주원고개를 지나, 주안역을 지나, 수봉공원을 스쳐, 제물포를 찍고, 배다리 철교를 옆으로 인사하고, 동인천 너머에 있는 월미도까정......
이런 운전계획을 바로 가진 성심공주! 얼마나 바로 된 운전자의 자세란 말인가!
이거 몰랐으면 15번 버스 가는길로 아마 삐이이잉~ 돌아서 월미도 갔을꺼다.
인천시내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우리나라 지도를 가지고 말하자면!
서울서 부산을 가는데~ 경부선 타고 가야 빠른길을 서울서 강릉으로 갔다가 평해지나, 포항지나, 동해안따라 쭈우우ㅡ욱~ 내려갈뻔했다는 얘기다. (이 대단한 배려~)
신이시여~ 제가 지금 잘 하고 있는 짓입니까? 나 아직 3주도 안됐는데.. (나는 "초보운전" 뒤에 안붙이고 다녀욤~ 아빠가 붙이지 말래서~ 나는야~ 파파걸~)
이 녀석은 알고보니, 운전면허 취소가 됐었단다. 월드컵 바로 전에..음주루...(잘났다~)
근데 월드컵이 녀석을 살려놨단다. 대! 한! 민국~ 짝짝! 짝! 짝짝!
어쨋든 탁월한 운전감각을 지닌 성심공주는 에라~ 될대로 되라~ 어차피 막나가는 인생~ 하고는 달렸다.
녀석에게 나의 긴장감을 표시할수없어 엄청나게 표정관리 하믄서~
내 시선은 앞! (사이드 미러 볼 시간 별로 없다. 앞만 보기에도 바쁘다.룸미러? 이건 화장 안떳나 볼때만 쓴다.)
양손은 핸들! (혹자가 일러주길 10시 10분인지, 11시 10분인지 위치에 손을 놓으라는데..그딴거 자리 확인하며 운전할 겨를 없다.)
어머나~ 그러면서도 어찌나 인천 안내를 잘하던지~
"안녕하십니까~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천에 오신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지금 저희는 간석 오거리 지하차도를 통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저 이 지하도 첨 가봅니다. 긴장하지 마십시오~ 릴렉스~으~"
한참을 달린후~
"지금 좌측으로 보이는곳이 10대들의 메카 주안입니다. 20대 30대 들을 위한 2030거리도 있지만~ 노땅들 여그서 놀면 물 흐려집니다~ 자연정화하자는 의미로 부평으로 다들 가져~"
또 한참을 달려~
"이번도 또 좌측으로 보이는것이 수봉공원입니다. 별 볼것 없습니다. 닭둘기(비둘기를 가장한 닭들)들만 절라 많지요~"
또 한참을 달려~
"우측에 보이는 것이 제물포 역입니다. 인천대가 여깄습니다. 아마 이름도 인천대 역일것입니다. 어머나! 역사가 새로히 지어지면서 그건 누락되었나보네요~ 호호홍~"
하고 내가 설마 소개를 했을까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처음가는 길이라 정신없어 죽겠구만~
무슨 말을 해.
그러고 인천의 대표음식 - 삼치구이, 닭강정, 쫄면 - 중에 신포동에 있는 닭강정집에 가서 닭 한마리 잡고~ (평소 술과 시와 바람과 하늘과 별을 좋아하는 성심공주지만 음주운전은 절대! 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뚝심있고 우직한 아가씨인지라~)
월미도 가는 길에 있는 화교촌 무슨 한문 써 있는 문이 있었다는걸 기억해낸 성심공주는
"야~ 오른쪽에 잘봐라~ 무슨 빨간 큰 문 있거덩~ 내가 천천히 달릴테니까 잘 찾아봐봐봐~ 난 못보니까 니가 알아서 찾아봐~"
그러면서 진짜 천~~~~천~~~~~히~~~~ 달렸다...
앗~ 어디지? 있었는데~
계속 한참을 천~~~~천~~~~히~~~~ 달렸다...
어라~ 이상하다..문을 옮겼나? 여기가 거기가 아닌가?
뒤에서는 빵빵대고 옆으로 쌩쌩 지나가면서 삿대질 하고~ 난리도 아니었따.
그치만 난 친구한테 인천 구경 제대루 시켜주고 싶어서~ 걔네들 다 무시했다.
울아빠가 그랬다.
운전하믄서 누가 빵빵대두 아무신경 쓰지 말라구~ 무시하라구~ 그래서~
(첨 아빠차로 운전대를 잡았을때 뒤에서 빵~ 하면 바로 브레이크 밟고~ 옆에서 화물차 큰거 나오면 또 브레이크 밟고~ 했었거덩여~)
사실 무시라기보단..아직 누가 빵빵대는지~ 누가 상향등 깜빡 깜빡대는지~ 모른다. 나 초보다~ 어쩔래~ ㅋㅋㅋ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 뻔뻔함~)
월미도 뵈주고~ 그러고 녀석을 부천역까지 안전하게 데따죠따.
부천역 가는 길에 하마터면 어떤차랑 부딪힐뻔도 했었따.
내가 가는데 놈이 끼어들라구 했다.
전에 나의 동생 성인이 놈이 말하길~ (놈의 버전을 그대로 옮긴다. 절대 나의 평소 버전이 아니다~)
"누나! 어떤 차가 끼어들라구 하믄 말이여~ 그냥 앞대가리 확~ 들이 박아버려~ 들이 미는 놈이 이기는거여~ 아라서? 겁내지말드라니까~ 부딪혀두 차 내려서 누나 얼굴 보면 다들 싹~ 다~ 쪽두 못써~"
이게 요새 김봉두를 본 이후로 어설픈 강원도 사투리만 써대는지라...
그런데 이 차가 내가 속력을 내는데두 확~ 끼어드는거였다. 이 차는 가만히 서 있는 차 였는데..
나는 앞으로 달리고 있는중이고..
그래서 내가 깜딱 놀래서 획~ 핸들 돌리고 다시 획~ 제자리 잡았다.
오~ 신이시여~ 진정 나는 타고난 카레이서가 맞군요~
전 이제부터 카레이서 손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그때 상황이 내 차가 그 차의 앞에 놓여있는 상황이었다.
상황을 안전하게 해 놓고 보니 확~ 열이 받쳤다.
난 그대로 브레이크 확! 밟았다.
나! 성심공주! 성깔있다.
살아있는 눈빛, 넘쳐나는 카리스마, 숨 쉴 수 없을만큼 압박시키는 성질머리...
그래서 확! 뒤돌아 그 차를 봤다.
그 차도 이미 서있는 상태.
비상 켜놓고 확~ 내려서 놈의 멱살을 부여잡을 생각이었따.
옆에 친구넘만 말리지 않았어두~
아~ 평소엔 지극히도 온순하고 참하고 아리땁고 그저 시키면 네~ 하는 고분고분한 여인인 나를...
잡것이 열뻗게 하네~
어쨋든 평정을 찾고 친구를 부천역으로 데따 줬다.
첨엔 부천역 어떻게 가는지 몰랐는데..
그냥..이렇게 가다보면 나오겠지? 하는 길로 쭈우욱~ 가다보니께네 나오길래~
당당한 얼굴 페이스로 녀석을 보내따.
아! 이 거부할수없는 신이 내린 탁월하고 초인적이기까지 한 동물적 운전감각!
움학학학~
허나 문제는 부천역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부천역전에서 좌회전을 해서 갔던길 그대로 돌아 집에 오고 싶었지만...
난 직진차선에 서 있었다.
난 운전하면서 제일 화가 날때가 언제냐면...
내가 지금 선 이 도로가 직진만 되는건지..아니면 좌회전과 직진이 모두 되는건지, 아니면 좌회전만 되는건지 당체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 내가 제일 앞에 서 있을때...
난 이때가 제일 화가 난다.
이날도 이런 상황이었다.
근데 앞을 가만히 보아하니...하우고개 가는 쪽 같았다.
딱 한번 하우고개라는 곳을 지나가본 적이 있었다.
3년전에..
이 길이 그 길인가? 이 길이 그 길이면 모해~ 이게 시흥과 부천의 경계라는거...그것밖엔 다음을 모르는데~
하면서도 에라~ 몰라~ 그냥 가봐~ 가다보면 길 나오고..쭉 가다보면 대전도 나오고~ 또 가다보면 대구도 나오고..그렇게 까짓꺼 전국 한바퀴 돌면 울집 나오겠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