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밭에 갈래요?
유혹이란 참으로 달콤한 딸기향을 동반한다.
시간이란 쪼개면 쪼갤수록 스릴이 넘치는 법
초지대교를 지나 초록별 펜션을 지나
함성호란 건축가가 설계도면을 선물한 경진이네를 찾아간다.
공간건축이 이런 것이구나.. 일반 가정집과는 판이하게 다른 구조와
공간 활용이 특이한 아트센터같은 분위기랄까..
28세때 경진이 엄마의 혹독한 결혼생활은 매스컴에 떠들석할 정도로 자살기도까지.......
그리고 이혼을 했다.
첫사랑을 잊지 못한 고교시절 남자친구는 경진엄마가 결혼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가 청혼을 하여 우여곡절 끝에 각자 아이들을 키워내며
강화 앞바다에 배를 띄워 요즘 병어랑 꽃개잡이에 눈코 뜰 새없이 바쁘단다.
원목으로 지은 집앞 마당가에 13평짜리 원목집을 구경하면서
아.....이 집을 별장으로 사 놓으면 참 좋겠다고 흑심을 품어본다.
내일 내 목숨이 끊어진다해도 저 사람하고 오늘 하루라도 살고 싶다는 절규로
반대하던 결혼을 성사시킨 경진이 엄마는 거침이 없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집 주위로 갈매기가 끝없이 날고 정원에 금낭화가 햇빛 속에 찬란한 빛을 발한다.
함민복시인이 같은 동네에 살다가 엊그제 온수리로 이사를 갔다고....
함께 낙지잡이 다니며 함민복시집 속에 등장하는 경진이네는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가 아닌
살고 싶은 집 두 채다.
언제고 일탈하고 싶을 때 머물다 가야겠다는 마음을 저장해 둔다.
이제 우리집에 가 볼래요?
고향이 강화 어디쯤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망설임없이
제의하는 마음을 유쾌하게 받는다.
산길을 접어들어 어느 집앞에 차를 대더니 여기예요, 한다.
처마밑에 열쇠 꾸러미를 찾아 문을 열고
가족사진이 전시된 거실 이 곳 저 곳을 살피고
부모님이 계실 밭으로 가잔다.
한수농원... 끝없이 펼쳐진 화초들이 5월의 마지막을 치뤄내고 있다.
큰으아리꽃, 인동꽃들.. 그리고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다육이까지...
어머님은 맘에 드는 것 있으면 하나씩 가져 가란다.
그 친구는 이 것 저 것 예쁜 화분을 하나씩 뽑아 내 손에 쥐어준다.
그리고 내 별장엘 갑시다,
차를 또 몰고 산 쪽으로 한참을 올라가 오솔길을 걷는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 가운데 물레방아를 설치하고 아래에
작은 수영장..연꽃과 붓꽃 가장자리에 오밀조밀 떠 있다.
지붕과 바닥 기둥, 식탁이 모두 원목으로 만들어진 숲속에
그 친구만의 별장이 숨겨져 있다.
뻐꾹이랑 꿩이 울고 바람만이 오고가는 숲 속 물소리에
세파에 찌든 귀를 씻고 눈을 씻어본다.
아...평소 친구의 독특한 감성에 갸웃거렸는데 이 모든 것들이
곁들여져 오랫동안 내면을 지배했었구나, 잠잠하면서도
조용한 움직임의 원천을 찾아낸 듯 난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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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5월 마지막 날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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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2 21:2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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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젊음은 주어지지만 늙음은 이루어간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랑역시 경작이며 개척이며 창조인 것이지요. 덕분에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이 살아 숨쉬는 풍경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구경 잘 하였습니다. ^^ 증말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