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에는 재한 외국인 유학생 무료진료 행사가 매 학기 열린다. 2014년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북대학교병원 신우회가 이 행사를 처음 제안하였고, 경북대 기독센터, 경북대 기독교수회, 경북대 인근 교회들이 이것을 수용함으로 시작되었다. 각 기관의 대표들이 모여 ‘경북대 의료선교회’를 조직하고 경북대 기독교수회 회장을 이사장, 경북대병원 신우회장을 실행위원장으로 세웠다. 그리고 실무팀을 조직하여 의료선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중요한 사명은 캠퍼스 유학생들을 섬기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경북대 의료선교회는 의료봉사를 통하여 이 선교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해가 거듭되면서 참여하는 기관이 늘어났으며, 이제는 한국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들도 봉사자로 섬기고 있다. 유학생들이 행사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된 것이다. 나아가서 무료진료를 경험한 유학생들을 통한 세계 선교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까지 와 있다. 이 일을 위하여 내년 1월 우간다 메케렐레 대학 방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 섬긴 무료진료 내용을 스케치해 본다. 11월 4일 토요일 아침 9시 30분 경북대학교 병원 신우회 회원들이 경상대학 건물에 모여든다. 직원의 안내로 1층 강의실과 룸을 열고 테이블 정리를 시작한다. 10시 30분 ‘국제정음봉사단’ 경북대학교회 기독센터생활관 학생들이 한 트럭 가득 실어온 테이블과 의자, 바자회를 위한 옷과 생필품, 현수막, 안내를 위한 자료들을 쏟아 놓는다. 11시 주변교회 교인들이 속속 모여든다. 바자회 물품을 펼치고 다과를 준비하고 한복 체험장과 어린이 놀이터를 준비한다. 12시 봉사자들이 김밥을 나누어 먹는다. 13시 의료진들이 들어온다. 안내 부스가 마련된다. 이어 모든 봉사자가 함께 예배를 드린다. 이제 준비 끝. 13시 30분 유학생들이 줄이어 들어온다. 잔치가 시작된다. 다과, 작은 음악회, 의료진료, 선물 수령, 바자회 등. 모든 봉사를 마치고 기독교수회가 준비한 저녁 식사를 하고 귀가한다. 경북대 유학생 무료진료 행사는 매 학기 시행되며 이번이 14번째이다. 이번에는 49개 나라 220명의 유학생이 참여하였으며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섬겼다. 유학생들이 행복해 한다. 참여한 모두가 온종일 하나님 나라의 기쁨을 누린다.
경북대학교 유학생 무료진료 행사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대학의 국제교류처에서 모든 유학생에게 안내 메일을 보낸다. 공신력이 있는 홍보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건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 행정조치를 한다. 진료를 받은 유학생들의 종교를 보면 무슬림이 가장 많다. 그리스도인들이 행사를 주관하는 것을 알지만 어느 누구도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대학 직원이 감동을 받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14회째를 맞은 경북대학교 무료진료 행사는 경북대학교 당국과 유학생 그리고 참여하는 봉사자 모두가 좋아하는 일로 정착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몇 가지 산이 있었다.
첫 번째는 연합이다. 이 행사는 여러 교회와 기관이 역할을 분담하여 진행한다. 초기에는 교회 현수막과 홍보물을 가지고 오기도 했다. 교회 간에 미묘한 긴장이 흘렀다. 리더들이 숙의하여 교회 이름이 적힌 것들을 철거하도록 하였다. 이후에는 순수하게 연합하는 길이 열렸다. 참여하는 모두가 아름다운 연합의 기쁨을 누리는 복을 얻은 것이다. 두 번째는 전도이다. 기독교인들이 봉사할 때 늘 따라붙는 말이 있다. “이것이 전도에 도움이 되느냐? 이 행사를 통해 몇 명이나 교회에 출석하느냐?” 무료진료 행사에도 마찬가지이다. 초기에는 선교단체와 교회에서 전도지를 들고 참여하였다. 어떤 이들은 진료대기를 하는 학생에게 전도했다. 어떤 이들은 행사장 주변에서 전도지를 나누어 주었다. 무료진료를 한다는 공적인 안내를 받고 참여한 학생들이 전도를 당하게 된다면, 대학 당국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자칫하면 무료진료 행사를 빙자한 전도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이번에도 리더들이 숙의하였다. 전도지를 다 수거했다. 무료진료 행사를 통하여 외국인들과 관계를 맺고 나중에 교회에 초대할 수 있지만, 행사 중에 전도하는 것을 금하였다. 이런 산을 넘었기 때문에 경북대학교 유학생 무료진료 행사는 공신력을 얻었다. 대학 당국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고 유학생들도 편하게 친구와 함께 진료에 참여한다.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내 교회 이름을 뺀 순수하게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봉사의 기쁨을 맛보기 시작했다. 이제 경북대 유학생 무료진료 행사는 캠퍼스 안에 공적인 일이 되었고, 이 봉사를 통하여 기독교에 대한 신뢰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쌓여간다. 이런 공적인 봉사는 복음의 밭을 일구는 것임을 확신한다.
첫댓글 우리교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