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롯데家 푸르밀, 전직원 370명에 돌연 정리 해고 통보
“오너가 경영 잘못해 놓고, 고통은 직원에게 떠넘겨”
범(汎)롯데가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17일 사업 종료와 전 직원 370여명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범(汎)롯데가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17일 사업 종료와 전 직원 370여명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 회사는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 신준호 회장이 2007년 롯데우유를 롯데그룹에서 분리해서 독립했고, 2008년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신준호 회장은 올해 초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지금은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이끌고 있다.
신준호 회장의 사위는 국회의원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이기도 하다. 윤 의원은 올해 재산공개 당시 배우자 신경아씨가 보유한 비상장주식 평가액(473억5450만원)이 늘면서 국회의원 재산총액이 가장 많은 세명 중 한명에 들기도 했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 /푸르밀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 부친의 기일인 31일 오후 서울 성북동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자택으로 신 총괄회장의 남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하루아침에 370명에게 해고 통보…회사는 협상 절차도 밟지 않았다”
17일 푸르밀에 따르면, 이날 사내 이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푸르밀은 “코로나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회사가 통보한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일은 11월 30일이다.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370여명이다.
직원들은 갑작스런 정리 해고 통고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어떤 협상 절차도 밟지 않은 채 전 직원에게 해고 통지를 했다”면서 “경영을 방만하게 한 이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고통을 직원들에게 떠넘겼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21년(-123억원)까지 매년 적자를 냈다. 지난달 LG생활건강이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대선소주 매각 과정에서 신 회장 자녀들은 1100억원 시세 차익”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지난 2007년 부산 점유율 1위를 자랑했던 소주 업체인 대선주조를 600억원에 사들였다가 3년만에 3600억원을 받고 사모펀드에 매각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면서 부산 지역 사회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대선주조
이에 감사원은 2013년 신 회장의 아들·딸·며느리·손자가 신 회장으로부터 빌린 돈 50억여원에 자기 돈을 합친 120억여원으로 대선주조를 매각해 1100억의 시세 차익을 거둔 과정을 전면 재조사, 증여세를 더 부과하라고 국세청에 통보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이는 신 회장의 증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면서 “2005년 당시 신 회장 손자는 2세이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