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 세대의 취향을 찾는 이른바 ‘할매니얼’이
식품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등 한국 사회의 새로운 조류가 되고 있다
할매니얼 문화
할머니+밀레니얼 합성어
전통 간식에 대한 인식의 변화
티라미슈떡, 생크림떡, 카스텔라떡
'약켓팅(약과+티켓팅)'
순두부 우유
크림삐어 맥주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어떤 소식입니까?
전수진: 레트로 열풍에 빠진 MZ세대들 덕분일까요?
요즘 조부모 세대의 취향을 찾는 이른바 ‘할매니얼’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먼저 이 할메니얼이 식품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옛 것을 떠올리게 하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진행자: 역시 최신 합성어가 또 소개되는군요… 할매니얼은 할머니와 밀레니얼로 읽히네요…
자, 할머니들의 전통 간식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아무래도 떡이 아닐까 싶은데요.
요즘은 퓨전 떡이라고 해서 다양한 종류로 나온다는 것이 연상됩니다.
전수진: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떡과 한과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수치로 알려 드릴게요.
지난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떡류 생산량은 43만t으로 전년(31만t)과 비교해
36% 늘었습니다. 2017년 생산량인 23만 t에 비하면 87%가량 증가했고요. 생산액 역시 매년 증가해
2017년 4635억원에서 2021년 6494억원으로 40% 이상 늘어났습니다.
한과 역시 생산량이 2021년 기준 5만8988t으로 전년(4만6901t)과 비교해 25.8% 증가했고요.
생산액도 818억원 규모로 전년(774억원) 대비 5.7% 늘었습니다.
진행자: 수치로 확인하니 엄청나게 떡과 한과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걸 알 수 있군요.
전수진: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참 많이도 바꿔놨죠.
코로나 19가 장기화 되면서 간편식 수요가 증가한 것이 떡류 시장 급성장의 큰 변화를 준건데요.
이 기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화가 잘되는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활발해졌습니다.
지난 번에도 소개해 드렸지만 유통업계 전반에서 뉴트로 문화가 유행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전통 문화가 감각적이고 세련된 것으로 받아들여진 측면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 유행으로 일명 '할매니얼' 문화가 확산하면서 전통 간식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이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소비자 인식이 변화하면서 티라미슈떡, 생크림떡, 카스텔라떡 같은 퓨전떡을 비롯해
떡카페가 유행하는 등 전통 디저트를 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죠. 약과의 경우 유명 한과 전문점을 중심으로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원래 케익, 아이스크림 등 서구형 디저트 시장이 점점 확대되면서 떡과 한과 시장은 점점 축소되는 추세였죠.
전통적인 형태였던 동네 떡집이 줄어들고 한과 역시 특별한 날이 아니면 평소엔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았었는데요.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역시 유행은 돌고 도나 봅니다.
전수진: 그렇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통 구조와 유통 경로의 다각화로 원거리 판로가 개척됐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쌀 소비 진작 정책을 편 영향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통 간식의 인기가 떡과 약과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최근에는 편의점이나 마트도 관련 PB 상품이나 협업 상품을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관련 마케팅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강릉 초당 순두부 우유는 무슨 맛일까 정말 궁금해 지는데요.
이름에서부터 뭔가 시골스러우면 서도 옛 스러움이 느껴져 정겹습니다.
전수진: 그렇죠. 어릴 적 시골에 가면 할머니가 만들어 주는 음식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할머니 옛음식 하면 또 빼 놓을 수 없는 게 있죠. 추억의 빵인데요.
홈플러스가 지난달 출시한 간석 찰빵으로 기대 이상의 흥행 효과를 누렸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 한정 수량을 판매했는데, 매번 조기 완판 되는 인기를 누렸는데요.
흑임자 가루를 묻힌 회갈색의 쫄깃한 찰빵에 ‘할메니얼’ 소비자들이 열광했기 때문이라고
홈플러스 측은 분석했습니다. 삼립 크림빵과 협업 방식으로 선보인 크림삐어 맥주 역시 '
20일 만에 1만 5000캔이 판매됐습니다.
진행자: 간식에 이어 주류까지 할매니얼이 접수 했군요. 이름부터 확 와닿는데요? 크림삐어..참 재미있습니다.
전수진: 이밖에 롯데마트는 흑임자, 서리태, 귀리, 병아리콩 분말을 섭취 할 수 있고
휴대가 쉽도록 스틱포 형태로 내놓았고요, CU와 세븐일레븐은 흑임자 인절미 스낵,
연유 크림 소보로 빵 등을 출시하며 할메니얼 공략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최근 B급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할메니얼 열풍이 불게 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코로나 19 이후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또 건강식 옛 간식이 인기를 끌게 된 것 같습니다.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런데 할메니얼은 식품업계에서만 사랑을 받고 있는게 아닙니다.
광고 업계에서도 할메니얼의 인기는 높은데요. 64년 차 배우인 김영옥씨를 내세운 광고도 있죠.
농심켈로그가 내놓은 첵스 팥맛’의 광고 영상이었는데요. 김영옥씨는 외국인 DJ들과 함께
힙합 음악에 춤을 춥니다. 무척 어색한 조합이긴 하지만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평을 받으며
인기 광고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아세요?
진행자: 박막례 Korea Grandma로 불리는 어르신 유튜버이시죠?
전수진: 구독자 152만명을 보유하고있는 인기 유튜버 인데요,.
손녀딸이 할머니와의 추억을 하나씩 올리며 정겨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로 구독자를 따뜻하게 안아주기도 하고
때론 똑부러지게 쓴 말을 해 주시기도 하는데요. 그게 마치 우리 할머니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인기는 유튜브로 끝난게 아니고요 광고로 까지 이어졌는데요.
spc그룹의 던킨이 출시한 도넛 신제품 모델이 바로 박막례 할머니였던겁니다.
던킨은 흑임자 꽈배기와 인절미 라떼 등 이른바 ‘할메니얼’ 트렌드에 맞춘 제품을 내 놓으면서
모델 역시 제품에 맞게 ‘할머니’를 선정한건데요. 국내 식품업계를 넘어
광고업계가지 할메니얼 열풍이 불고있는 중입니다.
진행자:그런데..저희가 식품업계에서 할메니얼이 사랑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살짝 언급을 해 드렸지만..
이렇게 가지 열풍이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수진: 그 이유로 ‘재미’를 꼽을 수 있습니다. MZ 세대에게 쑥과 팥, 흑임자 등은 익숙한 음식이 아니죠.
‘새로운’ 맛 일겁니다. 그래서 2030세대에게 이 음식들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요소입니다.
새로운 경험이기도 하고요. MZ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다르게 주도적인 소비를 한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빵 하나를 먹더라도 재미와 호기심을 위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최근 유독 이색 콜라보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고요.
MZ 세대는 별 고민 없이 제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주도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니
기업들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나에게 익숙 한 것이 MZ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맛 새로운 재미가 되는 거군요.
그리고 이런 음식들은 또 건강을 빼 놓을 수 없죠. 웰빙 건강을 생각하는 MZ 세대이기 때문에
재미 뿐만 아니라 건강을 찾으면서 할메니얼이 인기를 끌게 된 것 같아요.
전수진: 물론입니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할 것만 같잖아요.
팥죽이나 인절미 같은 음식들이 그렇고요. 할메니얼 제품은 이런 인식에 기댄 가공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식품업계에서 단백질 식품이 뜨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는데요.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돈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덤벨 경제’하는 말도 있는데요.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몸을 가꾸기 위해 운동을 하면서 관련 사업도 커지고 있죠.
이처럼 할메니얼은 식품 업체들이 공을 들여 건강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재미와 건강을 다 잡은 할메니얼 인기,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