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Voicemeeter를 써서 사운드 설정을 건드리다가 뭔가가 꼬였는지 컴퓨터가 맛이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포맷하고 OS를 다시 깔았고 백신 프로그램인 카스퍼스키도 다시 깔아야했습니다.
그런데 이놈의 카스퍼스키가 '서브스크립션에서 지원하는 최대 장치수에 도달했다'면서 활성화가 안되는 겁니다. 기존에 등록해두었던 기기들을 다 지우고 24시간을 기다려봐도 똑같은 에러가 떠서 하는 수 없이 카스퍼스키 고객지원팀에 채팅으로 접촉했습니다.
채팅을 통해 그쪽에 스크린샷도 보내주며 이것저것 조치하다가, 결국 상담원이 불편을 줘서 미안하고 자기네 기술자한테 말해보겠다며 24시간내에 이메일로 결과를 회신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메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채팅을 통해 제품의 문제에 대해 상담원과 이야기하는건 딱히 특별한 경험이 아니긴 합니다. 오히려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 과정들을 영어로 하다보니(그쪽 고객센터가 영어만 지원) 뭔가 재밌는 경험이 되버렸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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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늘 에피소드는 Skif가 자신이 통제구역에 가져온 아티팩트와 장치를 추적하기 위해 Diode라는 기술자를 만나 이것저것 단서를 찾고, Richter와 경치좋은 곳에서 이것저것 한담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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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Garbage(쓰레기장)의 Slag Heap(슬래그 더미)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상인들이 있어 휴식과 재정비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Skif는 장치와 관련된 인물인 Diode라는 기술자를 만났습니다.
Skif는 프롤로그에서 잃어버린 아티팩트와 스캐너의 행방을 찾기 위해, Diode에게 Nestor라는 인물의 행방을 묻습니다.
Diode는 Nestor의 스캐너 계획 때문에 누군가 자신을 찾아올 것을 예상한거 같습니다.
Diode는 근처에 위치한 자신의 작업장에서 Nestor와 함께 스캐너로 뭔가 작업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강도들이 들이닥쳤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합니다.
Diode는 강도들과 맞서 싸우지 않고 스캐너로 이상현상을 만들어 혼자 도망쳐나왔으며 누가 자신들을 습격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 대신 Skif에게 직접 자신의 작업장으로 가서 단서를 좀 찾아보라고 제안했고, Skif는 제안을 받아들여 Diode의 작업장으로 향합니다.
한편, Skif는 Diode에게 어떻게 스캐너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어봅니다.
그러자 Diode는 자신이 Yaniv(전작의 Yanov지역)의 Degtyarov밑에서 이것저것 장비를 손보아줬었고, 다른 스토커들과 함께 프로젝트 X 연구소들도 도굴해봤다고 대답해줍니다.
또한 그놈의 스캐너도 Project X에서 유래된 기술이라고 귀뜸해줍니다.
Skif가 프로젝트 X에 대해 물어보자, Diode는 통제구역에 위치한 여러 연구소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프로젝트가 바로 프로젝트 X라고 대답해줍니다.
그리고 현재 그 연구소들에는 온갖 뮤턴트들이 득실댄다네요.
Diode가 보내준 위치로 가보면 멧돼지가 번쩍이는 이상현상에 의해 불타죽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이상현상은 Diode가 도망치며 켜둔 스캐너 때문에 생긴겁니다.
정문 대신 뒤문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불타죽지 않고 Diode의 작업실이 있던 건물로 들어갈 수 있지만, 그의 작업실로 들어가는 문이 잠겨 있습니다.
그래서 문 대신 환풍구를 통해 Diode의 작업실로 내려가야합니다.
환풍구로 내려가보면 죽은 강도들의 시체와 폭주하는 스캐너를 볼 수 있습니다.
Skif는 폭주하는 스캐너를 꺼버리고 강도들의 시체들을 뒤져 Diode의 작업실로 출입할 수 있는 카드키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다시 슬래그 더미로 돌아갑니다.
카드키를 찾아 Diode에게 다시 말을 걸면, Diode는 자신이 Nestor에게 준 스페어였다고 대답해줍니다.
아무래도 소득이 없습니다. 그래서 Skif는 다시 Diode에게 누가 Nestor와 Diode를 습격했는지 물어봅니다.
하지만 Diode는 일의 전말을 모르는듯이 자신은 그저 Nestor를 위해 일해줬을뿐이라는 대답만 돌려줍니다.
다만, Diode는 Nestor는 자신의 신상을 늘 기록해두고 특별한 은닉처에 숨겨왔다고 말하면서 그 은신처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Nestor의 은닉처는 말 그대로 슬래그 더미에 위치해 있습니다.
콘크리트 건물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쓰러진 크레인이 있습니다. 그걸 타고 올라가면 방사능 쓰레기들을 내버려놓은 언덕이 나옵니다.
그 언덕 위에서 여기저기 쏘다니다보면...
왠 남자가 쓰러진 크레인 위에 올라가 노래를 듣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의문의 남자는 알고보니 Zalissya 마을에서부터 보아왔던 Richter였습니다.
대체 이 녀석은 뭘하고 다니는걸까.
아무튼 Richter는 경치구경을 하고 있었다며 이것저것 Skif와 한담을 나눕니다.
크레인 위에서 볼 수 있는 체르노빌 핵발전소의 전경.
스토커들이 왜 그렇게 핵발전소에 집착하느냐는 Skif의 물음에 Richter가 의미심장한 대답을 합니다.
'왜냐하면 발전소는 모든 것의 핵심(Heart)이니까. 발전소야말로 통제구역의 근본이야.'
'내 말은... 이젠 거기서 아무것도 찾을 수 없을걸. 도굴당한 피라미드같지. 소원을 들어주는 자(Wish Granter)마저 도굴당했지만 발전소는 여전히 이 구역의 근본이라고.'
흠... 뭐랄까. 왠지 Richter는 Skif가 체르노빌 핵발전소(CNPP)에 접근하는 것을 원치 않는거 같다는 직감이 듭니다.
그리고 소원을 들어주는 자(Wish Granter)가 도굴당했다는 Richter의 말이 사실이라면, 2편의 통제구역은 1편의 그것과는 정말 다른 공간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천지개벽이라고 말할 수 밖에.
그나저나 이 Richter라는 캐릭터는 왠지 중요한 캐릭터인거 같습니다.
당장 아무런 맥락도 없는데 등장하는 분량이 많은 것도 그렇고, 느닷없이 주인공에게 등장하는 방식도 마치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의 주요한 등장인물인 '스비드리가일로프'를 연상케 합니다.
눈과 귀를 계속 열고 있으면 통제구역이 널 도와줄 것이라...
그리고 지금은 통제구역이 늘 어둡게 보이겠지만 프리피야트는 언제나 맑은 날이라...
Skif는 Richter에게 공장(1편에서 X-18)에서 만난 의문의 스토커에 대해 물어봅니다.
Richter는 그저 그가 통제구역의 전설이라고만 대답해줍니다. 대체 누구일까.
아무튼 Richter와 환담을 나눈 Skif는 크레인 꼭대기에 놓여져있는 Nestor의 가방을 뒤져봅니다.
가방에는 탄창개조가 되어있는 레밍턴 M870 샷건 그리고 Nestor가 Hermann(게임 시작때 Skif와 함께 통제구역으로 침입한 과학자)에게 송신한 무전내용이 담겨져있습니다.
'Hermann, 네놈은 과학하는 양반인거 같은데 계획은 구려. 좀 더 똘똘한 방식으로 해보자고. 엉? 니가 스캐너들을 SIRCAA 쓰레기놈들과 함께 내버려놨으니까, 아무도 널 찾지 못하게 확실히 해야한다고.'
'도굴꾼놈들(Diggers, 쓰레기장에서 고물이나 전자기기를 캐내어 팔아먹는 loner 스토커들)이 방사능을 없앤답시고 스캐너들을 가져다가 Labyrinth(쓰레기장에 있는 미로라는 장소)에 갖다놨는데, 나는 방사능을 없애게 아티팩트들을 가져갈거야. 스캐너 좀 Loner 스토커들한테 뽀리는건 문제거리도 아니지.'
'일단 스캐너들의 방사능을 제거하면, 난 우리가 이미 말했던대로 스캐너들 좀 고쳐놓게 Diode에게 보낼거야. 그리고 스캐너들을 Dig Site(쓰레기장에 있는 발굴현장이라는 장소)에 뿌려놓고선 바이어들한테 좌표들을 보내는거지.'
'그러니까 그냥 좀 대가리 박고 얌전히 숨어 있으라고, 알겠어? 닌 나보다 똘똘하잖아. 엉?'
이런. 역시 Hermann도 자기만의 꿍꿍이가 있었는지 Skif가 모르게 이미 뒷공작을 벌이고 있었나봅니다.
Skif는 아티팩트 하나 때문에 자기 아파트만 날려먹고, 통제구역에 갇혀서 죽느니 사느니하며 고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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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아무래도 2편의 스토리 작가는 미스터리가 가미된 스릴러물을 만들고 싶었나봅니다.
https://youtu.be/hOiPouyzrKc?si=GnqfAJXM5vqki4x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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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토리를 좀 꼬아놨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