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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말전도(本末顚倒)
근본과 말단이 서로 바뀌다는 뜻으로, 일의 근본을 잊고 사소한 부분에만 사로 잡히는 것을 말한다.
本 : 근본 본(木/1)
末 : 끝 말(木/1)
顚 : 넘어질 전(頁/10)
倒 : 넘어질 도(亻/8)
본말(本末)은 일의 중요한 부분과 사소한 부분이고, 전도(顚倒)는 일이 거꾸로 되거나 거꾸로 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일의 근본을 잊고 사소한 부분에만 사로잡히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즉 사물의 근본적인 것과 지엽적인 것이 뒤바뀜을 이르는 말이다. 또는 중요한 것보다 부수적인 것에 더 비중을 두는것을 비유한 말이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닭에게는 달걀이 먼저이고 달걀에게는 닭이 먼저다. 진리고 뭐고 입장과 관점에 따라 180도 뒤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을 본말전도(本末顚倒)라고 한다.
나무 목(木)에 뿌리 부분을 나타내는 一을 추가한 밑 본(本)의 본래 의미는 나무의 뿌리, 뿌리가 없으면 나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근본, 바탕 등의 의미로 쓰이게 됐다.
또 나무 목(木)에 가지 부분을 나타내는 一을 추가한 끝 말(末)의 본래 의미는 나무의 끝, 나무의 끝 즉 가지는 나무의 본체에서 나온 것이므로, 본체가 아닌 지엽적인 것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됐다.
본체(本體)와 지엽적(枝葉的)인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지만 글자로 써놓고 보면 一을 木위에 붙이느냐 아래에 붙이느냐 하는 하찮은 차이밖에 없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어사전에서 본말전도(本末顚倒)라는 말을 찾아보면 '일의 원줄기를 잊고 사소한 부분에만 사로잡힘'이라고 꽤나 부정적으로 풀이돼 있으나 하루에 한번씩 스스로 돌면서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 땅덩어리 위에서는 만물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바, 무엇이 본(本)이고 무엇이 말(末)이냐고 물으면 답변이 궁색해지므로, 자기입장에서의 본(本)이 타인입장에서는 말(末)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대화를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한자 문화권에서 학문의 입문서(入門書)로 쓰였던 대학(大學)에 “만물에는 본(本)과 말(末)이 있고(物有本末),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事有終始), 먼저 할 바와 나중에 할 바를 알면 곧 도(道)에 가까워진다(知所先後 則近道矣)”는 말을 삽입해 놓은 것도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의 본말(本末)과 처음과 끝을 살펴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알 것인지 고민하라는 충고다.
김남용의 깨달음을 나르는 수레 수피우화이다.
귀여운 강아지가 자신의 꼬리를 뒤쫓으며 빙빙 돌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어미 개가 강아지에게 물었다. “너는 왜 네 꼬리를 뒤쫓고 있니?”
그러자 강아지가 말했다. “엄마, 저는 진리를 완전히 깨우쳤어요. 저는 저 이전의 어떠한 개도 해결하지 못한 우주의 문제들을 해결했어요. 개에게 가장 좋은 것은 행복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 행복은 바로 나 자신의 꼬리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그래서 저는 자신의 꼬리를 뒤쫓고 있는 거에요. 제가 꼬리를 잡을 수 있을 때, 저는 행복해질 거에요, 분명!”
어미 개가 말했다. “아가야, 나도 내 나름의 방법대로 우주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고, 몇 가지 답을 갖게 되었단다. 나도 개에게는 행복이 좋은 것이며, 그 행복은 내 꼬리에 있다고 판단했단다. 그러나 내가 내 자신의 일에 열중할 때, 그 꼬리는 자연히 나를 따라오기 때문에 그것을 뒤쫓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단다.”
정치가들과 그 측근, 그리고 기업가 내지 경영 재벌들간의 저 뇌물수수는 어느 정권을 마다하고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그들은 정말 근근(僅僅)이 살아가는 서민들보다 돈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진대…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되다는 말을 생각해 보자. 우리의 사회, 우리의 삶이 그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나 싶다.
학생들은 인생의 꿈을 위해 배우고, 배움을 위해 공부를 하고, 공부를 위해 시험을 보는 게 아니라, 다만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하고, 사람들은 삶을 위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 같다.
그리고 행복은 보람있고 의미있는 삶을 살 때, 서로 사랑하고 나누는 삶을 살 때, 삶의 질을 높이는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할 때, 저절로 뒤따라 오는 즉 수반되는 것이련만, 행복하기 위해 결국은 무(無)로 끝날 환상이나 허상을 잡으려 아둥거리는 우리는 꼬리에 있는 행복을 쫓는 저 강아지와 별반 다름없어 보인다.
몸통(삶의 질)이 가는 곳에 꼬리(행복)는 따라오는 법인데, 꼬리를 잡으려 몸이 갈 곳을 못 가고 목적지를 망각한다. Wag the dog의 형상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상이다.
그런데 그저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꼬리에 몸이 방향을 잃은 채 정신없이 혹사당하는, 왜 춤추는지 모른 채 정신없이 춤추는, 그러나 그 춤에 막상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Wag the dog이다.
돈 자체야 물물교환의 편리한 도구일 뿐인데 사람들이, 욕망이, 탐욕이, 돈에게 온갖 종류의 힘을 다 몰아다 주고는 힘의 막강 덩어리로 만든 후, 역으로 그 막강 덩어리의 손아귀에 휘둘리는 희화(戱畵)가 아닐 수 없다.
▶️ 本(근본 본)은 ❶지사문자로 木(목; 나무) 아래쪽에 표를 붙여 나무의 뿌리 밑을 나타낸다. 나중에 나무에 한하지 않고 사물의 근본(根本)이란 뜻으로 쓰였다. ❷지사문자로 이미 만들어진 상형문자에 선이나 점을 찍어 추상적인 뜻을 표현하는 것을 지사문자(指事文字)라고 한다. ‘근본’이나 ‘뿌리’를 뜻하는 本(근본 본)자는 전형적인 지사문자에 속한다. 이미 만들어져 있던 木(나무 목)자의 하단에 점을 찍어 나무의 뿌리를 가리키는 本자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本자는 나무의 뿌리 부분을 가리킨 지사문자로 나무를 지탱하는 것이 뿌리이듯이 사물을 구성하는 가장 원초적인 바탕이라는 의미에서 ‘근본’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本(본)은 (1)자신(自身), 이의 뜻으로 쓰는 말 (2)영화(映畫) 필름 등의 한 편(篇)을 세는 단위(單位) 등의 뜻으로 ①근본(根本) ②초목의 뿌리 ③초목의 줄기 ④원래(元來), 본래(本來), 본디 ⑤근원(根源), 원천(源泉) ⑥본원(本源), 시초(始初) ⑦마음, 본성(本性) ⑧주(主)가 되는 것 ⑨바탕 ⑩자기(自己) 자신(自身) ⑪조상(祖上), 부모(父母), 임금 ⑫조국(祖國), 고향(故鄕) ⑬본, 관향(貫鄕: 시조(始祖)가 난 곳) ⑭그루(초목을 세는 단위) ⑮판본(版本) ⑯본(서화를 세는 단위) ⑰책, 서책(書冊) ⑱원금(元金), 본전(本錢) ⑲본가(本家) ⑳농업(農業), 농사(農事) ㉑근거하다, 근거(根據)로 삼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비로소 시(始), 뿌리 근(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끝 말(末)이다. 용례로는 사물이나 현상에 내재하는 근본적인 성질을 본질(本質), 자기 바로 그 사람을 본인(本人), 어떤 기관이나 단체의 중심이 되는 조직이나 그 조직이 있는 곳을 본부(本部), 신문 기사에서 일컫는 그 신문 자체를 본보(本報), 자기가 관계하고 있는 신문을 본지(本紙), 잡지 따위에서 중심이 되는 난을 본란(本欄), 시조가 난 땅을 본관(本貫), 사물의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는 부분을 본말(本末), 변하여 온 사물의 처음 바탕을 본래(本來), 근본에 맞는 격식이나 규격을 본격(本格), 본디의 마음을 본심(本心), 자기에게 알맞은 신분을 본분(本分), 애당초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뜻을 본의(本意), 사람이 본디부터 가진 성질을 본성(本性), 강이나 내의 원줄기를 본류(本流), 본디 그대로의 것을 본연(本然), 생활의 근본이 되는 주된 사업이나 직업을 본업(本業), 사물의 생겨나는 근원을 근본(根本), 사업의 기본이 되는 돈으로 이윤을 얻기 위하여 쓸 재화를 자본(資本), 사물의 근본을 기본(基本), 무대 모양이나 배우의 대사 따위를 적은 글을 각본(脚本), 금석에 새긴 글씨나 그림을 그대로 종이에 박아 냄을 탁본(拓本), 나라의 근본을 국본(國本), 원본을 그대로 옮기어 베낌 또는 베낀 책이나 서류를 사본(寫本), 원본의 일부를 베끼거나 발췌한 문서를 초본(抄本), 문서의 원본의 내용을 그대로 베낌 또는 그런 서류를 등본(謄本), 조각한 판목으로 인쇄한 책을 각본(刻本), 근원을 뽑아버림을 발본(拔本), 자기 집에 편지할 때에 겉봉 표면에 자기 이름을 쓰고 그 밑에 쓰는 말을 본제입납(本第入納), 사람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심성이란 뜻으로 지극히 착하고 조금도 사리사욕이 없는 천부 자연의 심성을 본연지성(本然之性), 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본디의 관념을 본유관념(本有觀念), 일이 처음과 나중이 뒤바뀜을 본말전도(本末顚倒), 본디 내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뜻밖으로 얻었던 물건은 잃어 버려도 서운할 것이 없다는 말을 본비아물(本非我物), 사람마다 갖추어 있는 심성을 본래면목(本來面目), 근본과 갈린 것이 오래 번영한다는 뜻으로 한 가문이 오래도록 영화로움을 본지백세(本支百世), 기본이 바로 서면 길 또한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뜻을 나타냄을 본립도생(本立道生), 근본을 빼내고 원천을 막아 버린다는 뜻으로 사물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 그 뿌리째 뽑아 버림을 이르는 말을 발본색원(拔本塞源), 사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다는 뜻으로 사물의 질서를 일컫는 말을 물유본말(物有本末),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등에 쓰인다.
▶️ 末(끝 말)은 ❶지사문자로 末(말)은 나무(木)의 위쪽에 표적(一)을 붙여 나무의 가지 끝을 나타낸다. 나중에 나무에 한하지 않고 사물의 끝이란 뜻으로 쓰인다. ❷지사문자로 末자는 ‘끝부분’이나 ‘꼭대기’를 뜻하는 글자이다. 末자는 木(나무 목)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末자는 나무의 ‘끝부분’을 가리키고 있는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금문에 나온 末자를 보면 木자의 상단에 점이 찍혀있었다. 이것은 나무의 끝부분을 가리킨 것으로 ‘끝’이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末자는 ‘아니다’라는 뜻을 가진 未(아닐 미)자와 매우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末자는 나무의 끝부분이 길게 그려져 있지만 未자는 짧게 쓰고 있으니 이러한 차이점으로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末(말)은 ①끝, 꼭대기 ②마지막, 하위(下位) ③시간(時間)의 끝 ④늘그막 ⑤지엽(枝葉), 중요하지 않은 부분 ⑥말세(末世), 어지러운 세상 ⑦사지(四肢), 수족(手足) ⑧등(=背) ⑨신하(臣下), 백성(百姓) ⑩상공업(商工業) ⑪가루 ⑫마침내, 드디어 ⑬보잘것없다, 낮다 ⑭천하다 ⑮얇다, 박하다 ⑯없다 ⑰칠하다, 문지르다 ⑱늙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료(了), 그칠 지(止), 끝 단(端), 마칠 종(終),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비로소 시(始), 근본 본(本)이다. 용례로는 끝장의 때나 시기를 말기(末期), 어떤 시대나 세기를 셋으로 나누었을 때 맨 끝 무렵을 말엽(末葉), 사물의 맨 끝이나 조직의 가장 아랫 부분을 말단(末端), 쇠퇴하여 끝판이 다 된 세상을 말세(末世), 책 또는 문서에 끝부분 또는 어느 기간의 끝 부분을 말미(末尾), 끝자리나 지위가 낮은 사람이나 손아랫 사람이 앉는 자리를 말석(末席), 일생의 말기를 말년(末年), 가장 가벼운 죄에 처함을 말감(末勘), 그 달의 마지막 날을 말일(末日), 변변하지 못한 재주를 말기(末技), 끝장이나 막바지를 말로(末路), 한 주일의 끝을 주말(週末),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연말(年末), 끝이나 끝판을 종말(終末),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과나 본말을 전말(顚末), 끝장으로 일을 맺는 끝을 결말(結末), 사물의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는 부분을 본말(本末), 일의 처음과 끝 또는 일의 전말을 시말(始末), 딱딱한 물건을 보드라울 정도로 잘게 부수거나 갈아서 만든 것을 분말(粉末), 가지가 크면 줄기가 부러진다는 뜻으로 지족이 강대하면 종가가 쓰러진다는 말을 말대필절(末大必折), 아주 엉망이 되어서 어찌할 도리가 없음을 말여지하(末如之何), 힘찬 활에서 튕겨나온 화살도 마지막에는 힘이 떨어져 비단조차 구멍을 뚫지 못한다는 강노지말(强弩之末), 사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다는 뜻으로 사물의 질서를 일컫는 말을 물유본말(物有本末), 가을철에 털갈이하여 가늘어진 짐승의 털끝이라는 뜻으로 매우 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추호지말(秋毫之末), 한 해의 마지막 때와 새해의 첫머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연말연시(年末年始), 우정을 끝까지 잘 지켜 나가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흉종극말(凶終隙末) 등에 쓰인다.
▶️ 顚(엎드러질 전/이마 전)은 형성문자로 顛(전)의 본자(本字), 颠(전)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眞(진, 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顚(전)은 ①엎드러지다 ②뒤집히다 ③거꾸로 하다 ④미혹(迷惑)하다 ⑤넘어지다 ⑥미치다(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닿다 ⑦차다 ⑧채우다 ⑨머리 ⑩이마(앞머리) ⑪정수리(머리의 최상부) ⑫꼭대기 ⑬근본(根本) ⑭근심하는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넘어질 도(倒), 정수리 정(頂)이다. 용례로는 엎어져서 넘어짐으로 위와 아래를 바꾸어서 거꾸로 함을 전도(顚倒),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과를 전말(顚末), 뒤집혀 엎어짐 또는 뒤집어 엎음을 전복(顚覆), 엎어지고 자빠지는 것을 전패(顚沛), 굴러 떨어짐을 전추(顚墜), 넘어져서 구름을 전락(顚落), 하는 짓이 사리에 어긋나고 망령됨을 전망(顚妄), 나무가 쓰러지고 뽑힘을 전발(顚拔), 몹시 지쳐서 쓰러지고 병이 듦을 전췌(顚瘁), 그리던 사람을 만나서 엎어질 듯이 기뻐함을 전희(顚喜), 몹시 가난하여 어찌할 수가 없음을 전련(顚連), 앞뒤를 바뀌 어그러 뜨림을 전착(顚錯), 굴러 넘어짐이나 일이 어긋나서 실패함을 전질(顚跌), 엎어져서 넘어짐을 도전(倒顚), 진저리를 친다는 말을 기전(氣顚),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셔서 정신이 없음을 주전(酒顚), 엎드려 넘어짐을 부전(仆顚), 일의 순서가 뒤바뀌고 이치에 어그러짐을 이르는 말을 전도괴천(顚倒乖舛), 엎드려지고 자빠져도 이지러지지 않으니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전패비휴(顚沛匪虧), 왼쪽으로 넘어지고 오른쪽으로 거꾸러짐을 좌전우도(左顚右倒),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하여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섬을 이르는 말을 칠전팔기(七顚八起),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주객전도(主客顚倒),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뜻으로 마음에 맺히고 근심이 되어 마음 놓고 편히 죽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사부전목(死不顚目), 열 번 엎어지고 아홉 번 거꾸러진다는 뜻으로 숱한 괴로움을 겪음을 이르는 말을 십전구도(十顚九倒) 등에 쓰인다.
▶️ 倒(넘어질 도)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넘어지다의 뜻을 가진 到(도)로 이루어졌다. 넘어지다, 거꾸로를 뜻한다. 그래서 倒(도)는 ①넘어지다 ②거꾸로 되다, 반대로 되다, 뒤집다 ③실패하다, 도산하다 망하다 ④후퇴하다, 역으로 움직이다 ⑤마음에 거슬리다 ⑥몸의 상태가 나쁘다, 몸을 해치다 ⑦바꾸다 ⑧따르다, 붓다(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쏟다 ⑨양도하다, 넘기다 ⑩이동하다, 움직이다 ⑪역으로, 거꾸로 ⑫오히려, 도리어 ⑬예상과 어긋나는 것을 말하는 경우에 쓰임 ⑭재촉, 힐문(詰問) ⑮양보(讓步)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넘어질 궐(蹶), 엎드러질 전(顚)이다. 용례로는 지는 해에 비스듬히 비치는 그림자를 도경(倒景), 쓰러져 허물어짐을 도괴(倒壞), 생육 중인 작물이 비바람으로 쓰러지는 일을 도복(倒伏), 길가에 넘어져 죽음을 도사(倒死), 거꾸로 촬영(撮影)한 모양을 도영(倒影), 거꾸로 매달림을 도현(倒懸), 가산을 탕진하여 내버림을 도산(倒産), 뒤바뀜을 도치(倒置), 순서에 의하지 않고 거꾸로 일을 행함을 도행(倒行), 엎어져서 넘어짐을 도전(倒顚), 몹시 꾸짖음이나 심히 욕함을 매도(罵倒), 눌러서 넘어뜨림이나 모든 점에서 월등히 우세하여 남을 눌러 버림을 압도(壓倒), 엎어져서 넘어짐이나 위와 아래를 바꾸어서 거꾸로 함을 전도(顚倒), 때리어 거꾸러뜨림이나 쳐서 부수어 버림을 타도(打倒), 심한 충격이나 피로 따위로 정신을 잃음을 졸도(卒倒), 기울어 넘어지는 것 또는 넘어뜨리는 것을 경도(傾倒), 배고파 쓰러짐을 아도(餓倒), 밟아 넘어뜨림을 천도(踐倒), 정신이 아뜩하여 넘어짐을 혼도(昏倒), 몹시 기뻐함을 흔도(欣倒), 지치어 넘어짐을 축도(築倒), 기울이어 다 쏟음을 경도(罄倒), 거꾸로 매달린 것을 풀어 준다는 뜻으로 심한 곤경이나 위험한 고비에 처한 것을 구제하여 줌을 이르는 말을 해도(解倒),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함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무기를 거꾸로 놓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평화로워졌음을 이르는 말을 도치간과(倒置干戈), 칼을 거꾸로 잡고 자루를 남에게 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이롭게 해 주고 오히려 자기가 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도지태아(倒持太阿), 배를 안고 넘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우스워서 배를 안고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웃음을 봉복절도(捧腹絶倒),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주객전도(主客顚倒),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일곱번 넘어지고 여덟번 엎어진다는 뜻으로 어려운 고비를 많이 겪음을 칠전팔도(七顚八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