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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투쟁 / 히틀러
히틀러의 망상이 담긴 서적
아돌프 히틀러가 자신의 사상 겸 그 때까지의 인생을 담은 자서전이다. 정확하게는 히틀러가 구술하고, 그의 수하였던 루돌프 헤스가 받아쓴 책이다. 유명세에 비해 내용은 매우 조악한데, 학술적인 기반이 없는 극우적 망상을 늘어놓은 것에 불과해 책 안에서도 논리적인 문제점이 수두룩 하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는 판매 금서로 지정된 바 있으며, 지금은 내용에 대한 광대한 반박이 담긴 주석이 같이 있는 연구서의 형태로만 발간되고 있다. 또한 그리스, 네덜란드, 프랑스, 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세르비아, 폴란드, 이스라엘 등 나치의 전쟁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서도 금서목록으로 지정되어 있다.
영어 번역본
1.1. 출판 과정
히틀러는 1923년, 뮌헨 폭동 실패 뒤 교도소에 수감 되었지만 꽤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맥주홀 폭동사건의 실패와 자신의 수감으로 당의 해체와 지지자들의 와해를 막고, 낙심한 당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자신의 철학과 세계관을 집대성한 서적을 출판하기로 결심했다. 이 책은 히틀러가 직접 안 쓰고 수하인 루돌프 헤스를 시켜 받아쓰게 했다. 헤스 뿐만 아니라 한프슈탱글등 나치당 내 식자층도 교정에 관여했다. 형이 출판업자였던 한프슈탱글은 형에게 나의투쟁 출판을 의뢰하러 갔다가 단칼에 거절을 겪었다고 한다. 초판 제목은 '거짓과 어리석음, 비겁함에 맞선 4년 반 동안의 투쟁(Viereinhalb Jahre des Kampfes gegen Lüge, Dummheit und Feigheit)'이었지만, 당시 프란츠 에어 출판사(Franz Eher Verlag) 대표인 막스 아망(Max Amann)이 '이렇게 제목이 길면 아무도 안 읽겠습니다.'라면서 딱 두 단어로 줄여 다시 낸 것이 바로 '나의 투쟁(Mein Kampf)'.
히틀러가 수감되었던 시절에는 판매량이 신통치 않았으나, 히틀러가 집권한 이후 판매율이 급상승했다. 그 가운데 실제로 나치즘에 경도해서 읽은 사람도 있었겠지만, 사회 분위기에 억지로 떠밀려 읽은 사람도 상당수였다라 전해진다. 심지어 신혼부부들이 결혼식을 올릴 때 의무적으로 1권씩 선물했으며, 이 책의 인세만으로도 히틀러는 막대한 수입을 얻었는데 인세 수입의 세금은 한 푼도 안 냈다고.
히틀러도 나중에는 그 책이 좀 창피했는지 집권 중반기에는 나의 투쟁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불편해했다고 한다. 특히 레벤스라움(게르만 생활권역)의 확대나 영국과의 동맹 등 일개 당수로써 자유롭게 꺼낼 만했던 말들이 총리로 취임한 뒤에는 구설수에 올라 그를 당혹스럽게 했던 점도 까닭이었다. 그는 집권한 뒤 "내가 총리를 맡을 줄 알았다면 그런 책은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도 했다. 뒷날 두번째 책을 쓰려고 생각했고 프란츠 에어로부터 선인세도 400만 마르크나 받았으며, 1928년에 나의 투쟁 2부도 만들어 놨지만 출판하지 않았다. 먼젓번 책이 당 정책이랑 배치되는 내용으로 비웃음을 사고 히틀러도 이에 불만이었기 때문. 게다가 안 그래도 먼젓번 책에서 주장을 체계없이 늘어놓는 바람에 중간중간 논리 붕괴의 요소가 많았는데 2번째 책까지 나온다면 정적들이 공격할 보물단지 컬렉션으로 쓸까 봐 주저한 것 역시 원인이다. 일설에는 세번째 책까지 계획하고 구술까지 끝낸 상태였다고…
1.2. 내용
대체로 자신의 자서전적인 내용과 자신의 정치적인 주장을 담았다. 자서전적인 내용은 사실 과장과 구라가 많지만, 이런 것을 교차검증하여 골라낸다면 히틀러의 정계 입문 전의 사상을 알 좋은 사료이다. 히틀러는 이 책에서 대충 이런 주장들을 내세운다.
• 유대인과 공산주의는 나쁘다. 유대인은 독일이 겪어온 모든 시련의 원흉이며 평화시에도 독일을 무너뜨리러 암약한다. 마르크스주의는 유대인이 독일을 정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이 유대-볼셰비즘이 없어져야만 독일이 안전할 수 있다.
• 독일은 재무장을 신속히 하고 대영제국과 이탈리아와 동맹을 맺어 프랑스와 동유럽의 나라들과 함께 전쟁을 벌이고, 마지막으로는 유대-볼셰비즘의 수괴 소련을 공격해 독일 게르만 민족이 영구히 살아갈 권역을 확보해야 한다.
• 역사의 진보는 마르크스가 주장한 계급투쟁이 아닌 인종투쟁이다.
• 인류의 모든 창의적이고 훌륭한 예술과 기술의 발전은 아리아인이 이루었다. 아리아인이야말로 인류의 표본이라 할 수 있으며, 이렇게 위대한 아리아인은 모든 민족 위에 군림해야 한다. 아리아인이 없어지면 세계는 망한다.
• 요즘 독일 문화는 쇠퇴해져가고 점점 저속하고 천박한 수준으로 바뀐다. 이런 퇴폐 문화를 없애고 순수한 문화를 유지해야 우리 민족의 순수성을 지킬 수 있다.
• 모든 예술의 으뜸은 건축과 음악이다. 유대인들은 두 분야에 공헌한 바가 전혀 없다.
• 연극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닌 기존에 있는 것을 모방하는 예술이므로 유대인들이나 하는 저급 예술이다.
• 창녀는 인류의 수치다. 그러므로 젊은 남녀를 빨리 결혼시켜서(...) 매춘을 막아야 한다.
• 민주주의는 유대인의 음모다. 아리아인 같이 위대한 민족에게 평등 같은 것은 필요없는데(...) 유대인들이 자꾸 민주주의나 평등 같은 쓸데없는 사상을 퍼트려 아리아인을 쇠퇴시키려 한다.
• 20세 이상의 국민들은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군대에 입대해야 한다. 그렇게 민족에의 자긍심을 깨우치고 교육현장이 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스스로가 어떤 민족인지를 깨우치게 하려면 우선 군대에 가야 한다.
• 담배는 인류에게 해롭기 그지 없는 독물이다. 유일하게 맞는 말
• 민주주의는 다수결인데, 사람들로 하여금 책임의 소재를 흐리게 하며, 또한 바보 100명에게서 천재 1명이 나올리는 없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폐지시켜야만 한다.
• 외교의 목표는 국가의 실질적인 생존이어야지, 절대로 영웅적인 몰락이어서는 안 된다. 이 목표에 이르는 모든 길은 선한 것인데 반해, 그 실패는 범죄적인 직무유기로 봐야 한다. 정작 히틀러 자신이 몰락할 때 패배자인 독일 국민은 살아남을 자격이 없다는 소위 '네로 명령'을 내린 것을 감안하면... 자기가 말하고도 자기가 안 지켰기에 옳은 말이다.(...)
• 국가의 권위는 절대 스스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종류의 폭정이라도 스스로를 불가침화하고 신성화한다. 만약 국가의 권력수단이 민중을 폐허로 이끈다면, 저항은 모든 개개인 시민의 권리일 뿐만 아니라, 의무이다.
위 인용문은 독재를 한, 미래의 자기 자신을 디스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의 직속 건축가인 알베르트 슈페어로 하여금 히틀러를 암살할 마음을 먹게 만들었다는 명문(...)이다. 참고로 슈페어가 (이 인용문을 접하기 이전에) "나의 투쟁"을 읽어 보려 했을 때, 정작 저자인 히틀러는 "그거 절대 읽지마. 부끄러워."(...) 라며 그를 말렸었다고.
이 책을 연구한 문헌학자들의 비평에 따르면, 이 책의 논리적 흐름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머리만 굴려서 쓴 글의 전형이라고. 당연히 비문이 넘치고, 앞뒤가 안 맞는 내용도 많아서 루돌프 헤스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사람들이 달려들어 수없이 뜯어 고쳤다는데도 저 모양이다. 심지어는 베니토 무솔리니도 '알아들을 수도 없고 재미도 없으며 뻔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고 욕했으니...애초에 히틀러 자신도 이불을 찼다 그런데 전세계에 뿔뿔히 있는 네오 나치들은 아직도 이 책을 신봉한다니 흠좀무. 어느 네오 나치는 아직 제정신이 남았는지, 이걸 읽고 나서 내가 얼마나 미친 사상을 믿었는지를 깨달았다라 했다는 일화가 있다. 물론 히틀러 개인을 연구하거나, 당시의 나치즘과 국제정치 및 독일의 정치실태를 연구하는 등 학술적인 면으로는 쓸만하다. 실제로 세계 유수의 대학 국제정치 및 전쟁 관련 강좌에서는 나의 투쟁을 주요 텍스트 가운데 하나로 삼기도 한다. 특히 유대인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부분과 히틀러가 독일 영토 확장의 최대 명분으로 삼았던 게르만 생활권역(Lebensraum)의 확대 주장이 나오는 부분 등 히틀러는 어떻게 독재자가 되었나 차원으로 연구하는 것만은 가치가 높다. 사실 이거 빼면 히틀러의 정치적 사상을 들여다볼 문헌이 거의 없고, 그래서 독일에서도 이 책을 출판하는 것 자체까지 막을 필요는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히틀러의 개인사 역시 '자화자찬'이나 '과장', '왜곡'이 많아서, 이 책에서 히틀러가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고 다른 연구가들의 비판적인 연구와 함께 읽는 것이 좋다. 실제로 유럽 밖에서 출간되는 나의 투쟁도 비판 주석을 달거나 달지 않아도 최소한 이런 책이니 주의하라는 경고 정도는 해둔다.
1.5. 출판 상황
저작권을 보유한 바이에른 주정부에서는 이 책의 출판을 통제하고 있었는데, 이전까지는 그저 히틀러의 광기를 비판하고, 학술적인 측면으로만 사용되는 한에서 출판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주었고. 독일 내에서 학술적 목적으로 출판된 책에는 보통 히틀러의 주장에 대한 반박과 오류에 대한 부가 설명이 붙여져 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 출판한 나의 투쟁도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2015년 12월 31일 이후부터는 히틀러가 죽은 지 70년이 넘어서 퍼블릭 도메인으로 풀리게 될 예정이었다. 2014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정부는 2016년 이후에도 출판을 통제하기 위해 원문 그대로 출판하면 나치 선전죄로 처벌하겠다고 선포했지만 다른나라까지 자유롭게 번역하거나 배포하는 것은 전적으로 막을 수 없다. 그리고 2015년 12월 31일 드디어 나의 투쟁의 저작권이 만료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전세계인 누구든지 나의 투쟁을 자유롭게 출판할 수 있게 되었고, 독일에서는 히틀러의 사상을 비판하는 주석을 달면 자유롭게 출판할 수 있게 되었다.
독일의 한 연구기관에서는 나의 투쟁에 대한 비판을 달아 새로운 나의 투쟁을 출판했고 책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기사. 네오 나치들도 많이 사가지만 나치즘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기보다는 유럽 난민 사태와 유로마이단, 브렉시트 이래로 극우 세력이 다시 대동하는 등 혼란스러운 범유럽 정치 상황 속에서 히틀러가 뭐하는 인간이었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모양. 사실 이 책만큼 히틀러를 알기 쉬운 책도 없다. 근데 하필 2016년 유럽 난민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 유럽이 들썩이는 상황이라... 2017년에도 독일에서 논픽션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독일 내 유대인 단체들 반응은 극과 극이다. 히틀러 신봉이 다시 늘어난다고 우려하는 것에서 아니 히틀러라는 광인에 대하여 제대로 연구한다면 될 것. 저 책을 보면 히틀러가 이런 미친놈이었나 라고 다시 보게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대한민국에도 범우사가 상, 하 2권으로 나눈 번역본을 오래 전부터 내놓았다. 이 책자도 마찬가지로 번역자가 이 책을 냄은 히틀러를 신성시하는 게 아니라, 이 책을 거쳐서 그가 얼마나 맛탱이가 갔는지, 그리고 독재자의 심리분석에 기여하는 뜻으로 번역했다고 쓴 바 있다. 이걸 700쪽이 넘는 고급 통합판으로 낸 적도 있었는데, 당시 가격도 7,000원으로 팔았다. 참고로 당시는 보통 유명 신간이 3,000원도 안 하던 시절이었다.
2014년에 동서문화사에서 1154쪽 분량의 번역본을 출간했다. 1부와 2부를 통합했음은 물론이고 히틀러에 대한 평가(제바스티안 하프너 저), 나의 투쟁의 대한 논설(앙투안느 비트키느 저), 생애와 저작들에 대한 이야기(역자 황성모 저), 정치적 유언, 연보까지 추가하였다. 범우사의 나의 투쟁과 마찬가지로 히틀러를 신성시하는 게 아닌 정신나간 정치 계획일지라도 과소평가하지 말고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는 것, 민주주의에 야만적인 사상이 편승할 수 있다는 것, 인종차별이 낳을 결과를 경고한다는 것, 읽고 교훈을 얻는 게 금서로 묶는 것보다 유익하다는 점에서 번역했다고 기술했다. 가격은 25,000원
일본에서 만화로 독파하는 시리즈 가운데 한 작품으로 만화화시켰는데, 바이에른 주 정부가 '나의 투쟁을 설명하기엔 부적합한 매체'라 클레임을 걸어서 판매 중단했지만 2016년부터는 다시 출간이 가능하다. 만화로 독파하는 시리즈는 한국에도 신원문화사가 정발했으니 관심있는 위키러라면 서점이나 도서관, 대학교 도서관을 찾아보자.
러시아에서는 2010년부터 금서로 지정했다. 이쪽은 네오 나치 덕에 골머리를 썩고 있으니...
프랑스는 제2차 대전 당시 나치와 히틀러에게 침공당한 아픈 기억이 있어서 불구대천의 원수 히틀러의 저서를 금서목록으로 지정하였으며 그리스, 네덜란드, 벨기에, 세르비아, 폴란드 등에서도 금서로 지정하였다. 모두 나치와 히틀러에 의해 침공의 희생양이 된 나라들이었다.
저작권이 만료되었음에도 독일어 위키문헌에는 나의투쟁이 없고, 생성 불가능하도록 보호되어있다. 구텐베르크 프로젝트 오스트레일리아에는 여기에 나의 투쟁의 영문 번역본이 올라와 있다. 이 영문번역본의 저자 James Vincent Murphy는 1946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이 번역본은 한국과 호주에서는 퍼블릭 도메인이지만 아직 미국에서는 퍼블릭 도메인이 아니므로 아직 영어 위키문헌에서는 나의 투쟁을 다운받을 수 없다. 2017년 1월 1일이 되는 즉시 영어 위키문헌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