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더...
전반부와 후반부의 느낌이 참으로 달라지는 영화였다.
전반부엔...부통령으로서 경륜을 펼칠 포부와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하면서도, 사생활에
대해 군침을 흘리는 하이에나들에 대해서 기죽지 않고
응수하는 핸슨의원. 건들건들하면서도 나름대로 안목과
추진력이 있어보이는 잭슨대통령, 칼리토에서의 숀펜을
연상케하는 게리올드만의 놀라운 변신(카리스마를 흔적
도 없이 증발시켜버리는...살기를 숨기는 무림초고수의
자태라고나 할까...)이 빚어낸 러넌의장. 러넌은 나름대로의
고집과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는, 행정부에겐 만만치 않은
'의원'인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후반부에서 약간의 실소를 띠게 해버렸다. 헐리웃이 민주당과
가깝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스필버그로 대표되는 수많은
헐리웃 인사들이 민주당의 주요 모금원인 것도...
마지막 연설에서, 러넌이 비난받으며 황급히 튕겨져 나가는
이유가 과연 무얼까...궁금했다. 잘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영화속 내내 핸슨의 정치적 견해는 근사한 배경음악에 깔려
호소력있는 표정과 함께 반복적으로 전달되었는데 반해,
러넌의 견해는 부인에게마저 비난받고 뭇매를 맞는 것에서
대충 눈치를 채고 있긴 했지만...
결국, 핸슨과 러넌의 싸움은...러넌의 약점을 입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로에 의한 여론전을 구사하지 않은 핸슨이,
핸슨의 약점(사실 여부를 떠나, 폭발력 있는)을 노련하게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그렇듯이...란 표현이 어울리려나?)부각시켜
여론전을 구사했던 러넌에 대한 '도덕적'승리를 거둔다는
내용이다.
ㅋㅋㅋ 이 영화는...
결국, 핸슨의 승리는 권력을 통한 정보수집을 관객보다도
광범위하게 해내는 잭슨대통령의 '귀'덕분이란 애기를 하고 있다.
해더웨이와 핸슨의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는 것도, 대통령의
정보수집으로 '판결'이 나버린다.
핸슨의 소문이 진실이었다면,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어하는
차분한 핸슨이 승리할 순 없나. 모든 정답을 대통령이 내리고,
청문회 '의장'에게 훈계를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모양새인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란 영화를 아직 보진 못했지만, 줏어들은
정보만을 볼 때엔, 어쩜 이 국산영화가 훨씬 '민주주의'란 단어
랑 더 친한 모습을 갖고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현 공화당 정권의 딱정벌레같은 두뇌를 잘 이해하기
어렵긴 하지만...이 영화는 왠지 좀 우스웠다. '정의'와 '당론'
을 구별못하는 꼴이란...하긴...지금 미국정가를 보면, 과거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보다도 더 심각한 제국주의자들로 채워져
있는 것 같긴 하다. 아편전쟁당시, 법안통과를 방해하기 위해
장시간의 연설을 하기도 했다던데, 당시 영국의 야당은...미국
민주당, 애네도 결국엔 '위대한' 미국인이니...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