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또각. '그녀가 걸어온다. 하얀색 블라우스에 분홍색 플레어 스커트. 그녀가 분명하다. 떨면 안돼. 자연스럽게 웃자. 어색하지 않게. 앞니가 살짝만 보이게. 잊지 말자. 처음 3초. 처음 3초에 내 솔로생활이 결판난다.'
영국의 한 권위있는 의학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 이런 건 꼭 영국에서 합디다 ㅋ - 사람의 첫인상은 대부분 3초 이내에 결정난다고 합니다. 오늘 만난 그녀와 먹는둥 마는둥 식사만 하고 헤어져 오지 않는 문자를 기다리며 골골거릴지, 차를 마시고 영화도 본 뒤 여차하면 손까지 슬몃 잡아볼 수 있을지는 상당 부분 첫인상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죠.
■ 기도는 이럴 때 하는 겁니다. (출처는 사진에 표기)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어가며 가까스로 모아온, 피같은 돈을 주고 구입한 바이크는 어떨까요? 디자인의 중요성이 소개팅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겁니다. 해서, 이번 시간은 PCX의 외부 디자인과 여기서 느껴지는 첫인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여러분은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구매욕구 UP??
그런데 여기서 사소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밀고 당기기' 같은 연애 기술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PCX와 정분이 나버린 저로서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디자인을 사실적으로 설명하기 힘들 거라는 우려가들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다면 해답은? 간단합니다. "가자, 학교로." 학교 바이크 동아리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아보고,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는 친구들에게도 PCX에 대한 첫인상을 물어 보면 PCX의 디자인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테죠.
서울대학교에서 모터사이클 동아리는 SNUMA로 통합니다. 명맥을 이어온 기간도 기간이지만 대림레이스전, KSRC전 등 많은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관련 잡지에도 종종 소개되곤 합니다. 그런 탓에 제법 유명세를 치르기도 하죠. 가장 큰 자랑거리는 무엇보다 따뜻한 '사랑'인데요, 이는 바이크와 구성원 모두를 향합니다. 새롭게 등장한 PCX에도 역시나,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 탐욕의 손길? 저... 시승하시려면 시승단 지원부터 좀...
PCX에 대한 특별한 정보 없이 막연히 HONDA에서 새롭게 출시된 125CC 스쿠터라는 사실만 알고 있던 회원들은 14인치 휠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PCX의 동생인 SCR110이나 스즈키의 GSR NEX와 차체의 크기는 별 차이가 없음에도 최고 4인치나 차이가 나는 휠은 눈으로 보기에도 그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듀얼 서스펜션과 더불어 노면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데 공헌하는 커다란 휠 크기는 가늘고 긴 차체와 어울려 미적인 요소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던 것이죠.
■ 휠 크기의 차이가 뚜렷하죠? SCR의 뒷바퀴가 10인치, PCX의 뒷바퀴가 14인치입니다.
다음은 차체의 크기입니다. 스쿠터를 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비단 배달업무 뿐만 아니라 도심에서의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써의 활용도가 높아지다보니 스쿠터 역시 스타일을 살려주는 일종의 패션 악세사리로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야마하의 비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이 이를 반증하죠. PCX는 그런 흐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가늘고 길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차체는 'Slim'의 미학을 잘 살려냈습니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SCR과 비교해도 결코 크지 않고, PCX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경쟁 기종인 대림의 Q2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합니다. 이는 스쿠터를 잘 모르는 여성들에게 어필하기에 좋을 뿐 아니라 빽빽한 서울 거리를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극적인 경량화 효과도 있어, HONDA의 CBR125R과 같이 125CC 배기량의 한계를 극복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을 취해다고 평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곤 라이더들답게 "일단 타보고 이야기하자." 라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시승 후에는 결코 가볍게 지나갈 수 없는 아쉬움이 발견 됐는데요, 바로 계기판입니다. 직접 보시죠~
■ 타코미터가 없어 RPM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2010년이라는 숫자가 잘 어울리는 사이버틱한 계기판으로 키세레모니 등 디자인 적으로는 합격점을 줄 만 합니다. 다만 RPM을 나타내는 타코미터가 없는 것을 시승해 본 모든 사람들이 지적하더라구요. 당연한 지적입니다. 125CC 스쿠터에서 굳이 필요할까하는 생각도 들 수 있지만 RPM은 주행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로 바이크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있어서는 속도보다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계기판 구성에서 단점이 발견되긴 했지만 동아리 사람 모두가 PCX에 눈독을 들이며 디자인을 칭찬했습니다. 까다로우리라고 생각했던 분들도 신차 앞에서는 맥을 못 추더군요. 기쁜 마음으로 과 후배들을 만났습니다. 찰랑찰랑 머리를 흔들며 헬멧을 벗었지만 아랑곳 않는 후배들을 보니 정말로 소개팅하러 가는 심정이 들더군요.
■ 흰색이라고 춤추며 좋아하던 천 모 양(22세, 무직ㅋ)
모터사이클을 소유해 본 적은 없지만 패션 아이템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소녀 후배들은 PCX의 전면부를 크게 칭찬했습니다. 큼지막한 듀얼 헤드라이트가 시원스럽게 자리잡고 있고 위쪽으로 기울어진 방향지시등까지 매끄럽게 이어짐으로써 표현을 빌리자면, '시크한' 매력을 뿜어낸다고 합니다.
전면부가 높은 평가를 받은 데에는 기본 장착된 윈드실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SCR이나 델피노의 윈드실드와 달리 스모크 처리가 되어 붙어있는 실드는 시트와의 깔맞춤(!!) 효과도 이뤄 특히 흰색 PCX에서 뛰어난 아름다움을 만들어 냅니다. 조금 덧붙이자면, PCX의 실드는 다른 바이크에서 역할 이상을 하는데 개방되어 있는 스티어링 헤드(핸들의 윗 부분을 이르는 말이겠죠? ^^)를 보호하는 기능도 가집니다. 이래저래 효자네요 ^^&
마지막으로 미소녀 집단은 커피우유를 마시며 PCX를 굉장히 귀엽고, 예쁘다고 평가했는데 그 결정적인 이유로 곡선과 직선의 절묘한 조화를 꼽았습니다. 작은 차체임에도 불구, 구성미를 이루려는 HONDA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결과는 몇 달만 더 지켜보면 알 수 있겠죠.
제가 활동하던 SCR110 동호회에서는 SCR을 사마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바이크의 얼굴이 말 그대로 사마귀를 닮았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동물의 모습을 바이크에 담아두기도 합니다. 국산의 자존심, 대림의 Q2가 대표적인데 헤드라이트를 가리켜 호랑이의 눈을 형상화 했다고 하더군요.
그럼 PCX에는 어떤 동물이 담겨 있냐구요? 저 역시도 궁금한 맘에 낮이고 밤이고 가릴 것 없이
눈을 씻고 파헤쳐 봤습니다만 딱히 어떤 모습을 닮았다고 할 만한 게 없었네요. PCX는 그냥 PCX입니다. 우리 주변의 어떤 것을 본 딴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새로운 디자인, 그 스스로가 온전히 새로운 브랜드가 된 것이죠. 냉정하게 평가를 해야 할 본분을 망각하고 PCX와 사랑에 빠져버린 저야 어쩔 수 없다지만, 공교롭게도 오늘 만난 그 수많은 사람들 또한 디자인은 굉장히 높이 평가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재밌으셨던 분은 손가락 꾸욱~ ^^ 추천해 주세요!!
■ 디자인,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네오포르테, 어드레스, NEX, PCX, Q2 순)
■ 디자인,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네오포르테, 어드레스, NEX, PCX, Q2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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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Q2가 더 맘에 드네요 ㅎㅎ
큼직큼직하니 좋더라구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열 ㅋㅋ 방가방가 +_+
디자인만은 저도 큐투. 한표
Q2도 예쁘죠 ㅎㅎ
전 큐투의 투박한 직선보다 pcx의 유려한 곡선에 한표.ㅎㅎ 큐투는 라이트만 그럭저럭 볼만한듯...
호랑이 눈탱이를 묘사했다고 합니다 ㅎㅎ
Q2에 한표요~ㅋ
역시 국산의 자존심이로군요 ㅎㅎ
큐투욤ㅋㅋ
Q2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ㅎㅎ
시승단이신가요? 요즘 리뷰가 많이 올라오네요.. 좋은 결과있으시길..
경쟁이 치열하더라고요 ㅎㅎ 마음을 비워야지 하면서요 ㅠ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ㅎㅎ 잘봐슴돠~ 흐흐.. 제겐 pxc만 눈에 들어옵니다. *^^*
전 어드레스 한표용~~ㅎㅎ 작고 강한게 좋더라고용~ㅎㅎ잘봤어용^^ㅋㅋ
Q2...가 아니라 PCX입니다^^
한양대..맞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