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트렌드 읽기
늘푸른언덕
해마다 지난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12월이 되면 이제는 습관처럼 호기심을 갖게 되는 키워드 하나가 먼저 생각납니다.
바로 ‘트렌드’라는 단어입니다.
내년에도 우리의 생활 전반을 드리우며 새롭게 펼쳐질 트렌드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늘 이맘때가 되면 습관처럼 찾아 애독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2024년’ 판을 주문하고 주말에 집에 도착해 보니 익숙한 책 한 권이 책상 위에 놓여 있습니다.
“2024 트렌드 모니터”
해마다 연말이면 김난도 교수팀이 시리즈물로 편찬해 내는 시기와 맞물려 시중 서점가에 소개되는 또 다른 트렌드 도서입니다. 이 책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제 조카가 팀을 구성하여 공동 집필한 것으로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저에게 선물로 한 권씩을 꼬박꼬박 보내 주곤 합니다.
올해에도 예외 없이 배달된 이 ‘2024 트렌드 모니터’와 별도로 직접 주문한 ‘트렌드 코리아 2024’를 각각 손에 쥐고 보니 내년에는 과연 어떤 트렌드의 세상이 펼쳐질까 하는 호기심이 두 배로 증폭하게 됩니다.
오늘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제 블로그를 통하여 연재물로 다루어오던 ‘트렌드 코리아 2024’가 예측하는 키워드를 통하여 마법처럼 펼쳐질 2024년을 미리 가늠해 보기로 합니다. 한편 조카가 보내 준 ‘트렌드 모니터’와는 어떤 공통점과 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도 비교해 가며 읽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트렌드 코리아 2024’의 구성은 늘 그랬듯이 12간지 중에 해당되는 해의 동물을 중심으로 10자로 된 키워드를 도출해낸 후 다시 각 10자의 스펠링으로 시작하는 10가지 트렌드를 누에고치에서 고운 명주실을 뽑아 내듯 키워드들을 정교하게 빚어냅니다. 이어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해의 트렌드를 이야기식으로 풀어나가는 형태를 취합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구도가 매직처럼 신기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어서 거부감도 들긴 했지만 무엇보다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이 마치 돋보기로 세상을 확대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직도 이 책의 매력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김난도 교수팀은 2024년 청룡의 해를 중심으로 10자로 된 핵심 키워드를 “DRAGON EYES”로 정하고 각각의 철자를 두운으로 하는 키워드를 소개합니다.
내용이 길어 초간단 설명으로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4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 분초 사회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이다. 시간이 돈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가성비 보다는 ‘시성비’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에서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며, 우리는 가속의 시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화룡점정’의 역량은 인간의 사색과 해석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프롬프트는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AI는 프롬프트만큼 똑똑하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AI가 내놓는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 인간
완벽을 꿈꾸는 요즘 MZ 세대를 말한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 인간’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의 반향으로 작용한다.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시간, 장소, 유통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걸 말한다. 이제는 최저가가 아니라 ‘최적가’다.
오늘날 ‘일물일가’의 법칙은 사라졌다.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빅데이터의 활용과 실시간으로 모든 변수를 측정해 내는 AI의 발달은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 N가’의 세상을 열었다.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도파밍이란 도파민을 ‘파밍’하듯 게임 아이템 모으듯 재미를 수집하는 요즘 분위기를 말한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끌고 ‘역대급 도파민’이 매번 기록을 경신한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도파밍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 남편 없던 아빠
결혼 후 남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좀 달라지는 걸 의미한다. 권위적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로 역할이 바뀌어가는 요즘 남편,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없던 아빠들이 가정과 기업, 나아가 소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스핀 오프 프로젝트
기업에서는 저예산과 유동적 전략으로 비즈니스를 새롭게 시도해 보는 걸 의미하고 개인은 커리어 개발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 말한다. 변화의 시대, 스핀 오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 디토 소비
디토 소비에서 ‘디토’란 ‘나도’라는 의미.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채널에 따라 소비하는 걸 말한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 소비는 구매 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El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 폴리탄
인구는 감소하고 광역 교통은 발달하는 현대사회에서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지역은 이제 하나의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주인구보다 관계 인구에 방점을 찍는 유연 도시 리퀴드 폴리탄이 주목받는다.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 돌봄 경제
돌봄은 이제 단지 연민이 아닌 경제의 문제라고 말한다. 나이와 건강에 따른 약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인 것이다. 초개인화하는 나노 사회, 1분 1초가 아쉬운 분초 사회에서, 돌봄의 시스템화가 중요해졌다. 돌봄 경제는 바로 나의 문제인 동시에, 우리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이다.
트랜드코리아 2024
트렌드 시리즈를 엮어내는 방식에서는 결을 달리 하지만 매년 선물처럼 전해지는 심리학 박사인 조카를 중심으로 구성된 마크로밀 엠브레인 집필진이 야심 차게 뽑아낸 트렌드모니터의 핵심을 들여다보면 일견 김난도 교수팀에서 풀어낸 키워드들과 일맥상통하는 접점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좀 더 세심하게 책에서 전하는 핵심을 들여다 봐야하겠지만 우선 눈에 띄는 공통 키워드의 하나는 ‘시성비’입니다. 분초 사회에서 1분 1초의 촌음을 다투며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트렌드와 트렌드 모니터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곧 돈이라는 시성비의 개념은 시간의 중요성에 대하여 맥락을 같이 하는 트렌드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트렌드를 읽는 것이 트렌드가 되어버린 시대를 대변하듯 올해 서점가를 나가보면 다양한 트렌드 간행물들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며 고객의 이목을 끌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선적으로 시선에 들어온 트렌드물 저서들만 봐도 실로 다양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표적인 트렌드 저서 외에도 머니 트렌드, 라이프 트렌드, 트렌드 노트, 부동산 트렌드, 2024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뉴미디어 트렌드, 디지털 트렌드, 비즈니스 트렌드 코리아, 주식시장 투자 트렌드, IT 메가 트렌드, 디지털 교육 트렌드 리포트 등등 온통 트렌드 천지입니다.
이 중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트렌드 간행물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한국교회 트렌드 2024’입니다.
“흐름을 읽는 교회가 살아남는다”
“교회 수축의 시대! 생존을 위해 전략을 준비하라"라는 강력한 도전 메시지와 함께 2022년부터 트렌드의 바람을 타고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교회 수축의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정확한 데이터로 분석하고 진단하는 분석서를 내놓기 시작하여 올해로 그 두 번째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수축의 시대에서 교회가 생존할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외로운 크리스천, 밈제너레이션 등 새롭게 등장한 크리스천 유형과 교회를 떠나는 3040, 사역을 기피하는 부교역자 등 현재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을 정확한 데이터로 분석, 진단하고 있어 오늘날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준비하는 교회들에게 혁신적인 도전이 되는 귀한 지침서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세상은 이제 트렌드를 읽고 따라가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섰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꿈꾸며 기도하며 사모해야 할 미래 교회의 모습은 그 옛날 초대교회가 보여준 절대 진리인 믿음의 기반 위에서 변화하는 세상의 물결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고 그 변화에 걸맞게 적응하며 대응해나가는 적극적인 공동체의 모습일 것입니다.
첫댓글 마지막 남은 한해의 달력을 바라보며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롭게 펼쳐질 새해를 준비합니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트렌드 읽기는 오늘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생존 전략이 됩니다.
<늘푸른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