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대망어계를 제정하신 까닭/일타스님

[자목련]

***대망어계를 제정하신 까닭!***

이제 부처님께서 최초로 대망어계
를 제정하시게 된 동기를 살펴보면서 망어를 범
하여서는 안되는 까닭을 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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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어계를 제정하신 것은 부처님께서 바이샬리
에 계실 때이다.
바이샬리에 몇 해 동안 계속 큰 흉년이 들어 백성
들이 모두 굶주리게 되었기 때문에 비구들도 걸식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마침내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각각 흩어져서
아는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 안거정진(安居精進) 
할 것을 명하였고, 비구들은 부처님의 곁을 떠나
마갈타국이나 바구말하(波救末河) 부근의 인연
있는 곳을 찾아 몇몇씩 무리를 지어 떠나갔다.

그런데 바구말하 강가에서 안거를 하게 된 일단
의 노비구들은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하나의
묘책을 강구해내었다. 주민들에게 자신들이 많은
수행을 하여 성인의 과를 얻은 도인들이라는 소
문을 퍼뜨리자는 것이었다. 갑비구는 을비구를, 
을비구는 병비구를, 또 병비구는 갑비구를 '아라
한과를 얻은 성자'라고 주민들에게 전파하는 
방편을 쓰기로 한 것이다. 그들은 각각 다른 
마을로 나아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이제 큰 복을 지을 수 있게 되었습
니다. 청정한 성자의 수행을 닦아 거룩한 도과
(道果)를 성취한 대복사문(大福沙門)이 여러분의
마을에 계십니다."
그 결과 마을 사람들은 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하
였다. 뿐만 아니라 이 소문이 이 마을 저 마을로
퍼지자 인근의 주민들까지 노부모와 처자에게 줄
음식을 절약하거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 쓸
음식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덕분에 그 일단의 
노비구들은 음식 걱정 없이 편안히 지낼 수가 
있었다.

안거를 마치고 다시 부처님께서 계신 처소로 돌
아온 대부분의 비구들은 파리하게 몸이 마르고 
얼굴이 창백하였지만, 오직 바구말하 강변으로 
갔던 비구들만은 몸에 살이 찌고 얼굴에 기름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걸식에 전
혀 어려움이 없었던 까닭'을 들은 부처님께서는
크게 꾸짖으셨다. 

"참으로 어리석도다. 차라리 돌을 구워먹고 구리
를 녹여 마실지언정, 거짓말을 하여 신심으로 
보시를 하게 하는 탐욕을 부린단 말이냐? 출가자
가 가장 존중해야 할 신통성과(神通聖果)를 경솔
하게 거짓말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도과(道果)를 얻지 못했으면서 오로지 이득을 
위해 신통묘력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악비구는
모든 중생 가운데 최대의 도둑이니라. 만일 비구
로서 인간을 초월한 신령한 신통력을 보지도 않
았고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이런 것을 보고,
이런 것을 안다'고 하는 비구는 바라이죄를 범한
것이니, 불교교단에 함께 있을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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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 불자라면 적어도 진리와 도에 관한 한 절
대로 거짓말을 하여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먼저 자망어(自妄語)를 범하여서는
안 된다. 스스로가 그렇지 않은 줄을 알면서 
'나는 성인의 법을 깨달아 도를 얻었다'고 하는 
것이 자망어이다. 둘째인 교인망어(敎人妄語)는
남을 시켜 자신이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선전하
는 것이며, 세번째의 방편망어(方便妄語)는 글
을 쓰는 등의 간접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자신이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선전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사람은 그 무엇보다 스스로가 이룬 
공부의 경지에 대해 담백하여야 한다. 명리를 
도모하기 위해 사람을 시켜 나의 미덕을 드날리
게 하거나, 남을 부추겨 스스로 성인이라고 자처
하게 만드는 처사만은 그만두어야 한다.

그리고 보살계를 받아 보살의 길에 들어선 불자
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대망어의 인(因).연(緣).
법(法).업(業)만은 짓지 말아야 한다. 어떤 동
기에서든 깨달음에 대한 거짓말을 하겠다는 한
생각을 일으키면 그것이 곧 망어인(妄語因)이
된다. 그 한 생각을 버리지 않고 궁리하면서 
기르는 것이 망어연(妄語緣)이며, 거짓말을 시
킬 수단과 방법이 되는 망어법(妄語法)을 동원
함으로써 마침내 상대방을 속이는 망어업(妄語
業)을 짓게 되는 것이다.

정녕 깨달음의 도를 추구하는 불자가 대망어를
범하여 '나'의바른 공부의 길을 막고 다른 사람
까지 미혹에 빠뜨리는 일을 하여서야 되겠는가?
어디에서나 어느 때에나 진실만이 도를 자라게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스스로의 작은 욕심에
속아 대망어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란다.

보살계법문/일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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