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한 묶음이랑 치즈, 우유 한 곽이랑 대파도 좀 살까?"
"엄마, 대파는 못 가져와."
"그럼 백팩 메고 가면 되잖아~"
'으윽... 결국 심부름을 피할 수 없는 것인가... ㅠ_ㅠ'
시승단을 시작한 지 이제 2주. PCX는 어느새 제 생활에 가장 깊숙한 부분까지 들어왔습니다. 일상의 수고로움을 함께 하는 소중한 친구가 된 셈이죠.
좋잖아, 편하잖아~ - 내가 스쿠터를 나는 이유
제가 매뉴얼 바이크를 타던 무렵에는 친구들이 이 비싼 바이크를 왜 타냐 물으면, 멋쩍게 웃으며 '좋으니까~' 라고 대답했습니다. 연비가 썩 좋지만도 않고, 짐을 실을 수도 사람을 태울 수도 없는 애매한 바이크는 정말 좋아해야만 끌고 다닐 수 있는 부유층의 사치스런 취미였죠.
하지만 PCX를 타고 있는 요즈음. 저는 친구들의 질문을 기다립니다. 그리곤 씨익~ 웃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편하니까~'
그렇습니다. 스쿠터를 타는 가장 큰 이유는 좋고, 또 편하기 위해서입니다. R차를 타는 재미도 알고 2행정 바이크를 요리조리 정비해 가며 타는 즐거움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스쿠터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편리함' 때문입니다. 균형을 잘 잡고 쓰로틀을 당겨주기만 하면 고맙게도 잘 달려 주는데다 넓은 수납공간과 동승자를 위한 배려 등이 엄청나죠. 그 뿐인가요? 연비가 워낙 좋아 1년만 타면 차 값을 뽑는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리잖아요?
■ 당연하게도...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헤헤♡
쿨하게 승부차기! SCR110, GSR NEX
오늘은 스쿠터의 존재 이유, 편의성과 실용성 측면에서 PCX를 살펴 보겠습니다. 어떻게 알아보느냐? 어렵지 않습니다. 동급 최강과의 비교!
■ SCR110,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외국산 스쿠터로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UZUKI의 GSR NEX는 PCX 출시 이전까지 명실상부, 125cc 스쿠터의 최고라고 평가 받았습니다. '달리기'에만 초점을 맞춘 동사의 어드레스와 달리, 32L의 트렁크와 넓은 탠덤 공간 등 사용자 배려에서도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이죠. 과연 PCX는 이 엄청난 녀석들과의 진검승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휠 크기 -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
휠의 크기는 노면의 충격을 직접적으로 흡수해주는 서스펜션과 더불어 자동차의 승차감을 결정해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물며 바퀴가 두 개뿐인 이륜차에서는 어떨까요? 그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NEX와 PCX는 125cc의 강자답게 기본적으로 듀얼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휠의 크기는 어떨까요?
■ 휠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SCR110의 경우, 전륜이 12인치 후륜이 10인치입니다. 고려할 사항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굳이 전륜의 크기를 키운 것은 휠 크기가 그만큼 승차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방증이겠죠. 하지만 아쉽게도 NEX의 바퀴는 전후륜 모두 10인치입니다. 듀얼 서스펜션이 고군분투 해주고는 있지만 노면의 충격을 완전히 막아줄 수는 없습니다.
휠의 차이는 주행에 그대로 반영 됐습니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그 차이가 뚜렷했구요. '꿀렁'과 '꾸우울렁'의 차이는 경험해 보신 분들은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14인치의 커다란 휠을 착용함으로써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데 크게 기여한 PCX가 NEX를 앞서 나가기 시작합니다.
주유구 - 일어서? 말아?
다른 분들은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으실 지도 모르는 문제입니다만. 트리플 에이 왕소심남인 저로서는 작은 마감 하나하나까지 신경이 쓰입니다. 400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 산 건데 당연하죠! 암요, 그렇고 말고. 첫 번째 아쉬움은 주유구입니다. 키셔터 옆에 버튼을 달아 원터치로 주유구를 여닫게 만든 것은 참 좋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 일단은 작동감이 썩 부드럽지 않습니다. '탁' 하는 경쾌한 소리가 없어서 주유구 커버가 제대로 열린 것인지 확인하려면 어지간히 꼼꼼히 살피거나 손을 대보는 수밖에 없죠.
뿐만 아니라 주유구의 위치가 굉장히 애매합니다. 트렁크 밑에 주유구가 위치해 극도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SCR을 논외로 치고 NEX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더 커집니다. PCX의 경우 시트의 앞 부분에 주유구가 위치합니다. 주유소에 쌩~하고 들어서서 단번에 주유구를 열었지만...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 애매한 위치니까요.
■ 운전자의 눈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부위와 너무 가깝지 않나요...??
■ 반대로 넥스의 주유구입니다. 키셔터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어서지 않아도 되겠어요 ㅠ
같이 달릴래? 라이딩의 완성 - 동승!
야마하의 마제스티와 같은 빅스쿠터류 만큼은 못하겠지만, NEX는 시트가 넓고 푹신해 동승이 편한 스쿠터로 이미 유명했습니다. PCX는 어떨까요? PCX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비교적 낮고 긴 차체의 모양을 닮은 시트는 운전자와 동승자의 구역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고 모두에게 만족스런 승차감을 제공합니다. 후에 등받이까지 따로 설치할 수 있다면 약간의 아쉬움까지도 깔끔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 어드레스를 타던 모 군은, PCX에 오르니 잠이 온다며 이불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문제점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발견 됐습니다. 동승자가 발을 올려놓는 발판(탠덤 스텝)이 문제였죠. NEX의 경우 우월한 원터치스텝을 갖고 있습니다. '빠지는 게 하나도 없는 NEX' 라는 말을 공감할 수 있었죠. 하지만 PCX는 지극히 고전적인 스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승자가 올라탈 때 일일히 펴줘야 하는, 운전자의 헌신을 강요하는 방식입니다. 별 거 아닌 문제인만큼,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쉽게 바꿔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뛰어난 탠덤 성능에 비할 때, 아쉬움이 없을 수 없습니다.
■ 톡하고 눌러주면 재까닥 튀어나와 줍니다. 한 번만 더 생각해 줬으면 좋았을텐데요.
스쿠터의 존재 이유 - 얼마나 들어갈까?
스쿠터의 실용성이 부각되는 부분인 동시에 PCX와 NEX 모두가 다른 스쿠터들을 압도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글의 도입에서도 나왔지만, 스쿠터는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그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배달과 심부름도 -_- 무리없이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죠. 트렁크의 크기는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 '아빠 차를 빌려야만 하는가'와 직결되어 부모로부터 독립한 세련된 도시남자로 남느냐, 그렇지 않는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중요한가요!
■ 얕지만 긴 PCX의 트렁크와 짧지만 깊은 NEX의 트렁크.
두 기종 역시 명성에 맞게 탁월한 수납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PCX의 경우 25L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만한 크기이며, NEX는 32L라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7L의 차이는 생각하시는 것처럼 작은 차이가 아닙니다. 오픈 페이스 헬멧 두 개가 들어가고도 남는 트렁크는 두고두고 NEX의 자랑이 될 겁니다. 하지만 PCX 또한 트렁크로 기죽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비교적 긴 트렁크는 NEX의 깊은 트렁크에 비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 가방을 넣고도 길이의 여유가 있습니다. 장갑, 수건 등 잡다한 아이템을 넣을 수 있습니다.
각인각색(各人各色)이란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 70억의 사람이 있으면 70억 개의 취향이 있고, 딱 그만큼의 성격과 외로움이 있다는 말이죠. 사람은 다 다릅니다. 바이크도 마찬가지죠. 각각의 바이크는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각기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합니다. 내로라하는 세 종류의 스쿠터를 비교해 본 소감은 어떠신가요? 모두의 생각이 같지만은 않을 겁니다. 제가 초점을 맞춘 부분 이외의 것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이구요. 중요한 것은 PCX는 PCX대로, NEX는 NEX대로. 모두 각각의 장, 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도입에서 말했던 대로, 정을 붙이고 소중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여러분께 달려 있겠죠. 너무 뻔한 이야기인가요? 이 글의 주역이 되지 못한 바이크라도 좋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모두가 안전운행 하시길 바랍니다! ^^
이번 글을 살짝 길어서 힘들었어요 ㅠ 손가락 꾸욱 눌러서 추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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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 기종에 대한 자세한 비교 잘 봤습니다!^^
댓글 감사하옵니다 ^^& 힘 나네요 덩실 ㅋ
넥스가 125씨씨중 최강이었다니 ㅋㅋㅋ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내가 본좌다~' 외치는 기종은 참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