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띠/ 김금만
1
밤낮 사랑한다고 입술 붉게 말하더니
3D니 5포니 하며 백기 먼저 내려놓고
차마 잎 돋기도 전에 너는 가고 없으니
사다리 걸쳐놓고 층층 하늘 밟던 그때
오색 빛 쌍무지개 목도리로 주었잖니
어떨 땐 연리지라며 두 발 꽁꽁 묶더니
산 싹둑 강도 베어 옮길 수 있다기에
그 무엇 부러울 게 하나 없던 너와 나는
결국엔 닿지를 못한 아득하다 안과 밖
2
누구나 자기의 궤적 알 수가 없었다
그가 걸어간 길에 다시 누군가 걸어오고
그 위로 개미 떼 뽈뽈 왔던 길을 또 간다
동이에 물이 차면 어느새 말라지고
소멸한 그 자리에 다시 차는 풍만들은
살며시 둥근달로 떠 은거울이 되었다
소모된 몸 하나가 흙으로 돌아간 날
몇 번 천둥 번개가 풍화를 꺼내와서
재활용 터 잡은 곳에 초록 순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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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김금만
가진 것
따로 없어
몸으로 기부한다
물 목욕 시켜드린
어둠자리 독거노인
입가에
벙글은 웃음
꽃인 듯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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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 김금만
몸속에
숨어 있는
무늬를 꺼내려고
한시도
쉬지 않고
갈고 또 닦고 있네
내 글은
언제쯤 저리
첨삭 되어 빛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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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새로운 교감
김금만 시조집/ 뫼비우스 띠/ 작가시대/ 2022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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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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