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을 넘어서
거대한 몸체를 가진 비행기는
처음부터 우아하게 날지 않는다.
활주로 위에 멈춰 서 있다가
어느 순간 엔진 소리를 높이고
몸을 떨며 무섭게 달리기 시작한다.
그때의 비행기는 거의 필사적이다.
무거운 몸을 들어올리기 위해,
땅의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
가진 힘을 다 쏟아붓는다.
이륙은 참 힘든 일이다.
가장 많은 연료가 필요하고,
가장 큰 저항을 견뎌야 하고,
가장 긴장된 시간이 흐른다.
땅은 쉽게 놓아주지 않고,
바람은 만만치 않게 밀어낸다.
그러나 비행기는 안다.
그 순간을 통과하지 않으면
하늘은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삶도 정확히 이 법칙을 따른다.
무언가 새로운 궤도로 들어서는 일은
언제나 눈물겹게 더디다.
손에는 아무런 보장도 없고,
목적지는 저 멀리 안개 속에 가려져 있으며,
현실의 중력은 지독하게 무겁다.
온 힘을 다해 달려야 하는 시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를
밀어붙여야 하는 시간.
온통 불안하고, 사무치게 외롭고,
자주 의심스럽다.
하지만 그 흔들림과 소음 끝에,
어느 순간,
기어이 바퀴가 차가운 땅바닥에서 떨어지는
기적 같은 찰나가 찾아온다.
마침내, 이륙이다.
그때부터 풍경은 달라진다.
나를 붙잡던 땅은 저 아래로 멀어지고,
나를 밀어내던 바람은
어느새 나를 실어 나르는 힘이 된다.
일단 한 번 중력을 이겨내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그 관성을 믿고
계속 가면 된다.
지금 힘든 건 약해서가 아니다.
이륙하려는 사람만이 느끼는
그 저항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것이다.
오늘 하루,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 작가 이세연
https://youtu.be/EoejWHWq8jo?si=MwCyMmaloIHZlXAf
첫댓글 ✈️높이 높이 날아라